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소개> ‘나를 위한 동화’展

워터 드롭 아티스트 정미수 작가
갤러리북카페 ‘나무에 새긴 마음’

 

정미수 작가의 사진전을 진행중인 갤러리 카페 '나무에 새긴 마음'


[고양신문] 워터 드롭 아티스트 정미수 작가의 ‘나를 위한 동화’전이 백석동의 갤러리 북카페 ’나무에 새긴 마음(대표 오창준)’에서 열리고 있다. 전시장을 찾으면 작은 물방울이 장미 화병, 시계, 물고기, 가수, 어린 왕자, 어머니 아버지로 다시 태어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사진에 그림을 덧그려서 새로운 스토리를 만든 상상력이 재밌다. 작품을 처음 본 순간 한편의 동화를 보는 것처럼 독창적이고 신선한 느낌이 전해진다.

정미수 작가는 26년째 고양시에 사는 이웃 주민이다. 그는 올해 5월 예술의전당에서 진행된 제6회 대한민국국제포토페스티벌에 참여해 토포하우스상을 받았고, 부스전에 출품한 작품 23점을 완판했다. 7월에는 인사동 토포하우스에서 ‘나를 위한 동화’라는 주제로 수상전 겸 첫 개인전을 열었고, 이번이 두 번째 개인전이다. 정 작가는 어린 시절 아이들과 어울려 놀지 못했던 일이 지금 작품으로 보상을 받는 것 같다며 “비로소 나를 위한 동화를 썼다”고 말한다.
 

정미수 작 '어린 왕자'

“초등학교 2학년부터 6학년 때까지 심장이 아파 학교에 가지 못하고 거의 병원에서 살다시피 했어요. 그때 동화책을 많이 읽었고, 단독주택 마루에 앉아 하늘과 구름을 지켜보곤 했는데요. 구름이 지나가면서 서서히 코끼리, 우산, 기린 모양 같이 변하는 걸 보는 시간이 즐거웠어요. 그 경험이 지금의 상상력에 밑바탕이 되지 않았나 생각하면, 아팠던 것도 추억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했고, 그때부터 시작한 사진작업도 30년 동안 지속했다. 인물, 풍경, 의류·신발 등 수 많은 사진을 찍으면서 내공을 갖췄다. 우연한 기회에 손톱보다 작은 물방울을 하나 떨어뜨려 사진에 담았는데, 첫 작품으로 달팽이가 나왔다. 그 뒤 드롭 아트용 기계를 사서 작업에 몰두했다. 워터 드롭 아트는 즉흥성이 강해 물방울이 하나 떨어져서 튀어 오른 순간을 수없이 많이 찍어야 하나의 형상을 얻는다고 한다. 실험 정신이 강한 정 작가는 과학자처럼 물의 점도, 높이, 조명의 위치를 조금씩 바꿔가며 다양한 시도를 한 끝에 멋진 사진 작품들을 창조해냈다. 이어 불완전한 형상에 회화를 그려서 작품을 완성한다. 그런 이유로 그는 자신이 포토그래퍼보다는 아티스트라고 불리길 원한다.
 

정미수 작 '팥빙수'

전문가들은 “위트와 재치가 있고, 상상력이 기발하다. 또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며 그의 작품을 평했다. 최근에는 가장 좋아하는 책인 어린 왕자 콘셉트에 비중을 두고 있는데, 앞으로 피노키오나 슈퍼맨을 등장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제 전시를 본 아이들은 또 다른 상상력을 발휘해서 각자 다른 자기만의 제목을 붙이고 재미있어 하더라고요. 아이들이 쉽게 볼 수 있는 장소, 병원 같은 곳에서 전시하고 싶어요. 어렸을 때 아팠던 경험 때문에, 아픈 분들이 제 작품을 보고 웃으실 수 있다면 저한테는 또 다른 기쁨일 것 같아요.”

정미수 워터 드롭 아티스트 (사진=정미수)

전시가 열리는 ‘나무에 새긴 마음’은 지난해 11월 문을 연 공간으로, 커피를 마시며 조용히 책을 읽거나 이야기를 나누고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오창준 대표는 ‘컬처북스’라는 출판사를 운영하며 화집과 사진집, 문화 예술 단행본을 만들고 있다.

“갤러리를 겸한 카페를 꿈꾸었는데, 이번에 첫 전시를 열게 돼 의미가 크다”면서 “기존의 물방울 작품과는 달리, 사진과 회화를 한 화면에서 접목한 것이 신선했다. 작품을 진열하고 나니 카페의 분위기가 훨씬 밝아졌다”면서 즐거워했다. 전시는 9월 6일까지 계속된다.


주소 : 일산동구 호수로 358-25 동문굿모닝타워 2차 216호
문의 : 031-932-8768
 

정미수 작 '발레리나'

 

정미수 작 '강아지'

 

정미수 작 '우물가의 어린왕자'
정미수 작 '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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