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 대한 각별한 애정 ‘울먹’

▲ (왼쪽부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현미 국토부 장관과 유은혜 교육부 장관. <사진=오마이뉴스>

“지역구 포기, 어려운 결정”
“이후 일정 당에 맡기겠다”
지역에 대한 각별한 애정 ‘울먹’
김영환·이윤승 등 출마 거론

[고양신문] 문재인 대통령이 고양시 일산을 지역구로 둔 두 명의 여성 국회의원을 국무위원으로 잡아두는 데 성공했다. 반면 불출마를 선언한 두 장관은 정치인생에서 가장 큰 분수령이 될 결정을 했다. 3선, 4선 국회의원으로의 도약 발판을 스스로 포기한다는 게 쉽지만은 않았을 것.

일산서구의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일산동구의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총선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두 장관은 그동안 여러 차례 출마 의지를 밝혀왔지만, 총선 출마를 위해 장관직에서 물러나야하는 기한인 1월 16일이 코앞으로 다가오자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가 마땅한 후임자를 찾지 못하면서 개각시기를 놓쳤고 결국은 총선에 출마하지 못하게 된 것.

일산의 두 장관들은 마지막까지 총선 출마를 고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지역 보좌진들은 “기자회견 당일까지도 불출마 선언을 반대했다”고 밝혔다. 일찌감치 불출마로 가닥을 잡았던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달리 기자회견장에서 김현미, 유은혜 장관은 지역구 주민에 대한 애정을 담은 발언을 하면서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초대 내각 때 발탁 최장수 장관
“일산은 내 터전, 사랑에 감사”

비례대표로 시작해 일산서구에서 두 번 당선된 3선의 김현미 장관은 2017년 6월부터 문재인 정부 초대 내각 여성 장관으로 2년 넘게 장관직을 수행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 장관은 “지역 주민들의 성원이 저를 장관과 3선 의원으로 만들어줬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인으로서 지역구를 포기한다는 건 매우 어려운 결정이었다. 이제 일산서구 지역구에 대한 것은 당에 맡기겠다”며 “저는 내각에서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비례대표에 출마했지만 떨어지고 일산동구에서 새롭게 정치를 시작해 19·20대 재선 국회의원이 된 유은혜 장관은 김현미 장관보다 1년 4개월 늦은 2018년 10월부터 내각에 합류했다. 기자회견에서 유 장관은 “10년 동안 저를 이렇게 키워주셨고 제 터전이었던 일산을 생각하면 큰 용기가 필요했다. 그동안 함께한 분들의 얼굴이 떠올라 결코 쉽지 않았다”며 눈물을 보였다.

후임자로 김영환, 김유임 등 거론
전략공천 가능성도 배제 못해

불출마가 확정되면서 이제는 두 장관의 후임자들이 누구일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성 간판 정치인들이 지지기반을 잘 형성해 둔 텃밭에 민주당이 중진급 인사를 내려 보낼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전략공천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순 없다. 지역에서도 준비하고 있는 인물이 있기 때문에 당에서 누구를 내려 보내든 지역 인물과의 경선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측된다.

김현미 장관 지역구인 일산서구(고양정)에선 지방선거 때 고양시장에 도전했던 김영환 전 도의원이 기자회견이 있기 전 김 장관에게 미리 출마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이윤승 고양시의회 의장도 총선출마가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주민소환의 당사자였던 만큼 그 부담을 떨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유은혜 장관의 지역구인 일산동구(고양병)는 민주당 후보로는 이상성 전 도의원이 일찌감치 예비후보에 등록했지만 중량감이 다소 낮다는 평이다. 고양병의 지역 인물로는 시장후보 경선을 치렀던 김유임 전 도의원이 있다. 김 전 도의원은 아직까지 출마의사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유 장관과 협의를 통해 출마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유은혜 장관의 지역 보좌관인 조성환 보좌관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지역 관계자에 따르면 “후임자를 당에서 마음대로 낙점하기 보단, 두 장관들이 동의하는 절차는 거칠 것으로 보인다”며 “잘 만들어 놓은 지역기반을 새 인물이 그대로 계승받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장관들의 의중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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