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정, 백마역, 능곡역 청소년카페 위탁종료 앞두고 토론회

[고양신문] 민간위탁종료를 앞둔 고양시 청소년 카페들이 7년간의 운영성과를 공유하고 시에 정책제언을 하기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

화정 톡톡톡, 백마역 깔깔깔, 능곡역 놀러와 등 청소년카페 운영단체 3곳은 1일 덕양구청 소회의실에서 고양시청소년카페 민관협치 7년을 정리하고 청소년정책을 제안하는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자리는 해당 공간을 이용하는 청소년들이 청소년재단의 위탁종료 결정에 처음으로 목소리를 내는 자리이기도 했다. 주최 측에 따르면 9월 인수인계 통보 이후 2개월 가까이 지났음에도 재단 측에서 후속대책에 대한 공식입장이 나오지 않았고 이에 카페 운영단체들 차원에서 별도의 토론회를 마련하게 됐다.

주제발표를 맡은 하정호 광주 광산구 교육협력관은 광주에서 민간 청소년공간인 ‘청소년 플랫폼 마당집’을 운영한 경험을 토대로 청소년공간의 민관협치 운영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하정호 협력관은 “청소년 활동은 어른들이 무언가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하고 싶은 것들을 보장하고 지원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그러기 위해 청소년 정책은 청소년들이 스스로의 문제를 인식하고 고민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이야기했다. 특히 고양시 청소년카페 위탁종료 문제와 관련해 “운영방식은 시에서 결정할 문제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청소년들의 공간인 만큼 그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신정현 도의원은 “그동안 3곳의 청소년카페가 지역사회에서 만들어낸 파장은 여러모로 컸었고 고양시 청소년 생태계를 튼튼하게 구축했던 민관협치의 모범사례였다”고 평하며 “재단이 설령 위탁을 종료하더라도 7년간 각 공간들이 일궈온 사회적 자산들이 사라지지 않도록 노력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성희경 서울 동작구 청소년진로상담센터장은 “서울시 청소년정책의 경우 민관협치 방식이 대세이고 어떤 사업을 하더라도 민간과의 협력과 소통을 통해 마을네트워크와 함께 하도록 되어 있다”며 “이런 사업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청소년들이 우리 마을에서 잘 성장했으면 좋겠다는 공통된 이해관계가 결합됐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특히 이날 토론회는 청소년카페 위탁종료 및 운영중단 소식을 뒤늦게 접한 청소년이 청소년 재단의 일방적 결정을 성토하면서 분위기가 격앙되기도 했다. 박세진 톡톡톡 청소년 대표는 “여태껏 공간을 함께 만들어온 청소년들에게는 아무런 논의과정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된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고 이야기했으며 박규리 깔깔깔 대표는 “지금까지 백마역 공간에서 선생님들과 함께 배워갔던 과정들과 관계들이 내년부터는 모두 없어진다고 생각하니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답답함을 표하기도 했다.

최하람 놀러와 대표 또한 “청소년카페는 고등학생 시절 방황했던 저를 이끌어주고 다양한 세상을 경험하게 해준 소중한 공간”이라며 “지금의 나를 있게 해준 이곳이 사라진다고 생각하니 너무 걱정스럽고 막막한 심정”이라고 전했다.

특히 토론회 막바지에 이르러 박윤희 청소년재단 대표가 청소년카페 운영중단 이유에 대해 해당지역의 청소년 인구감소문제를 거론하면서 참석자들의 항의가 빗발치기도 했다. 공공정책이 오히려 소외된 지역을 중심으로 펼쳐져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 때문이다.

토론회에 참여했던 최준영(백마고1) 청소년은 “청소년카페가 저에게는 또 하나의 집과도 같은 공간인데 단순히 인구수가 적다고 운영중단결정을 내린 것이 너무 황당하다”며 “청소년의 목소리를 무시하는 청소년재단의 일방처사에 항의하기 위해 동아리 친구들과 시장님과의 면담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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