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지병원 직원 76% 감염 스트레스... 최일선 간호사들 위험인식 최고조

 

[고양신문] 코로나19 위기상황이 장기화되면서 가장 긴박한 대응현장에 있는 병원직원들의 피로도가 누적되고 있다. 무엇보다 감염 우려로 인한 스트레스가 병원 직원들을 짓누르고 있다.

지날달 28일부터 명지병원이 의사·간호사·보건직·행정직 등 1300여 명을 대상(응답률 40.5%)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병원직원 4명중 약 3명이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인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인이 코로나19에 감염될 가능성이 얼마나 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53.4%가 보통, 22.7%는 높다고 응답했다. 전체의 76.1%가 감염 가능성을 염려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결과는 이에 앞서 지난 2월 6일부터 12일까지 실시한 1차 조사결과(35.5%) 보다 무려 40.6%P가 증가한 것으로, 지역감염 확산이 본격화되면서 병원내 감염에 대한 증폭된 불안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병원직원 중에서도 간호직의 감염가능성 위험인식은 79.6%로 가장 높았다. 음압격리병실에 들어가 확진자와 빈번히 마주쳐야하는 업무 특성이 반영된 결과다. 특히 음압격리병실에 들어갈 때 착용하는 방호복은 현 치료시스템에서 바이러스 확산의 가장 위험스러운 매개물이다.  환진자와 접촉하면 바이러스가 방호복에 묻기 때문에 방호복을 착·탈의 할 때 스트레스 강도는 최고조를 이루는 것으로 전해진다. 

명지병원 관계자는 “확진환자를 가장 가까이서 돌보면서 반복적으로 방호복을 입고 벗다보니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간호사들이 생긴다”면서 “특히 벗을 때 신경이 더 쓰이는 데 조심해서 벗지 않으면 방호복의 바이러스가 본인 손이나 몸에 묻게 되고, 그렇게 되면 본인 주변의 모두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할 위험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그는 “보통 방호복을 빨리 입어야 20분 정도 걸리고 벗는 데는 30분 정도 걸린다”고 설명했다.  

명지병원 의료진이 음압격리병실에서 환자를 돌보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 명지병원 제공.

간호직 외에도 보건직 역시 아침마다 엑스레이 촬영을 많이 하기 때문에 감염 우려에 대한 적잖은 스트레스를 경험한다. 또한 병원을 내원하는 전체 고객을 대상으로 열을 체크해야 하기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도 감수해야 한다. 명지병원 관계자는 “이들이 감염자 혹은 감염 의심자를 걸러내지 못하면 감염이 확산되기 때문에 긴장에 따른 스트레스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명지병원 직원 본인이 감염될 경우 건강영향이나 각종 피해의 심각성에 대해서도 46.6%가 ‘심각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코로나19가 가져다준 일상의 변화 정도에 대해서도 69.7%가 ‘상당한 변화’라고 답했다.

코로나19라는 위기상황에서 야기되는 사회적 비용도 문제지만, 의료 현장의 노력과 고충에 대한 보상시스템을 어떻게 갖출 것인가에 대한 새로운 문제도 제기된다. 이번 명지병원 설문 설계와 분석을 담당한 서울대 유명순 교수는 “코로나 환자 치료를 담당하는 의료 종사자들의 추가 노동과 노력을 ‘전사’나 ‘천사’의 이미지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이들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보장하는 시스템 없이는 위기대응의 후진성을 극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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