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탁지의 음양오행 성격론 칼럼

오경아 교환일기 대표

삼복 더위에 외부에서 일하시는 분들에게 괘씸해 보이는 병이 하나 있다. 바로 ‘냉방병’이다. 이 더운 날에 추위에 떨다 머리가 아프고 콧물이 질질 난다고? 그 괘씸한 병에 걸려 골 때리는 두통과 부어오르는 목 때문에 컨디션이 신통치 않은 요즘이다. 서비스로 우울증 증상까지 겹쳐 오셨다.

신세 한탄을 하고 있던 찰나에 30대 후반으로 보이는 여성분 등장. 본인은 물인데도 불구하고 금이 너무나 많은 나머지 스스로가 금인 줄 착각하는 사주였다. 오행 중 목기운과 화기운이 없어 어찌 보면 가을과 겨울만 있는 인생인 셈이다. 심신이 불편했던 나지만 그 여자분의 사주를 보니 갑자기 측은지심이 샘솟기 시작했다.

인성(나를 생해주는 기운이며 사고계를 관장한다)이 너무 많은 사주의 특징은 일단 생각이 많다는 것이다. 어떤 오행이냐에 따라 그 오행의 특징이 나타나는데, 이 분의 인성은 금기운이었다. 정확하고 분석적인 사고는 하셨지만 금의 특징상 단순한 것을 좋아하는 특징이 있었다. 인성이 많다는 것은 의타심이 많다는 의미도 되지만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포용하는 능력 또한 발달되었다는 측면도 있다.

관성(여자에게는 남자)이 인성을 생(살리고 도와준다)해주는데 이 분의 경우 인성이 너무 강해서 관성이 오히려 약해지는 경우이다. 관성이 엄마라면 인성은 자식이다. 자식을 너무 많이 낳으면 엄마의 몸이 약해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다시 말해, 이분은 어떤 남자를 만나도 별 볼일 없는 남자를 만나게 되는 것이다. 남자가 이 여자분에게 너무 의지하게 되는 형국이다. 본인도 경험을 통해 너무 잘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오히려 담담하게 내게 연애담을 얘기할 정도였으니. 

“제 사주에 남자복은 없죠?” 뜨아... 어떻게 답을 해야 할까 고민하다 어차피 본인도 알고 있으니 그냥 솔직해 지기로 했다. “네 그런 편이에요.”

외로워서 남자를 만나지만 그 끝은 늘 좋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더 이상은 남자에게 의지하기 싫다는 그녀. 몇 년 후 오는 대운(10년마다 바뀌는 기운으로 자신의 사주가 달리는 고속도로의 상태와 같은 것)은 그녀의 용신(본인이 주도적으로 살아 운대를 헤쳐 나가야 하는 기운)이었다. 그리고 10년의 기운이 다 금기운이었다. 지금도 많은데 더 들어오다니, 건강이 걱정되긴 했다. 

“생선 못 드시죠?” “네, 어떻게 아셨어요?” 금기운은 흰색을 의미하며 음식 또한 흰색의 음식을 의미하기도 하고 바다에서 나는 해산물도 금기운이다. 금이 태과할 경우 금기운에 해당하는 음식은 그 사람에게는 독이 되기 때문에 몸이 알아서 차단하는 이치였다.

겉으로는 더 강해지겠지만 금기운이 관장하는 감정은 ‘비애’다. 음과 양이다. 겉으로 차가워 보이고 강해보이는 사람은 마치 사막의 선인장처럼 속에는 눈물이 그득한 것이다. 그녀는 남에게 눈물보이는 것이 죽는 것 보다 싫다고 했다. 나와도 살짝 닮아있는 그녀에게 측은지심이 무진장 발동되었다. 과거의 경험을 통해 자신을 반성하고 어차피 태어난 인생 고쳐가면서 사는거 아니냐며 내가 해줄 얘길 마지막으로 자리를 떴다.

누가 금을 강하다고 했던가. 어찌 보면 흰색의 순수함과 진짜 자기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만 마음을 여는, 강해보이는 사춘기 시절의 모습이 금기운이다. 물론 금기운의 공격성과 살벌함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모든 것에는 음양이 있으니까. 하지만 겉으로만 보이는 모습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것은 언제나 옳지 않다. 아니 옳다 그르다를 떠나 그런 판단은 자신에게 도움이 되질 않는다. 진짜 강하다는 것은 어떤 충격에도 깨지지 않는 그 무엇이 아닐까? 따지고 보면 강한 사람은 없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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