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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해답 찾는 학교 만들어야”『학교 만드는 사회 사회 만드는 학교』 펴낸 엄상현 중부대학교 총장
  • 이명혜 기자
  • 승인 2019.08.14 06:25
  • 호수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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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상현 중부대학교 총장은 “적어도 다음 세대는 지금 세대보다 더 안정되고 행복한 삶을 살게 하고 싶다”며 “정치지도자들이 다소 싫은 소리를 듣더라도 교육환경을 지켜주고, 어떤 입김에도 교육과정이 파행적으로 운영되지 않도록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고양신문] 엄상현 중부대학교 총장이 최근 교육학개론서 『학교 만드는 사회 사회 만드는 학교』를 새로 다듬어 출간했다. 교육부 행정공무원으로 26년을 근무하고, 단국대학교에서 교사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7년 반 동안 교육학개론을 강의하면서 좀 더 피부에 와닿는 교육학개론을 강의하고 싶은 마음에 이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고 한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처럼 해답을 찾기 어려운 이 주제에 저자는 어떤 해법을 제시하고 있는지 중부대학교 고양캠퍼스에서 엄상현 총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총장실에 들어서자 커다란 그림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엄상현 총장은 그림 설명으로 대화를 시작했다. 그림은 석양을 배경으로 벨리사리우스가 아이를 안고 있는 장면이었다. 비잔틴제국의 용감한 장군이었던 그는 황제의 시샘으로 장님이 되어 떠돌이 생활을 하게 된다. 어느 날 그의 눈 역할을 하던 소년이 뱀에 물린다. 벨리사리우스는 지팡이 하나에 의지한 채 아이를 안고 마을을 찾아 급한 발걸음을 내딛는다. 

“얼마나 마음이 급하겠어요. 아이는 위독한데 눈은 보이지 않고. 저 그림을 볼 때마다 눈 먼 벨리사리우스는 교육자, 그의 팔에 안긴 뱀에 물린 아이는 한국의 아이들이라는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어요. 우리 교육현실이 이 그림과 같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엄 총장은 항상 그림을 바라보며 교육이 가야할 길을 고민한다고 했다. 『학교 만드는 사회 사회 만드는 학교』는 그런 고민의 과정에서 쓰게 된 책이다.

성공위한 도구로 전락한 교육
책은 기본적으로 매슬로우(Maslow)의 욕구이론을 토대로 전개된다. 매슬로우는 인간의 행동은 욕구에 바탕을 둔 동기에 의해 유발되고, 하위 단계의 욕구가 만족되어야만 상위의 욕구로 나아간다고 보았다. 매슬로우는 인간의 욕구를 5단계로 구분한다. 1단계 생리적 욕구, 2단계 안전에 대한 욕구, 3단계 애정과 소속에 대한 욕구, 4단계 자기존중의 욕구, 5단계 자아실현의 욕구로 구분하고 있다. 엄 총장은 우리 사회가 아직 2, 3단계에서 상위 단계로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엄 총장은 다양한 욕구유형을 통해 한국사회를 진단한다.

‘우리 사회는 결핍문화사회로 규정될 수 있다. 한국인들은 대체로 자신의 삶에 대해서 불만족스러워하면서 다른 사회에 비하여 높은 자살률, 범죄율, 이혼율, 낮은 출산율, 그리고 심한 양극화 현상 등의 양상을 드러낼 것이다.’(137쪽)

그는 물질주의와 관계주의로 특징되는 한국사회의 문제는 교육현장에도 영향을 끼쳤다고 본다.

‘우리 교육현장에 이러한 교과 교육의 기능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있다. 그중 하나가 주입식 암기교육이다.’(171쪽)

물질주의와 관계주의가 자리잡은 사회는 입시와 경쟁을 부추겨 사고력과 창의력을 키우는 교육이 아니라 지식암기식 교육으로 흘러가고 교육이 성공을 위한 도구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교육은 삶의 의미 찾는 과정이어야
엄 총장은 “교육은 기본적으로 진(진리), 선(도덕), 미(아름다움)를 추구한다. 우리 사회는 기본욕구(돈)가 너무 커서 아무리 해도 충족되지 않는다. 그러니 매슬로우의 욕구 3단계에서 다음단계로 이행하지 못한다”며 “밥 한끼 굶어도 좋은 음악을 듣는 것이 행복하다, 돈을 적게 벌어도 의미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아이들이 많아져야 한국 사회가 건강해진다”고 진단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교육이 정상화되어야 한다고 처방을 내린다. 

‘학생들은 교과목을 통해 소개된 지식과 가치, 그것들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삶을 직간접적으로 체험하여 확인하고 교사와 다른 학생들과 교환하는, 생각하고 사고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과정에서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지, 삶이란 무엇인지, 어떤 삶이 의미가 있는지,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 무엇을 하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야 한다.’(176쪽)

 

2015년 개교한 중부대학교 고양캠퍼스 전경

 

공동체의 행복을 위한 교육 절실
사회와 교육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두 개의 큰 축이다. 어느 것이 먼저랄 것 없이 함께 변화해야할 것이다. 엄 총장은 우리 사회의 물질주의와 관계주의의 근원을 ‘한의 문화’와 ‘근현대사의 아픔’에서 찾는다. 살아남기 위해 먹을 것을 지키고 주변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했던 전쟁이라는 집단트라우마가 아직도 우리 사회에 뿌리 깊게 남아있다고 진단한다.   

‘근현대가 가져온 충격적 경험들은 우리 사회를 여전히 혼돈의 상태에 머물게 하고 있다. 대한민국이 하나의 사회공동체로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안정된 사회체제와 생활을 유지해 가는 일은 참으로 어려워 보인다. 교육이 이 문제를 해결하는 하나의 대안이기를 기대한다.’(223쪽)

『학교 만드는 사회 사회 만드는 학교』에는 “적어도 다음 세대는 지금 세대보다 더 안정되고 행복한 삶을 살게 하고 싶다”는 교육행정전문가의 간절한 소망이 담겨있다. 

엄 총장은 교육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정치지도자들이 다소 싫은 소리를 듣더라도 교육환경을 지켜줄 것, 어떤 입김에도 교육과정이 파행적으로 운영되지 않도록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엄 총장은 중부대학교 총장으로서 교양과목을 강화해 졸업 후에도 각자의 위치에서 진선미를 추구하는 인재로 키워내고자 과목을 개편하는 등 학교차원의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또한 지역사회에서 평생교육기관으로서의 사명을 다하고자 고양시민들이 필요로 하는 과목을 개설해 운영 중이다. 

2015년 개교한 중부대학교 고양캠퍼스(덕양구 고양동)에는 사법학부, 공연예술체육학부 등 7개 학부, 22개 학과가 설치되어 있다.   

 

이명혜 기자  minghe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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