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당혁신지구사업 어떻게 진행되나

원당혁신지구 주요 사업내용

[고양신문] 2019년이 저물어가는 12월 말 고양시에 낭보가 전해졌다. 국토부 도시재생 혁신지구 국가시범사업에 원당역 인근 성사동 지역이 선정된 것. 연말 선물과도 같은 이번 발표에 시는 한껏 고무된 분위기다. 이재준 시장 또한 “균형개발뿐만 아니라 덕양구 자족기능 확보에 있어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번 발표의 주요 내용과 의미에 대해 살펴본다

주자창 주민센터부지 1만2355㎡ 조성 
쇠퇴지역 도심에 공공주도의 재생거점을 개발하고 지역 활성화를 도모한다. 이번 도시재생 혁신지구 사업의 내용을 한마디로 요약한 문장이다. 

국토부는 26일 21차 도시재생특별위원회를 통해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실질적 성과확대를 위한 신사업 3종 세트를 통과시켰다고 발표했다. 이중 핵심사업인 혁신지구 사업에는 고양 성사동(이하 원당)을 포함해 서울 용산, 천안, 구미 공단이 선정됐다. 4곳의 사업 모두 국비 등을 포함한 수천억원의 사업비 투자와 규제특례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사업의 목표는 명확하다. 3년 차로 접어드는 문재인 정부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실질적인 성과물을 만들어 내겠다는 것. 국토부는 “지난 2년간 성과에도 불구하고 뉴딜사업의 속도가 느리고 주민체감이 낮다는 지적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그동안의 한계를 보완하고 사업 실행력을 제고하기 위해 새로운 재생수단을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사업계획에도 ▲쇠퇴 도시지역 내 혁신적 거점 조성 ▲도시재생사업 국민 체감도 제고 ▲시범지구사업을 통한 혁신지구 모델제시 등의 목적이 분명하게 명시되어 있다.  

실제로 이번 시범사업 대상지에 선정된 4곳은 모두 역세권 지역(용산, 원당, 천안)과 산업단지(구미)를 대상으로 하고 있어 성공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다. 국토부 또한 대상지 선정에 어느 때보다 심혈을 기울였다는 후문이다. 때문에 이번 발표결과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25층 복합건물, 15층 주거공공 건물 신축 
이번에 발표된 원당혁신지구는 원당역 일대 1만2355㎡를 대상지로 하고 있다. 현재 원당복합공영주차장과 성사1동주민센터 부지로 사용되는 곳이다. 부지 전체가 국공유지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중 고양시 소유 토지가 92%에 달한다. 즉 토지수용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되는 만큼 사업추진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국토부와 고양시는 이곳에 일자리, 공공서비스, 교육, 상업기능을 집적한 복합개발을 추진해 도시재생 거점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기존 환승주차장 부지(8216㎡)에 25층 규모의 대형복합건물이 들어서며 맞은편 주민센터 부지(2562㎡)에는 15층 높이의 주거공공 복합건물이 마련된다. 

두 건물 모두 용적률 1300%, 건폐율 80%규모로 2022년 착공을 시작해 24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공공행정, 주거, 환승주차장, 교육, 산업지원, 상업문화, 생활SOC기능을 망라한 입체적 공간이 조성될 예정이다. 

폴리텍대학과 기업입주시설 유치 
세부적인 조성계획을 살펴보자. 가장 눈길이 가는 것은 복합환승주차장부지 건물 내 입주가 계획된 폴리텍 대학이다. 고용노동부가 설립 운영하는 폴리텍대학은 기술 중심의 실무기능 인력을 양성하는 국립 특수대학으로 2015년 당시 고양시가 경기북부캠퍼스 유치경쟁에 뛰어들었지만 안타깝게 고배를 마신 바 있다. 하지만 이번 혁신지구 내 폴리텍대학 유치로 인해 5년 전 아쉬움을 덜게 됐을 뿐만 아니라 이곳에 유망기업을 유입시킬 수 있는 훌륭한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폴리텍대학과 마주하는 층에는 기업입주시설(지식산업센터)이 마련돼 서로 시너지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곳에는 IT, 소프트웨어, 통신 등 첨단기업과 청년창업기업을 대거 입주시킨다는 계획이다. 

