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경 기자의 공감공간> 올드 핸즈 하우스 갤러리

개성 넘치는 라쿠 소성 도자기와
배낭여행의 여행 담은 소품 가득
대문도 없애고 ‘이웃에게 활짝’

올드 핸즈 하우스 갤러리 1층 전시모습

[고양신문] 고양시 일산서구 설문동 무지개 마을 초입에 특별한 공간이 있다. 김기성 작가가 19년 동안 살고 있는 2층짜리 자신의 집을 일반인들에게 오픈한 것. 다양한 작품들로 독특하게 꾸민 ‘올드 핸즈 하우스 갤러리’를 가봤다. 바로 옆에는 몇 년 전까지 김 작가가 직접 운영했던 등산화수선전문점 ‘슈마스터’가 붙어 있다. 지금은 아들이 물려받아 운영하고 있다. 동네도 깨끗하고 녹색 식물들이 많아 기분이 상쾌하다.

200여 평 규모의 1층과 2층 갤러리 중, 1층에는 김 작가가 2년 동안 라쿠 소성으로 제작한 희귀한 도자기 작품들이 꽉 들어차 있다. 여기에 스틸(철)과 우드(나무)가 부재료로 혼합 돼 있다. 라쿠 소성은 일본에서 시작된 도자기 제작 방법으로, 약 1000도 내외의 가마 안에서 도자기에 바른 유약이 녹으면 꺼내 급냉 효과로 다양한 발색과 균열이 일어난다. 그는 흰색과 검은색에 컬러를 도입해 다른 이들과 차별화했다. 5년 동안 배낭을 메고 세계 여행을 다니며 느낀 것들을 스토리로 만들고 작품화했다.

김기성 작가의 대표 라쿠 소성 작품

도자기를 특별히 배운 것도 아니라는데, 그는 천부적인 재능과 손재주를 타고 난 듯 보인다. 거기에 뭔가를 시작하면 목표로 한 결과를 얻기 위해 집중하고 시간 투자를 많이 하는 그의 성격도 한몫을 한 듯싶다. 라쿠 소성 작품으로 최근 2년 동안 5번을 수상했다.

큰 작품 속에 배치된 도자기 소품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김 작가가 직접 만든 산티아고 심볼 100개도 볼 수 있다. 가톨릭 신자여서 성당 순례도 많이 다녀왔고, 작품에도 성당이 많다. 그의 작품 주제는 관계와 얽힘이다. 자화상도 있고, 자신의 인생을 표현한 것도 인상적이다. 지난 삶과 새로운 삶을 사슬로 표현했다. 산티아고의 성당과 현수교까지 재현한 대형 작품도 눈에 띈다. 여행을 다니면서 현지에서 산 소품들을 자신이 만든 액자에 넣어 또 다른 예술품으로 만들었다. 곳곳에 숨어 있는 이야기거리들을 구경하다 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2층 야외 공간도 널찍널찍하고 시원스럽다. 밤에 조명을 밝혀 놓으면 무척이나 아름답다. 실내 전시장에는 김포 작업장에서 작업을 함께하는 학우들 작품도 함께 전시 중이고 판매도 한다. 여러 가지 소품들과 아기자기한 장식품과 커피잔 세트도 있다. 앞으로도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할 예정이다.

2층 야외 갤러리

김 작가가 사는 무지개마을에는 20여 개의 주택이 있다. 그는 정원을 혼자서 소유하는 나만의 것이 아니라 공유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의 집엔 대문이 없고, 옆집과 담도 없다. 바로 앞에는 동네의 공동 연못이 있다. 김 작가는 그곳에 수련도 심고 깨끗이 가꾸고 있다.

“고양시민들 누구나 오셔서 구경도 하시고 쉬다 가시면 됩니다. 멀리 가는 대신 가까이 있는 고봉산에 갔다 산책하기에도 좋은 길이에요. 가볍게 피크닉을 오셔도 좋습니다.”

앞으로 음료수를 갖춰놓고 방문객들이 알아서 마시고 그 비용을 내게 할 예정이다. 영리 목적이 아니라 시설을 나누고자 한다. 바비큐도 해 먹을 수 있는 도구를 갖췄기 때문에 단체에서 모임을 하기에도 좋다. 문화를 즐기며 쉬다 갈 수 있는 곳이다. 김 작가는 이 공간을 더 알리고 싶어, 10월에는 호수공원에서 열리는 국제아트페어에서 작품전시도 할 예정이다.


주소 : 고양시 일산동구 설문동 262-33
문의 : 010-5304-1355

김기성 작가
1층에 전시중인 라쿠 소성 작품

 

1층 갤러리 모습

 

2층 갤러리 외부

 

1층 전시실 내부 전경

 

2층 내부 전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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