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신문 주최 21대 총선 후보자 초청토론회 고양정(일산서구)  


기업유치로 일산가치 높이겠다는 카뱅 대표 이용우 후보 
창릉신도시 막기 위해 나선 도시주택전문가 김현아 후보

[고양신문] 고양정 선거구는 경기북부에서 가장 뜨거운 선거구다. 그리고 여러모로 흥미로운 선거구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을 배출한 지역구이지만, 국토부의 부동산정책에 대한 반발이 가장 심한 지역 중 하나이기도 하다. 아직 성장을 현실화하기 위한 방법론은 무르익지 못한 상태지만, 고양 일산테크노밸리·방송영상밸리·GTX 조성으로 성장의 밑그림을 그린 당은 집권 여당인 민주당이다. 

미래통합당은 정부의 부동산정책을 실패라고 규정하고, 정부 부동산정책에 대한 대표적 비판자인 김현아 의원을 ‘최공격수’로 배치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기업 유치 여망이 높은 지역이라는 점을 감안, 금융계·산업계에 잔뼈가 굵은 이용우 카카오뱅크 대표라는 카드로 응수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집값 안정과 서민주거복지를 위한 부동산 정책이 큰 방향에서 ‘잘못되지 않았음’을 승리로써 입증해야 한다. 미래통합당은 창릉3기신도시로 유발된 ‘일산의 분노’를 지렛대 삼아 8년 만에 지역을 탈환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물리적으로는 한 석이지만 양당에 미치는 상징성은 ‘한 석 이상’이다. 고양정 선거구는 어느 당이 패배하든 후유증이 큰 선거구가 될 가능성이 있다.  
 

집값 불만 들춘 김, 기업유치가 과제라는 이 
토론회에서 비춰진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후보와 미래통합당 김현아 후보는 지지확보를 위한 공략 포인트를 다소 달리했다. 

김 후보는 도시주택전문가로서 현 정부 부동산정책에 대한 비판에 치중했다. 비판의 핵심은 “부동산의 특징을 외면하고 편향된 정치이념으로 부동산 ‘정책’을 부동산 ‘정치’로 둔갑시켰다”는 것이다. 김 후보는 유권자 불만, 특히 창릉신도시에 따른 집값 하락률 수치를 상대후보에게 질문하기도 하고, 탄현공공택지지구 지정에 반대하는 주민들의 호소를 외면하는 민주당의 행태를 언급하기도 했다. 현 정부 부동산정책에 대한 비판자로서의 면모는 “일산주민들이 일산을 외면하는 창릉신도시를 막아달라고 저를 불렀다. 그 부름에 따른 임무를 수행하고자 고양시정에 출마를 결심했다”라는 본인소개에 잘 드러났다.  

▲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이용우 후보는 상대적으로 미래지향적이었다. 경제전문가로서 기업 유치가 필요한 일산서구에 적합한 인물임을 강조했다. 이는 본인소개를 하며 “카카오뱅크를 만들고 혁신을 이뤄서 성공했던 기업인으로서 산업현장에서 발생하는 요구를 가장 잘 알고 있다”라는 말로 뒷받침했다. 

이 후보는 집값 하락이라는 현재의 문제 원인을 창릉신도시에서 찾기보다 산업기반 부족이라는 데서 찾았다. 일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유치를 통해서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고 일산의 가치를 올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현대자동차가 기아자동차를 인수하는 과정, 카카오뱅크를 설립하는 과정 등 기업인으로서 해왔던 경력을 나열하며 산업생태계를 잘 알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며 기업유치의 적임자로 어필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강변북로 입체화·3호선 연장안 두고 공방   
이에 반해 방송과 토론 경험에서 우위에 있는 김현아 후보는 언어전달력과 토론장악력에 있어서 발군이었다. 특히 김 후보는 지하철 3호선 파주운정 연장사업에 대해 작심한 듯 집요하게 질문해 이 후보를 궁지로 몰아넣었다. 이 사안은 총선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노선이 확정되고 않았고 노선을 놓고 지역사회의 분열과 갈등을 초래한 사안이다. 가좌마을을 우회하는 안과 덕이 ~ 운정 구간을 직행하는 안 등  두 가지가 검토되고 있지만, 지역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다.  

▲ 미래통합당 김현아



김 후보는 이런 상황을 십분 활용했다. 결국 이 후보가 3호선 연장 사업에 착공·완공 시기를 명확히 대답하지 못하자, 보란 듯이 “저에게 강변북로 입체화에 대해서 그렇게 추궁하더니, 3호선연장의 사업시기에 대해 왜 구체적으로 말하지 못하는지 의구심이 든다”라고 회심의 공격을 퍼부었다. 이 대목에서 이전의 수세를 만회하는 동시에 도리어 역공을 퍼붓는 영리함을 보였다. 1시간 3분가량의 전체토론 시간을 통틀어 김 후보의 공세가 가장 정점에 있었던 순간이었다. 

반면 일찌감치 지역에 캠프를 꾸린 김현아 후보에 비해 비록 뒤늦게 선거에 뛰어들었지만, 이용우 후보가 일산의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은 상대적으로 거시적이었다. 수도권정비법을 경제 권역별로 새로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점이나 더불어민주당 규제혁신특위위원장 경험을 내세워 일산을 규제자유특구의 모델로 지정하겠다는 포부는 눈여겨볼 만하다. “전 세계 게임 챌린지를 킨텍스에서 정례적으로 할 수 있도록 기획하자”라는 아이디어나 “킨텍스라는 건물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건물 안에 어떤 소프트웨어를 담고 어떤 행사를 준비해야 할 것인지 많이 고민해야한다”는 말에서도 ‘혁신형 CEO’의 면모가 드러났다.  

이 후보는 본인의 단점으로 “보시다시피 외모”라고 말하자 방청객에서는 웃음소리가 나왔다. “나이 많은 사람으로 오해받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고 말하는 이 후보는 1964년생으로 상대후보인 김 후보에 비해 5세 연상이다. 보기에 따라서는 정치인으로서의 세련된 말솜씨가 뒤쳐진다는 인상을 주지만 “남들이 어렵다고 하는 일들에 도전할 때 오히려 설레는 마음을 가진다. 일산에 와서도 여러 가지 산적한 문제를 혁신으로 풀도록 하겠다”라고 말한 대목에서 말이 아닌 행동으로 증명해 보이는 실천가의 결의를 읽을 수 있다. 

▲ 25일 고양신문 주최 4·15총선 고양시정(일산서구) 후보자 토론회가 유튜브 생방송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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