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m 등에 업고 신속 대피

▲ 어르신을 등에 업고 피신하는 경찰관. 벽제동 야산 임시건물에 거주하던 92세 어르신은 거동이 불편해 화재에도 대피하지 못하고 있었다. 

연기와 불길 위협 급박한 상황
500m 등에 업고 신속 대피

 

[고양신문] 고양시 벽제동에서 강풍으로 야산에 불이 번지자 인근에 거주하던 주민들이 긴급 대피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때 산 중턱에서 거동이 불편한 92세 어르신이 살고 있다는 현장제보를 받은 경찰관이 연기를 뚫고 어르신을 발견, 등에 업고 500m가량 떨어진 안전한 곳까지 이동했다. 자칫 조금이라도 늦었다면 연기흡입으로 생명까지 위험한 상황이었지만 경찰관의 빠른 판단과 용기 있는 행동으로 어르신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지난 1일 오후 1시40분경 고양경찰서는 벽제동 소재 인근 야산과 밭, 임시건물 등에서 원인불명의 화재가 발생했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소방대원 등과 함게 현장에 출동했다. 강풍으로 불은 삽시간에 야산에 흩어진 민가로 번졌다.

경찰관에 따르면 야산에는 임시건물에 거주하는 어르신 등이 살고 있었는데, 불길이 갑자기 번지다 보니 옷을 제대로 챙겨입지 못하고 나오는 주민들이 대다수일 정도로 대피가 급박하게 이뤄졌다. 불길 또한 생각보다 커 소방헬기까지 동원됐다.

경찰관들이 주민 20여 명을 대기시키던 중 “92세 어르신이 산 중턱에 거주하고 있는데, 아직 피신을 못한 것 같다”는 주민의 제보를 입수했고, 차량통행이 불가하다고 판단한 경찰관은 신속하게 산 중턱으로 달려가 장애로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을 산에서 발견해 등에 업고 500m가량을 혼신을 다해 뛰었다.

고양경찰서 관계자는 “주변에 연기가 자욱할 정도로 위급한 상황이었지만, 빠르게 피신해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해당 경찰관과 어르신은 건강에 이상이 없는 상태다”라고 설명했다.

김선권 고양경찰서장은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의 신속한 판단으로 시민의 생명을 구조할 수 있었다. 고양경찰서는 앞으로도 시민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 벽제동 야산 중턱, 주민이 살던 한 임시 건물이 불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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