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신문] 내 삶에 허락된 시간이 딱 12년만 남았다면 무엇을 해야 할까.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 하더라도 사과나무 한그루를 심겠다며 희망을 만들고자 노력할 것인가. 그런데 나에게 허락된 12년의 시간이 나에게만 허락된 것이 아니라 전 인류에게 동일하게 허락된 시간이라면 어떻겠는가. 기후위기는 우리에게 오직 딱 12년의 시간만이 남았다고 경고하고 있다.
 
갈수록 잦아지는 폭염특보가 그렇고, 날로 피해규모가 커지는 산불 역시 이대로 지속되어선 안 된다는 기후위기의 징후다. 가난한 자들에게 더욱 잔인하게 드러나는 기후위기는 불평등하다. 전 세계적으로 기후가 변화했다는 것을 넘어 위기라는 것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지난 해 10월 인천 송도에서 열린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의 총회에서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가 채택되었다. 이 보고서는 기후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시간이 12년밖에 남지 않았다고 경고하고 있다.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에 따르면 산업화 이전의 시기보다 현재 지구의 평균 기온이 1℃가 높아졌다. 평균기온이 2℃가 올라가게 되면 산호초가 거의 멸종되고 지구생명의 절반이 멸종되는 등 기후재앙을 걷잡을 수 없게 된다. 따라서 기후재앙을 피하기 위해 지구온난화 1.5℃ 상승 상한선을 지키기 위한 갖은 방법을 실행해야 한다고 제시하고 있다. 또,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2010년 대비 45%까지 줄이고, 205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제로를 만들어야 1.5% 상한선을 지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2031년부터 탄소배출량을 줄여나가는 것은 이미 시작된 기후재앙을 막을 수 없기에 지금 당장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가 멸종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시간이 12년밖에 남지 않은 것이다. 

이런 무시무시한 보고서를 작성한 이들은 기후변화의 원인을 밝히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과학적인 연구를 수행하고 기후변화에 대한 평가보고서를 작성하는 이들이다. ‘기후학교파업’으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스웨덴의 16세 청소년 그레타 툰베리는 기후위기로 빼앗긴 미래를 찾기 위해 ‘과학의 말을 들으라’며 호소하고 있다. 수많은 근거들이 더 이상 지금과 같은 방식을 유지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모두에게 피해가 돌아가게 될 기후재앙은 ‘멸종’이라는 끔찍한 결과를 경고하고 있다. 우리는 스스로의 의지가 아닌 기후위기 때문에 삶을 중단할 위기에 처해있다.

신지혜 경기 기본소득당 창당준비위원장

2018년 한국의 탄소배출량은 6억9천4백만톤으로 OECD 국가 중 4위를 차지했다. 이를 무겁게 받아들이며 우리는 존엄하게 삶을 이어나가고 싶은 세계시민으로서 탄소배출량을 줄여야 할 의무를 함께 짊어져야 한다. 탄소배출량을 대폭 줄일 수 있도록 탄소부담금을 매겨 탄소배출량을 줄이도록 강제하고, 거두어진 탄소부담금을 모든 국민에게 1/n로 생태배당을 나누어줌으로써 생태적 삶을 고민하고 향유할 수 있게 하는 것 역시 시도해볼 수 있다. 스위스는 이미 2008년부터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변화를 시작했다. 오는 9월 20일부터 27일까지 전 세계에서 기후위기 비상행동으로 기후파업을 벌인다. 우리에게 허락된 시간이 12년으로 제한되지 않도록 지금 함께 고민하고 행동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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