<호수공원 리모델링 기본계획 연구용역 중간보고>

6일 호수공원 꽃전시관에서 열린 '호수공원 리모델링 연구용역 중간보고'에는 이재준 시장과 시의원 등이 참석해 큰 관심을 보였다.

호수관통다리·전망대 설치 제안
수변부 나무데크, 계단식 개선
일부 자전거도로 공원 외곽으로
수영장·모래사장 혁신적 대안도


[고양신문] 24살 된 일산호수공원이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재탄생할까. 호수공원 남측(장항택지개발·방송영상밸리·테크노밸리) 개발이 준비되고 있는 시점에서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호수공원의 미래 모습을 그려보는 용역이 올해 2월부터 시작됐다. 시민자문단 30명과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등 시민과 전문가가 함께 참여하고 고양시정연구원이 수행하고 있는 이번 용역의 중간보고가 6일 호수공원 꽃전시관에서 열렸다.

이번 중간보고에서는 그동안 논의됐던 다양한 제안들이 한꺼번에 발표되면서 큰 흥미를 끌었다. 외부전문가들과 시정연구원, 그리고 시민자문단이 함께 검토해서 일부 합의한 내용을 살펴보면 ▲수변 경계부 개선 ▲호수공원 관통다리 설치 ▲모래사장 등 친수공간 조성 ▲공원 내 자전거도로 외곽화 ▲전망대 설치 ▲공원 진출입 경계부 개선 ▲식물원 설치 등이 있다.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는 시정연구원의 김준우 박사는 “언급된 사업들이 모두 진행되는 것도 아니며, 한꺼번에 진행되는 것도 아니다”라며 “이번 제안들을 다듬어 올해 연말까지 정리한 후 최종보고를 통해 다시 한 번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종보고서가 발표되는 올해 12월이면 일산호수공원의 미래모습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 서밋벡텔 국립공원(호수 경계부 대안 예시)

 수변부 경계는 유선형 나무데크로

외형적으로 가장 큰 변화를 줄 수 있는 것, 또한 이견 없이 먼저 시행될 수 있는 사업들을 우선 살펴보자. 그동안 호수공원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인공호수 경계부에 콘크리트 옹벽과 난간이 설치돼 있는 것에 많은 시민들이 아쉬움을 표했다. 이번 연구에서도 콘트리트 옹벽을 없애는 방안에 시민자문단과 전문가들이 모두 공감했다.

호수와의 경계를 허물어 친수공간으로 적극 활용하자는 방안인데, 가장 큰 공감을 얻었던 방안은 나무테크를 유선형 지그재그 모양으로 만들자는 의견이다. 그 외에도 계단형 경계, 일자형 나무데크 등이 있었다.

수변부 경계가 어떻게 바뀌느냐에 따라 친수공간의 활용도도 달라진다. 서울대 환경대학원의 성종상 교수는 인공비치(모래사장)와 어린이카누교실을 예시로 들었고, 최원만 신화컨설팅 대표도 본인이 설계한 ‘여의도 물빛광장(어린이가 놀 수 있는 얕은 친수공간)’을 예로 들며 다양한 활동이 가능한 친수공원으로 변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크로아티아 자다르 해변공원(공원 내 호수 경계부 대안)


호수공원 관통다리 위치와 모양 고민

호수에 관통다리를 놓자는 의견도 제시됐다. 위치와 모양이 문제인데, 우선 시민자문단은 선호도 조사에서 한울광장에서 바로 뻗은 위치를 압도적으로 선호했으며, 모양은 다리 위 건축물활용, 부교 등에 다양한 의견에 고르게 지지를 보냈다.

서울대 성종상 교수는 다리와 관련해 ‘플로팅 테마브릿지’를 1안으로 제시했다. 수위변동이 작은 공원의 장점을 활용해 물에 뜨는 복합 입체다리를 만들자는 안이다. 보행자와 자전거의 동선이 겹치지 않게 입체적으로 설계하고, 일부 테마공간에는 계절별로 아이스링크, 수영이 가능한 플로팅 공간을 만들자는 안이다. 이 외에도 성 교수는 다리 중간에 온실을 만들자는 의견도 냈다. 호수 위에 온실을 만들어 양서겸용(수생&육지식물) 온실로 조성할 수 있는 이점을 살리자는 것이다.

