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용의 호수공원 통신>

호수공원 작은도서관.

 [고양신문] 제가 맡고 있는 감투가 하나 있습니다. 가장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입니다. 도서관 명예관장이란 자리입니다. 큰 도서관이 아닙니다. 호수공원 작은도서관이 운영하고 있는 바깥서가 명예관장입니다. 호수공원 작은도서관은 ‘책과 도서관 문화를 만드는 사람들’(대표 박미숙)이 위탁받아 운영하는 공립 작은도서관입니다.

호수공원 작은도서관이 운영하는 바깥서가 풍차작은도서관. <사진=김윤용>

이 작은도서관은 “호수공원을 책 읽는 공원으로 만들기” 위해 바깥서가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이 산책하며 쉬다가 또는 나들이 와서 책읽기를 할 수 있도록 호수공원 곳곳에 바깥서가를 설치해 놓았습니다. ▲풍차작은도서관 ▲나무밑햇살작은도서관 ▲다리밑그늘작은도서관 ▲호수가보이는작은도서관 등이 바로 그곳입니다. 정발산역을 나와 문화공원을 지나 육교를 넘어가면 시계탑이 나오고 호숫가에 풍차가 보입니다. 바로 그곳이 제가 명예관장을 맡고 있는 풍차작은도서관입니다. 호수공원을 잘 모르는 사람들 중에는 풍차작은도서관을 호수공원 작은도서관으로 착각하고 “진짜 작은도서관이네.”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저는 명예관장이란 이름에 걸맞게 호수공원을 산책할 때마다 이곳에 들러 책을 정리하고, 쓰레기를 주워 버릴 때도 있습니다. 그러니 명예관장으로서 적게나마 할 일을 한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호수공원 작은도서관은 다양한 시민참여형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오는 10월 12일(토) 오후 4시 30분, 도서관 앞마당에서 최인훈 소설가 『광장』 북콘서트를 엽니다. 소설 『광장』 서문을 통해 최인훈을 다시 조명하는 시간입니다. 고양시에 최인훈 기념공간(최인훈 기념도서관)을 마련하기 위한 다양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100만 인구를 가진 고양시에 이런 의미 있는 문화공간 하나는 꼭 필요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날 행사는 박미숙 대표가 진행하고, 최인훈 소설가 아들인 최윤구 칼럼니스트, 김지인 바이올리니스트, 강상구 가수 등이 참여합니다.

김은의 작가와 함께하는 ‘한 달 한 권 여성작가 고전을 만나다’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9월부터 7회에 걸쳐 운영합니다.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은 9월에 행사를 치렀고, 10월 22일에는 샬롯 브론테의 『제인 에어』, 11월 버지니아 울프 『자기만의 방』, 12월 『비밀의 화원』 등 내년 3월까지 여성작가 고전작품을 함께 읽고 얘기 나누는 시간을 갖습니다.

호수공원 작은도서관 이름을 디자인한 뜨개질 나무옷.

‘겨울나무 옷입히기’ 행사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알록달록 뜨개실로 짠 옷을 겨울나무에 입히는 활동입니다. 지난해 보니 화려한 전구 장식보다 훨씬 보기가 좋더군요. 잿빛 겨울에 어울리는 색동옷 같은 뜨개옷. “나무야 나무야 겨울나무야/……/바람따라 휘파람만 불고 있느냐//평생을 살아봐도 늘 한자리/넓은 세상 얘기도 바람께 듣고/……”(<겨울나무>, 이원수 노랫말, 정세문 곡)라는 동요가 있지요. 이 노래를 흥얼거리며 뜨개실 옷을 입은 나무를 보러 갈 날이 빨리 왔으면 싶습니다. 뜨개실 옷을 준비하고 있는 참여자 가운데는 총천연색 뜨개질이 마음을 가라앉히고 치유하는 느낌을 준다는 분도 계시다고 합니다. 지금이라도 함께할 분들은 도서관에 연락하시면 좋겠습니다.

이밖에 강의를 듣고 각자가 가져온 음식을 함께 나눠먹으며 수다를 떠는 ‘밥 먹는 인문학’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동아리 활동도 활발하군요. ‘물꽃’ 시동아리 모임, ‘책까방’ 그림책 동아리 모임, ‘배또롱’ 책읽기 동아리 모임 등 여러 가지 시민참여 활동을 꾸려가고 있네요.

호수공원 작은도서관은 호수공원 제3주차장 옆 호수공원관리사무소 맞은편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MBC문화방송 큰길 건너편입니다.

(※ 호수공원 작은도서관 프로그램 문의 : 031-901-2375)

2017년 10월 호수공원 가을 풍경. 멀리 MBC문화방송이 보인다. 그곳 큰길 건너편이 호수공원 작은도서관이다. <사진=김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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