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관광공사·문화재단·평생진흥원 고양시 성장동력 될까>

▲ 고양시로 이전할 경기도 3개 공공기관은 2024년 1개의 통합 건물로 입주하게 된다. 건물 이름은 가칭 ‘기업성장센터’로 킨텍스, CJ라이브시티, 방송영상밸리, 일산테크노밸리 한가운데다. 위치상 관광‧컨벤션‧첨단산업 인프라가 풍부한 지역에서 누릴 수 있는 시너지 효과가 충분할 것으로 기대된다.

[고양신문] 경기남부에 집중돼 있던 경기도 공공기관 3개가 고양시로 이전한다는 계획이 발표되면서 고양시 지역사회가 크게 반기고 있다. 고양시가 자족도시로 성장하는 데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란 희망 때문이다.

지역 기업인들뿐 아니라, 3기 신도시 발표 이후 집값 하락을 우려했던 시민들도 이번 공공기관 이전이 얼마만큼의 효과가 있을지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반면 고양시 이전이 발표된 직후 파주, 의정부, 동두천, 포천 등 경기북부 지자체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최종환 파주시장은 이전 재검토 촉구성명을 내는 등 공공기관 유치에 사활을 거는 분위기다. 지자체들의 이런 반발은 경기도 공공기관이 이전했을 때 그 파급효과가 클 것이라는 방증이기도 하다. 기관 3개를 한꺼번에 유치한 고양시 입장에선 크나큰 성과라 할 수 있으며, 이전으로 누릴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가 충분할 것이란 예측도 가능하다.

어떤 사업을 하는 기관들이 이전하는지, 또 이전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 지역경제나 시민생활에 미치는 영향은 얼마나 될지 예상해봤다.
 


관광공사는 조직 전체 이전
문화재단 본사·핵심부서 이전

경기도 3개 공공기관은 한류월드 부지 내 1개의 통합 건물로 입주하게 된다. 건물 이름은 가칭 ‘기업성장센터’로 위치는 킨텍스, CJ라이브시티, 방송영상밸리, 일산테크노밸리 중심이다. 따라서 관광·컨벤션·첨단산업 인프라가 풍부한 지역에서 누릴 수 있는 시너지 효과가 충분할 것으로 기대된다. 입주 시기는 4년 뒤인 2024년이다.

3개의 공공기관 중 본사 조직 전체가 이전하는 곳은 관광공사다. 관광공사는 전체 조직원 85명이 모두 고양시로 이전할 계획이다. 하지만 관광공사 직원 일부가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에서 이미 근무하고 있기 때문에 시설관리와 프로그램 운영을 위탁하지 않는 이상 그 인원이 모두 고양시로 들어오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적어도 수원에 근무하는 본사 직원들은 모두 고양시로 이전하는 것이 확정됐다.

경기문화재단은 본사이전 개념이다. 대표이사와 핵심사업부서가 고양시로 이전한다. 전체 직원 198명 중 75명만 이전하기 때문에 본사이전이 아니라는 오해가 있을 수 있지만, 문화재단 조직의 특성상 경기도 전역에 박물관·미술관을 직영하는 곳이 6곳이나 되고 연구원도 따로 있다. 재단 소속 기관인 박물관·미술관·연구원에 근무하는 인원만 100명이 넘기 때문에 이들을 제외한 핵심본부가 이전하더라도 직원 이전 규모가 전체의 절반 이하다.

가장 작은 규모로 이전하는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 이곳은 총 101명의 직원 중 20명이 이전한다. 전체 6개 본부 중 1개 본부(2개 팀)만 이전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진흥원 관계자는 “이전 규모만 정해졌을 뿐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본부가 이전할지는 결정 된 것이 아직까지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기사에선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을 제외한 2곳의 공공기관에 대해서만 알아보기로 한다.)
 

 

관광공사, 킨텍스·마이스산업 시너지
다양한 관광시범사업 고양에서 가능

경기관광공사의 한 해 예산은 약 500억원 정도. 조직 크기에 비하면 예산규모가 상당하다. 관광공사가 고양시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긍정적이다. 국내 관광객을 고양시로 끌어들이는 사업들이 빈번해 질 수 있을 뿐 아니라 관광 인프라 관련 민간 사업체들이 고양시에 둥지를 틀 가능성도 높다.

또 하나 큰 장점은 글로벌 마이스산업을 육성하는 업무를 관광공사가 맡고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킨텍스와의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 이미 경기관광공사는 올해 초 세계 최대 토론대회인 ‘2021 세계대학생토론대회’를 킨텍스에 유치하는 등 킨텍스와 긴밀한 관계에 있다.

관광 업계에 몸담고 있는 지역 경제인들도 관광공사 이전을 크게 환영했다. 오준환 고양시관광컨벤션협의회장은 “앞으로 관광공사와 가까운 곳에서 소통함으로써 다양한 콘텐츠와 마케팅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낙수효과에 대한 기대도 감추지 않았다. 오준환 회장은 “고양시 식당들이 모여 외국인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공모사업이 내년에 경기관광공사와 함께 진행되는데, 이런 공모사업들이 활발해 질 것은 분명하다”며 “민간업체와 관광공사가 마주앉아 도출해낸 다양한 아이디어들을 지역에서 먼저 시범적으로 추진해 보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고양-경기 문화재단 협력
민간예술시장 활성과 가능

경기문화재단의 1개 사업본부는 수원에 남지만 경기도 전역을 담당하는 부서 대부분은 고양으로 이전한다. 특히나 고양시로 이전하게 될 ‘지역문화교육본부’는 올해 몸집을 키운 부서로 현재 이미 북부권인 의정부에 인력이 배치돼 있다. 경기북부사업에 주력하기 위해 올해 4월 근무지를 의정부로 이전 확장한 셈인데, 4년 뒤에 또다시 고양시로 이전하게 되는 것. 의정부 입장에선 아쉽게 됐지만 경기도는 경기북부권 문화예술 거점인 고양시가 경기문화재단 이전지역으로 더욱 적합하다고 판단한 듯하다.

올해 들어 경기문화재단은 ‘현장 중심으로 일하자’, ‘문화적으로 소외된 경기북부에서 사업을 활성화하자’라는 기조로 큰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강헌 경기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재단의 이전 발표가 확정된 직후 기자간담에서 “재단 이전 후 가장 중요한 과제를 광역문화재단 역할 재정립”이라고 밝히며 “시 문화재단과 어떻게 수평적 관계를 만들 것인지 고민하고, 그에 걸맞는 콘텐츠를 개발하면서 노력해야한다”고 말했다. 경기북부 사업을 늘리고, 지자체와 수평적 관계에서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뜻이다.

정재왈 고양문화재단 대표는 기관 이전에 따른 낙수효과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고양시가 경기도 문화예술정책의 중심에 위치하게 되는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지역 민간예술시장의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최근 지역의 정책적 요구들을 경기문화재단이 수용하려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다시 말해 톱다운(Top down, 하향식)이 아닌 바텀업(Bottom up, 상향식) 방식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고양시가 제안하고 경기도가 받아들이는 그런 방향으로 협력이 가능하기 때문에 문화예술과 관련해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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