최원만 대표는 “다리의 위치에 따라, 호수를 바라보는 전망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보행자의 동선뿐 아니라 전체적인 경관을 고려해 위치와 디자인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호수공원 중간에 다리가 놓인다면 호수공원 남측과 북측의 보행자가 공원을 통해 넘나들게 돼 고양시민들은 물론 외부 관광객 동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전남 무안군의 백련지 수상 유리온실(호수공원 내 신설 제안 예시)


사고 잦은 자전거도로는 외곽으로

보행자와 자전거가 공존할 수 있는 공원이 가능할까. 일산호수공원은 호수면적을 제외하면 보행자용 산책로는 제한적이다. 여기에 자전거도로까지 있다 보니 보행자 입장에서는 자전거도로를 마주치면 약간의 두려움을 느껴야 할 때도 있다.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 이번 용역에선 자전거도로를 어떻게 새롭게 배치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시민자문단의 의견은 확실했다. 약 80%가 자전거도로 ‘전체 외곽화’를 선호했다. ‘일부 외곽화’는 20%에 그쳤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현실적으로 자전거도로를 공원 내에서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시정연구원 김준우 박사는 “자전거 이용객들의 불만을 무시할 수도 없다는 것이 공원관리과의 의견”이라며 “사고 우려가 높은 지역과 외곽화가 가능한 지점을 부분적으로 외곽화하는 것이 합리적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시애틀의 올림픽 조각공원 보행로(일산문화공원과 호수공원 연결 예시)

 도심과 대형육교로 연결, 전망대 설치

정발산 앞 도심 대형광장인 일산문화공원과 일산호수공원을 한 몸으로 연결시킬 보행통로를 어떤 모양으로 만들지도 큰 과제 중 하나다. 시민자문단은 건축과 조경이 어우러진 보행로를 선호했다.

성종상 교수도 잔디사면을 활용한 ‘건축&조경의 입체 브릿지’를 제안했다. 그는 “녹지로 조성된 다리 상부에서는 호수를 조망할 수 있게 하고, 다리 하부는 시민 공유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또한 특별한 날에는 다리 위 이벤트 무대에서 영화제와 음악공원 등이 가능하도록 설계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원만 대표는 “한울광장(석계산)과 달맞이섬에 전망대 설치가 가능하다”며 “디자인을 극대화해 호수공원의 랜드마크로 이슈화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망대 조감도 예시.

 
보행자 진출입 더욱 쉽고 다양하게

호수공원의 진출입 문제는 예전부터 고민돼온 것 중 하나다. 기존 도심 사이에 6~8차선 도로가 가로막고 있어 보행자의 심리적 거리감이 너무 크다는 지적이다. 앞으로 개발될 호수 남측지역은 공원 경계부의 도로를 일부 지하화하는 방안, 또는 경계부에 건설될 상업건물을 공원과 연결시키는 방안 등을 고민해야 한다고 제안됐다.

이 외에도 공원의 진출입로가 너무 제한적이라는 단점이 있기 때문에 이를 개선하는 작업, 즉 작은 진출입로를 추가로 더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제안도 나왔다.

“호수공원 변화 최소화 됐으면”

과거에는 대체로 호수공원의 모습을 크게 바꾸지 않았으면 하는 시민들의 여론을 반영해 녹지를 넓히는 방식의 소극적인 제안들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이번에는 즐길거리와 엑티비티를 강조하는 과감한 제안들이 다수 나왔다. 때문에 이날 발표된 제안들 중에는 앞으로 시민들의 여론에 따라 좌초 가능성이 있는 사업들도 존재한다.

이날 중간보고를 들은 한 시민은 “24년간 고양사람들의 안식처가 되어준 호수공원이 시끄럽게 바뀌는 것을 원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며 “최대한 녹지를 살리는 방향으로 리모델링 연구가 진행됐으면 하다”고 말했다.

이에 성종상 교수는 “녹지공간을 훼손하기보단 더욱 자연 친화적인 공간으로 확대하는 데 모두 공감하고 있다”며 “다만 공원의 활용도 면에서 호수공원은 지금까지 너무 제한적으로 사용돼 왔기 때문에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프로그램, 시민참여적 공원관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도시가 성장함에 따라 공원의 공간활동도 변화를 맞아야 한다”며 “다양한 사람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번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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