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용의 호수공원 통신>

몇 해 전 호수공원 인공폭포에서 바라본 겨울 풍경. <사진=김윤용>
김윤용 『호수공원 나무 산책』 저자

 

[고양신문] 출근 시간입니다. 지하철 1호선 종로3가역에서 환승 열차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날따라 전철이 연착했습니다. 사람이 조금씩 늘어났습니다. 시간이 지나며 발 디딜 틈 없을 만큼 사람들이 밀려들었습니다. 마스크를 한 사람들이 승강장에 빽빽합니다. 갑자기 침을 삼키다 사레가 들었습니다. 기침이 요란스럽게 터져 나왔습니다. 자연스런 생리현상입니다. 그때, 주변에 있던 모든 사람이 저를 쳐다봤습니다. 걱정하는 눈빛이 아니라 두려워하거나 적대하는 눈빛이었습니다. ‘무섭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우한폐렴이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탓입니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 처음 들어본 도시 이름입니다. 이곳에서 지난해 12월 발생한 변종 코로나바이러스 질환이 우한폐렴입니다. 세계보건기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이름 지었습니다. 이 질병으로 인해 세상이 어지럽습니다. 중국은 우한을 봉쇄했고 우리나라에서는 1월 30일 2명 확진자를 추가해 감염자가 6명으로 늘어났습니다.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가 불확실성을 증폭해 국민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두려움을 갖는 것 같습니다. 고양시에서도 3번 째 감염자가 돌아다녔다는 소식에 시민들은 불안해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어이없는 가짜 뉴스가 공포를 더욱 부추기기도 했습니다.

몇 가지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5번 감염자가 ○○시에서 나왔다? ▲고양시 쇼핑몰에서 확진자가 쓰러졌다 ▲건대입구에서 환자인 중국 남성이 쓰러졌다? ▲마스크와 세정제 큰 효과 없다 ▲김치가 치료 효과 크다 등입니다. 모두 사실이 아닌 내용이 과대포장되어 온라인으로 퍼졌습니다. 심지어 지상파 방송 화면까지 조작한 사례도 있다고 합니다. 가짜뉴스가 바이러스처럼 퍼지며 점점 불안감을 증폭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마스크 가격이 3배 이상 뛰고 품귀 현상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국민들은 급작스런 마스크 가격 인상을 두고 판매처와 제조사 등을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모든 마스크는 같은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이번에 마스크에 대한 지식을 조금 얻었습니다. 황사 방지 KF94, KF80 등 암호 같은 의미를 이제야 알았습니다. 최근 며칠 동안 하늘이 맑았습니다. 한때는 잿빛 하늘을 덮은 미세먼지로 마스크가 잘 팔렸습니다. 이제 하늘은 맑고 미세먼지 주의보는 사라졌지만 바이러스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삽니다. 이래저래 마스크는 잘 팔린다는 자조 섞인 말도 들립니다.

방역 당국은 마스크와 손씻기, 다수가 모인 곳에 가능하면 가지 않기 등을 감염 예방법이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감기 예방 상식과 같은 평범한 일반론이어서 사람들은 그 방법으로 가능할까, 하고 의심하는 듯합니다.

감염 예방 수칙을 따르고 사람이 지닌 자연 치유력을 믿었으면 합니다. 보통 때처럼 산책도 하고, 찬 바람도 쐬는 등 자연 속에서 생활하는 용기와 지혜가 필요할 때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에 지나치게 반응하거나 위축되지 말고 일상 생활을 유지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겨울엔 호수공원에 눈다운 눈이 내리지 않았습니다. 눈 덮인 호수공원 설경을 구경할 수 없어서 많이 아쉬웠습니다. 곧 있으면 호수공원에도 봄이 오겠지요. 나무의 잎눈과 꽃눈도 활짝 피어날 것입니다. 봄을 기다리며 산책하듯 일상을 견뎠으면 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고통 받고 있는 감염자와 고립된 우한 주민들에게도 응원을 보냈으면 합니다. 우한 짜요!(武汉加油, 우한 힘내!)

호수공원 아랫말산 정자 옆 봄꽃 풍경. 백목련과 벚꽃이 밝다. <사진=김윤용>
호수공원 무지개 조형물. 여름 풍경이다. <사진=김윤용>
호수공원 월파정 가을 풍경. 메타세쿼이아와 단풍나무, 철쭉 단풍이 붉다. <사진=김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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