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일비즈니스고 협동조합 도토리, 매점과 공유 공간 직접 운영

[고양신문] 다양한 진로를 꿈꾸는 학생들이 참여를 통해 운영하는 사회적협동조합 매점이 문을 열었다. 신일비지니스고 사회적협동조합(교육협동조합) 도토리가 운영하는 학교 내 매점과 공유공간이 24일 개소식을 가졌다. 이날 행사에는 최승천 고양교육지원청장과 이길용·정봉식 시의원을 비롯해 교사, 학부모, 학생 조합원 등이 함께해 도토리의 활기찬 출발을 응원했다.

사회적협동조합 도토리라는 명칭은 즐거운 대화와 위로를 위한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은 ‘도란도란 토닥토닥 누리’의 약자다. 이름 그대로 원거리 통학생이 많고 무기력한 학교생활에 지친 상업계열 특성화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고민에서 출발했다. 현재 100여명이 넘는 조합원이 참여하고 있는 도토리 협동조합은 학생 교육복지 사업과 민주시민교육 사업, 학생건강증진 사업 등을 목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협동조합 설립에 앞장서온 김은비 교사(이사장)은 “작년부터 교장선생님의 권유로 협동조합을 처음 접하고 공부하기 시작했다”며 “생소한 점도 있었지만 공부를 하다 보니 제가 갖고 있는 교육철학과 맞닿는 측면도 있었고 학생들도 잘 따라와 준 덕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김소연 학생이사 또한 “작년 선생님의 권유로 사회적협동조합 연수에도 참여하고 운정고, 별내고 등 우수사례 탐방도 다녀온 뒤 우리학교에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참여를 통해 학생들에게 학교생활에 재미를 느끼고 동기부여를 일으킬 수 있어서 여러모로 좋았다”고 말했다.

다른 교육협동조합과 마찬가지로 도토리의 첫 시작은 교내 매점운영이다. 김 이사장은 “학교 특성상 타 지역 통학학생이 많다보니 끼니를 거르거나 학교주변 식당에서 아침을 먹는 경우가 많았다”며 “우리가 직접 학교 안에서 매점을 운영해 이런 문제를 해결해보자는 생각에서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매점 뿐만 아니라 맞은편에 마련된 공간도 도토리가 직접 관리운영을 담당한다. 이곳은 학생들이 회의를 하거나 공부를 하는 곳으로 활용되며 학교구성원 뿐만 아니라 지역주민들에게도 개방할 계획이다. 도토리의 주요 목적 중 하나가 바로 마을과 함께 하는 교육공동체 활성화이기 때문이다.

학생들 또한 도토리 협동조합에 대한 기대가 크다. 김유림 학생은 “무엇보다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해 만들어간다는 점이 매력적”이라며 “협동조합을 통해 매점운영 뿐만 아니라 학내 일일 팝업스토어를 열어 수익금 일부를 협동조합에 기증도 하고 창업경험도 쌓는 활동을 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동하 학생은 “매점과 학생공간을 함께 준비하면서 가구를 직접 조립하고 배치했던 작업이 가장 재밌고 뿌듯했다”며 “기회가 된다면 공간 인테리어를 직접 꾸며보고 싶다”며 열의를 나타내기도 했다. 양우석 학생은 “개인사업을 하는 것이 꿈인데 이렇게 협동조합 운영에 참여하는 것도 앞으로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는 기대를 전했다.

장기적으로 협동조합은 장학금 지원, 교복 공동구매, 학생자치활동 지원 등 다양한 학생복지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김현숙 교장은 이날 개소식에서 “매점운영으로 시작해 점차 다양한 영역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며 “무엇보다 도토리 협동조합을 통해 학교와 지역사회가 함께하는 좋은 시도가 되었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은비 이사장은 “그전부터 학생들에게 입시경쟁만이 아닌 좀 더 자기 삶에 대해 고민하고 다양한 진로를 선택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고 싶었는데 협동조합의 취지와 그대로 부합하는 것 같아 기뻤다”며 “도토리를 통해 학생들이 나 혼자가 아닌 우리를 배우고 경쟁이 아닌 함께 사는 방법을 배워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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