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조사업무 전국 1위, 덕양구 지적재조사팀

지적조사업무 전국 1위, 덕양구 지적재조사팀
팀장-주무관 환상의 호흡 ‘척척’
고양시 최초 ‘행정의 달인’ 선정
시민·동료 위해 꼼꼼한 기록 남겨

덕양구청 지적재조사팀 환상의 콤비 조정남 팀장과 이창성 주무관(사진 오른쪽부터).

[고양신문] 고양시 공무원 2명이 전례 없는 행정서비스 결과물을 만들어내 안팎의 주목을 받고 있다. 주인공은 덕양구청 지적재조사팀 조정남 팀장과 이창성 주무관. 이들은 2018년부터 덕양구 3개 지구의 지적재조사 업무를 순차적으로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주민의 재산권과 관련된 예민한 업무임에도 불구하고, 특유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성실하게 현장을 누빈 이창성 주무관은 탁월한 업무수행 성과를 인정받아 고양시 공무원으로서는 처음으로 행정안전부가 선정하는 ‘행정의 달인’ 타이틀을 획득하는 기쁨을 안았다. 대한민국 모든 공무원 중 10명에게만 주어지는 영예다. 그 중에서도 국무총리 표창은 이 주무관이 유일하다. 2019년을 마무리하는 고양시 종무식에서도 가장 큰 격려와 박수를 받은 이는 단연 이창성 주무관이었다. 

덕양구 지적재조사팀의 행정성과에 대한 치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8년 국토교통부 지적재조사 우수사례 전국 1위를 차지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경기도 지적재조사 기관평가에서도 시·군 단위의 상급 지자체와 경쟁해 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창성 주무관이 현장의 달인이었다면, 조정남 팀장은 업무의 흐름을 막힘없이 조율하는 지휘자였다. 무엇보다도 조 팀장은 덕양구 지적재조사 업무 추진의 전 과정을 138편의 일기와 단편소설, 에세이로 기록하는 부가적 성과물을 생산해냈다. 조정남 팀장이 남긴 ‘고양시 덕양구 지적재조사, 730일간의 여정’이라는 스토리텔링 기록물은 일반인에게는 용어부터 낯선 행정 현장의 구석구석을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 나아가 지적재조사라는 골치 아픈 업무를 담당하게 된 전국의 모든 ‘불행한’ 공무원들에게 지구 선정부터 측량, 경계결정을 거쳐 조정금 정산으로 마무리되는 지적재조사의 길고도 복잡한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주는, 반갑고 미더운 참고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의 달인'에 선정된 이창성 주무관이 윤양순 덕양구청장(오른쪽 두 번째)으로부터 인증패를 전달받고 있다.

 
전문성과 성실함 동시 장착

지적재조사가 정확히 뭘까. 조정남 팀장의 설명을 들어보자.
“지적이란 땅의 면적과 모양, 지목, 소유자 등을 정해놓은 기록을 말하는데, 놀랍게도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토지대장은 1910년 일제에 의해 측량된 것을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정밀한 기법으로 재 측량을 하면 여러 가지 오차와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지요. 이를 해소하기 위해 특별법을 제정해 2013년부터 땅의 경계를 명확히 정리하고 토지정보를 전산화하는 지적재조사 사업을 단계적으로 펼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적재조사 사업은 곳곳에 걸림돌이 박힌, 행정의 난제 중 하나라고 조 팀장은 덧붙인다. 토지소유자들의 재산이 늘어나기도 하고 줄어들기도 하는 예민한 문제이기 때문에, 합의와 조정 과정이 쉽지 않다는 것. 때문에 지적 정리가 절실한 지역부터 사업지구를 선정하는 방식으로 업무를 진행하는데, 덕양구청 지적재조사팀은 활동 2년 만에 벽제1지구와 삼성당취락지구, 그리고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진행되는 화전2지구 등 토지 경계가 복잡하게 얽힌 3개 지역의 사업을 완벽히 마무리 지었다. 조정남 팀장은 성과의 많은 부분을 이창성 주무관의 몫으로 돌렸다.
“감히 단언하자면, 이 주무관은 지적재조사 업무에 관한 한 전국에서 가장 유능한 공무원입니다. 전문성과 친화력을 무기로 지적재조사에 대한 토지주들의 불신과 갈등을 신뢰와 합의로 바꿔내거든요. 물론 그러한 결과를 얻기 위해 엄청난 고생을 이 주무관 스스로 감내해야 했구요. 그 눈물 나는 활약상을 나 혼자 보고 있는 게 아까워 꾸준히 메모 형식의 일기를 남기게 됐습니다(웃음).”

