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산동 신원동 등 고양 구간 정류장 22개

관산동 신원동 등 고양 구간 정류장 22개
통일로-서울 중심부 연결 최적의 노선
서울시 준공영제 적자노선 이유로 ‘감축’
협의 없이 공공버스 일방적 폐선은 ‘횡포’


[고양신문]서울 중심부로 진입하는 최적의 대중교통이었던 9709번 광역버스가 2월 1일자로 폐선이 결정돼 이용객들이 충격에 빠졌다. 특히 서울시는 고양시 구간 정류장이 22개에 달해 고양시민에게 큰 피해를 주는 노선 폐지문제를 고양시와 전혀 상의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결정했다.

9709버스는 서울시 버스회사인 서울운수의 노선으로, 파주시 맥금동 차고지를 출발해 금촌과 봉일천, 관산동과 삼송동 등 통일로를 달려 서울시에 진입한 후 숭례문까지 운행된다. 고양시 구간 정류장은 내유동, 가장동, 두포동, 관산동, 대자동, 신원마을, 삼송동, 지축동 등 22개에 이른다. 9709버스는 숭례문 정류장에 새벽 2시에 도착해 막차 손님을 태우고 고양시와 파주시로 돌아온다. 밤 늦도록 이용할 수 있는 유일한 노선이었다.

관산동 주공아파트에 거주하는 한 시민은 “9709번은 심야는 물론, 낮시간에도 서울 중심부로 나가는 가장 편리한 교통수단이었다”면서 “그렇잖아도 대중교통 소외지역인 통일로변 사람들에게 9709번 폐선은 정말이지 날벼락 같은 소식”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버스노선의 폐선 과정은 너무도 일방적이었다. 서울시 대중교통 노선을 결정하는 서울시 노선조정심의위원회는 12월 23일 열린 회의에서 9709버스의 폐선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사전에 고양시나 파주시와 아무런 협의도 없었고, 대안을 마련할 시간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서울시가 폐선 결정을 내린 이유도 씁쓸하다. 준공영제로 운영되는 서울시 버스는 적자 노선을 단계적으로 감축하고 있는데, 서울 외곽 도시를 운행하는 광역버스를 우선적으로 폐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민의 세금으로 지원되는 적자보전 혜택을 타 시민이 받아가는 건 불합리하다는 논리에서다. 고양시 대중교통과 관계자는 “준공영제 예산부담에 대한 서울시의 고민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니지만, 이용객들의 큰 불편이 뻔히 예상되는 상황에서 관련 지자체와 일체의 협의 없이 폐선 결정을 일방적으로 강행한 것은 무척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파주시의 상황도 심각하다. 고양시보다 훨씬 긴 노선이 걸쳐있기도 하지만, 금촌역에서 맥금동까지의 구간은 9709번의 대체노선이 아예 없기 때문이다. 동병상련의 고민을 떠안은 고양시와 파주시는 긴급 협의를 진행하며 대책마련에 나섰다. 우선 9709번의 대체노선으로 고양시 관내업체 서울여객이 운행하는 779일반시내버스를 증차해 운행횟수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막차 시간도 늦춰 심야 귀가 이용객의 불편을 줄이는 방안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증차와 막차시간 연장 등이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수익성과 적자보전, 기사 충원 등에 대해 버스회사와 고양시, 파주시 등 3개 주체의 이해관계가 조율돼야 하기 때문이다. 한 시민은 “후속 대책이 조속히 발표되었으면 좋겠다”면서 “무엇보다도 시민들의 불편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달라”는 절박한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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