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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맘대로 그린 그림이 잘 그린 그림이죠”<책과 이웃> 『그리니까 좋다』 출간한 김중석 작가
  • 정미경 기자
  • 승인 2020.02.13 23:23
  • 호수 1456
  • 댓글 0

<책과 이웃> 『그리니까 좋다』 출간한 김중석 작가

친근하고 재미있는 그림 에세이
할머니들 그림 수업 이야기도 담아
책·전시·강의… 독자들과의 만남

김중석 작가
[고양신문] 고양시에 살고 있는 김중석 작가가 그림 에세이집 『그리니까 좋다』를 출간했다. 김 작가가 그림을 그린 책은 100여 권에 이른다. 최근에는 그림책 『나오니까 좋다』와 산문집 『잘 그리지도 못하면서』로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지난해 김 작가는 고양시를 비롯해 서울, 광주, 원주, 제주 등에서 성인을 위한 그림 그리기와 그림책 만들기 수업을 진행했다. 특히 순천에서 할머니들과 수업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그때의 수업내용과 평소 그림에 대한 생각을 이번 책에 담았다. 오른쪽 페이지에는 그림을 넣고 왼쪽에는 짤막한 글들을 실었다.
엉뚱하게 생긴 괴물 그림들이 친근감을 자아내고, 그림을 어렵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그의 글은 공감과 자신감을 불러일으킨다. 최근 서울 종로구 효자동의 한 갤러리에서 이 책에 등장하는 작품 40여 점을 전시하는 출간기념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화가이자 전시 기획자,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김중석 작가를 만났다.

 

김중석 작가의 그림(사진=김중석)

▶ 책을 출간하게 된 배경을 소개해 달라.
고등학교때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고, 대학교에서도 서양화를 전공했다. 30대 후반부터 전문 작가로 활동했는데, 10여 년 동안 다른 사람의 글이나 책에 맞춰서 그리다 보니 좋아하던 일을 즐길 수 없게 되었고, 나만의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 시간이 나면 자투리 종이에 끄적끄적 낙서처럼 괴물 같은 것을 그렸는데 그것을 본 사람들이 재미있어 했다. 그것들을 모아 이번 책을 만들었다.

▶ 얼핏 보면 아이들 작품 같아 보이기도 하고 슬며시 웃음이 나기도 한다.
즐겁게 그렸다. 저 자신에게도 아주 의미 있는 책이다. ‘입시 미술’을 하며 익힌 법칙을 무시하고 그리면서 쾌감을 느끼기도 했다. 어떤 대상을 보이는 대로 그리는 것보다 느끼는 대로 그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 수업을 하며 보니 사람들이 미술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다. 학창시절에 다른 학과목처럼 그림을 점수로 평가하고 비교하기 때문에 흥미를 잃게 된 경우가 많았다. 전공자들도 다른 작가들과 비교하고 두려워했다. 절대 그럴 필요 없다. 마음껏 그려 보기를 권한다. 편안하게 개성을 살려서 작품 활동을 하면 된다. 그러다 보면 재미있는 그림도 나온다.

▶ ‘순천 소녀시대’ 할머니들이 도록을 만들고 서울에서 전시회를 열어 반응이 아주 좋았다. 작가님이 함께 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다. 그 비결은 무엇인가.
뭘 가르쳤길래 할머니들이 그렇게 잘 그리시냐고 물어보는데 특별히 가르쳐드린 것은 없다. 잘했다고 칭찬해 주는 정도다. 사람들의 그림을 보면 하나씩은 꼭 잘하는 게 있다. 색을 잘 쓰거나, 색을 넣기 전에 형태를 잘 잡거나, 캐릭터 묘사가 좋다. 이때 잘하는 것을 칭찬하면 동기부여가 되고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처음부터 잘못된 것을 지적부터 하면 주눅이 들어서 못한다. 저는 좋았던 것을 얘기하고, 슬쩍 ‘이런 것도 해보시면 좋겠다’고 말하면 그때는 더 즐겁고 재미있게 하셨다. 그리고 남의 그림에는 절대 손을 대지 않는다. 그래서 19명의 할머니들 작품이 다 다르고 개성이 있다.

갤러리우물에서 열린  <그리니까 좋다>  책 속 그림 전시 모습(사진=김중석)

▶ 순천 소녀시대 할머니들의 글을 중간 중간에 넣어 더 색다른 책이 되었다.
그분들의 서울 전시 도록을 만들 때 그림을 그리면서 뭐가 좋았는지 써보도록 했다. 이전까지는 위축된 삶을 살다가 잘하는 게 있다고 누가 인정을 해주니 자신감도 많이 생겼고, 삶에 변화가 생겼다고 하더라. 어떤 대상을 자세히 관찰하게 되었고, 그림 이야기를 하느라 말수가 많아졌고, 세상이 아름다운 것을 느끼게 되었다고 한다. 그분들과 눈높이를 맞추고 최대한 교감을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저도 애정이 생긴 것 같다.

▶ 여러 곳에서 강의를 하고 책을 만들었다.
순천에서 ‘웃장 상인들과 책 만들기’ 강의도 했다. 시장의 통닭집, 국밥집, 과일가게 사장님들이 일주일에 한 번씩 모여 그림을 그리면서 살아오신 이야기, 장사 관련 에피소드 등을 나눴는데 재미있었다. 책도 만들었다. 디자인을 직접 다 해야 하기 때문에 작가에게는 조금 힘든 일이지만 결과물이 나와야 만족도가 높다. 책을 만들어서 완성을 하는 게 필요한 것 같다. 그외 서울 50플러스와 여러곳에서 그림강좌를 하고 있다.

괴물그림 (사진=김중석)

▶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부모님들은 평가를 통해서 내 아이가 미술에 재능이 있는지, 전문적으로 그림을 그려도 되는지 여부를 생각하는데, 예술은 우선 즐거워야 하니까 최초의 쾌락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면 좋겠다. 해보고 계속하고 싶어하면 그쪽으로 공부하게 하면 된다. 그림을 취미로 즐기시는 분들도 많았으면 한다. 자기를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 많지 않은데 마음을 표현하기에도 좋다. 그린 것은 책으로도 한번 만들어 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성취감이 큰 것 같다. 노래는 사라질 수 있는데 그림은 시간이 지나도 남아있으니까 좋다. 이번 제 책은 화집 같다며 주변 작가들도 부러워하고 있다.

▶ 앞으로 계획은.
지금까지처럼 작품 활동과 강의를 하고, 전시 기획하는 일도 하고, 조만간 진주에서도 ‘그리니까 좋다’ 속 그림전시를 할 예정이다. 올 3월에는 전국 동네책방네트워크에서 진행하는 행사에서 홍보대사로 책방을 다니면서 독자들과 만날 계획이다.

그림 에세이집 '그리니까 좋다'

 

오일 파스텔, 페인트 마커로 그린 그림(사진=김중석)

 

수채화 물감과 옥스 크레용으로 그린 그림(사진=김중석)

 

'그리니까 좋다' 그림 에세이 출간기념전에서 김중석 작가(사진=김중석)

 

정미경 기자  gracesoph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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