반대로 이창성 주무관은 조정남 팀장의 스마트한 행정력과 기록자로서의 성실함에 엄치를 치켜든다.
“사실 지적재조사 업무는 행정조직 내부에서도 그다지 드러나는 분야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쁜 시간을 쪼개 상세한 일기를 남겼다는 것은 공무원 사회에서 전무후무한 사례라고 봅니다. 업무에 대한 자부심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지요."

지적재조사 사업을 진행하려면 수없이 사업지구를 누비며 토지주들을 만나야 한다.

 
단편소설로 표출한 글쓰기 열정

조 팀장장이 남긴 지적재조사 스토리텔링 기록물을 직접 읽어보니, 기대 이상으로 재밌다. 우선 2년 동안 성실히 기록한 일기 속에는 전문적 정보가 무척 풍부하면서도 이해하기 쉽게 기록됐다. 지적재조사 업무 절차와 갈등 해결 과정이 순차적으로 기술됐고, 공공 행정이 집행되는 현장이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생동감 있게 중계된다. 무엇보다도 3개 사업지역인 벽제1지구, 삼성당취락지구, 화전2지구의 서로 다른 특징과 과제를 차례대로 일별할 수 있도록 했다.

글쓰기 면에서도 조 팀장은 일반인의 수준을 훌쩍 넘어선, 유려하면서도 재치 있는 문체를 보여준다. 공적 기술과 사적 감상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며 전개되고, 곳곳에 은근한 유머 코드도 숨겨놓아 지루하지 않게 술술 읽힌다. 또한 두 사람이 팀워크를 맞춰 이뤄낸 성과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다양한 시상제도에 도전해 합당한 평가를 받아내려는 욕구도 솔직하게 기록했다.  

지적재조사 사업진행 2년의 모든 과정을 스토리텔링 기록물로 남긴 조정남 팀장.

가장 흥미로운 기록물은 ‘땅을 찾아서’라는 제목의 단편소설이다. 1인칭 주인공이 구청 토지과로 발령을 받고, 선임자들의 성격을 파악하고, 남들이 꺼리는 토지재조사 업무를 떠안는 과정이 소설의 도입부다. 이어 토지 문제와 관련한 악명 높은 민원인을 선임자와는 다른 방식으로 응대하는 주인공의 모습이 이어진다. 이 과정에서 공무원 조직의 일부 관료화된 민낯이 정직하게 그려지기도 한다. 소설은 국토교통부로부터 지적재조사에 관한 특별법이 시행된다는 소식을 주인공이 전해 듣고, 민원 해결의 새로운 출구를 모색하는 장면으로 마무리된다. 과제와 희망을 동시에 담은 열린 결말인 셈이다.

지적재조사 전국 일등 ‘고양시’

소설은 일찍부터 글쓰기에 대한 꾸준한 열망을 다듬어 온 조정남 팀장의 탄탄한 내공을 여실히 보여준다. 알고 보니 조 팀장은 바쁜 시간을 쪼개 사이버대학에서 문학사를 받았고, 고양아람누리에서 진행된 소설창작 강좌를 수강하기도 했단다.

조정남 팀장과 이창성 주무관은 2020년에도 ‘소수 정예’의 환상 팀워크를 발휘할 준비를 마쳤다. 그들이 맞닥뜨릴 차기 사업지구가 어디가 됐든, 한명은 부지런히 현장을 누비고, 다른 한 명은 효율적 행정지원을 펼치며 모든 과정을 새로운 기록물로 남기겠다는 각오다.
“덕양구 지적재조사팀의 작은 노력과 성취가 지적재조사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조금이라도 이끌어냈으면 좋겠어요. 지적재조사는 행정 효율은 물론, 토지주들에게 꼭 필요한 사업이니까요. 덕양구 뿐 아니라, 일산동구와 일산서구에서도 지적재조사 사업이 효율적으로 진행돼 고양시가 지적재조사에 관한 한 전국에서 가장 모범적인 지자체가 됐으면 합니다.”   

2019 고양시 종무식에서도 가장 큰 박수를 받은 이창성 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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