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옥선 ‘선 바라기 동산에’ 원장

[고양신문] 이옥선(63세) 원장이 조성 중인 야생화식물원은 덕양구 행신동 장미란체육관 지나면 나오는 야트막한 산자락에 자리 잡고 있다.

이 원장은 “7년 전 행신동 끝자락에 있는 1300평의 임야를 구입해 꿈이 자라는 식물원을 조성 중이다”라고 소개했다. 그는 경북 경주가 고향이며, 유년시절 보문단지를 꽃마당이라 생각하고 야생화를 관찰하러 다녔다. 

울산과 여수에서 직장생활 할 때도 늘 꽃을 주택에서 키웠는데 날씨가 따뜻한 남쪽이다보니 서리가 올 때까지 꽃이 피고 지고 했다. 20년 넘도록 야생화 온라인 카페에서 활동하며 계절에 따라 피어나는 꽃들을 관찰하기 위해 탐방도 수백 번을 다녔다.

이 원장은 “꽃 싫어하는 사람도 좋아하게 만들었고, 모종과 씨앗을 분양해줬더니 꽃나눔하는 사람으로 입소문이 났다”고 한다.

그는 15년 전 고양시민이 돼 주교동에 살고 있다. 2012년 잡목이 무성하던 산자락을 구입해 허가를 받아 벌목을 했고. 그때 나온 통나무 밑둥은 야외의자로, 작은 나무의 뿌리는 하나의 조각품으로 탄생했다.

한증막에서 첨성대처럼 쌓는 불가마의 대리석 재료 남은 것도 이곳에서는 천상의 계단으로 사용됐다. 50계단씩 두 군데 조성됐고, 벌목 부산물로 만든 나무계단도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정겨움이 묻어나는 항아리는 주변 아파트에서 이사 가며 버린 것을 재사용했고, 벌레 먹어서 고사한 나무들도 다시 생명을 불어 넣어서 동물형태로 만들었다.

이 원장은 “마음 한켠에 간직했던 꿈의 정원인 야생화언덕을 조성하느라 고단할 사이도 없다”며 “이곳이 마음힐링의 장소”라고 말했다. 그는 2010년  위암수술을 했다. 이곳에서 심고, 가꾸고 하느라 수술 후유증도 달아났다.

봄에는 진달래가 장관이고, 여름에는 핑크색의 끈끈이대나물, 서양구절초라 부르는 샤스타데이지를 비롯해 이끼류들이 초록 세상을 만든다. 겨울에는 유실수와 소나무 위로 눈꽃이 한가득 피어난다.

특히 직접 씨앗으로 파종한 소나무는 의젓한 자태로 7살이 됐고, 빨간 열매가 자랑거리인 섬개야광나무 줄기도 늘씬한 자태를 뽐낸다.

살구, 복숭아, 매실, 산수유, 보리수 등 유실수 잎사귀들도 고운 단풍이 들고, 참취나물꽃은 배시시하게 햐안 꽃잎을 피웠고, 메리골드는 주황색으로 화사한 꽃잎을 보여줬다. 

구석구석 이 원장의 손길이 묻어 있는 식물들은 맑은 가을 햇살을 받아서 꽃잔치를 하는 듯하다. 오가는 길손들이 이곳을 기웃거리면 주인장은 꽃과 씨앗들로 마음을 건네고, 농부가 가을걷이하듯, 이곳에서도 식물들에게 겨울을 맞이할 채비를 차근차근 하고 있다.

천상의 화원처럼 가꿀 계획이라는 이 원장은 “마음 휴식이 필요한 이들에게 기꺼이 장소를 제공하고, 음악이 흐르는 미니콘서트장과 야생화차를 즐기는 공간도 계획 중이다”고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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