국토부 자료에 따르면 혁신지구 내 기업 입주수요는 101곳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환승복합시설 8층에 예정된 행정업무시설에는 고양시 주요 공공기관들이 모이게 된다. 그동안 각 지역에 흩어져 셋방살이를 해오던 공공기관과 중간지원조직들이 이곳으로 모이게 될 경우 업무효율성과 예산절감 등 다양한 긍정적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업비 2528억, 고양도시공사 주도 
산업·공공기능에 더해 주거기능까지 마련된다. 이곳 혁신지구 복합건물에 들어설 주거시설은 총 204세대(주거공공복합 60세대+환승복합시설 144세대)로 전용면적 49㎡규모의 공동주택이 보급된다. 1층부터 3층까지는 영화관 등을 포함한 다양한 상업·문화시설이 들어서며 기존 환승주차장 수요를 대체하기 위해 총 3개 층(4~7층)에 대규모 공영환승주차장도 조성된다. 

그밖에 주민센터부지에 들어설 주거공공복합건물에는 행정복지센터와 공공문화시설 등 주민복지시설도 마련된다. 특히 이곳 5층에는 주민들의 생활환경 개선 및 여가·휴식 공간 공급을 목적으로 하는 스카이파크(옥상녹화)공간이 1400㎡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도로를 사이에 둔 두 건물을 연결하는 2층 높이의 고가 입체보행로(테크)조성을 통해 보행 안전성과 편의성을 높인다는 계획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시 관계자는 “복합건물 간 연결뿐만 아니라 원당역과도 연결해 연계성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원당혁신지구계획을 위한 예상 사업비는 2528억원 규모다. 사업시행은 고양시·고양도시관리공사·LH가 참여하는 도시재생 리츠(REITs)를 설립해 진행되며 재원마련을 위해 HUG(도시주택보증공사)의 기금 융자·출자 및 국비 등의 지원을 통해 조달하고 고양시는 토지를 현물출자로 제공하는 방식 등을 통해 진행된다. 구체적으로 국비 250억원을 비롯해 총 780억원의 공공예산이 투여되며 나머지 비용은 민간투자와 기금조성을 통해 마련될 예정이다. 

6000억 규모 경제적 효과 기대
혁신지구 사업은 기존 뉴딜사업과 달리 거점중심의 압축개발을 통해 속도감 있게 추진된다는 점에서 그 어느 때보다 성과에 대한 기대가 크다. 국토부는 이번 사업을 통해 1322명의 일자리 창출효과와 5923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예상하고 있으며 공공임대주택 및 낮은 임대료의 공공임대상가 공급을 통해 젠트리피케이션을 예방하는 재생 선순환 구조 구축도 기대하고 있다. 

정광섭 고양도시재생센터장은 “올해 초부터 도시재생혁신지구 사업계획에 대한 소식을 듣고 1년 가까이 국토부 측과 사업선정을 위한 소통을 진행해왔다”며 “이 지역의 가능성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도 좋았고 시에서도 적극적으로 도시재생에 대한 의지를 나타낸 덕에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재준 시장이 올해 도시재생을 주제로 한 도시포럼을 개최하고 도시재생기금을 마련하는 등 적극적인 노력을 펼쳤던 것도 이번 사업선정의 성공요소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10월 고양도시포럼 당시 국외 도시재생 전문가인 피터비숍 런던대학교 교수(사진 맨 오른쪽)와 마크사우스콤 웰링턴대학교 교수(사진 오른쪽 두번째)가 원당혁신지구 예정부지를 방문해 시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

거점개발을 중심으로 한 지역 활성화 전략은 이미 여러 곳에서 성공을 거둔 바 있다. 대표적인 곳이 바로 올해 고양도시포럼에서 발표되기도 했던 영국 런던 킹스크로스 역 도시재생사례다. 낙후된 킹스크로스역 주변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공공주도형 사업을 통해 민간투자를 유인하고, 공공이 사업을 효율적으로 진행함으로써 공공성과 수익성을 모두 얻어 내는 재생전략을 추진했다. 계획을 주도했던 피터비숍 런던대학교 도시설계학과 교수는 지난 10월 고양시 방문 당시 원당혁신지구 계획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고양시는 혁신지구사업을 계기로 쇠퇴위기를 겪고 있는 원당지역 전체에 새로운 활력소가 마련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이번 혁신지구선정을 계기로 내년 성사동 중심시가지형 뉴딜사업 공모까지 성공한다면 고양시가 진정한 도시재생 선도 지역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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