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같은기간 대비 매출 20% 급감. 장항2동 라페스타 상권 -570억

 

요식업 분야 가장 큰 피해, 매출 75억 급감

패션잡화 미용 스포츠 문화레저 모든 분야 감소

약국 식료품점 자동차판매 등 일부 매출은 증가

 

[고양신문] 코로나발 경제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다. 지난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한국경제 성장률은 –1.4%로 떨어졌다. 금융위기를 겪던 2008년 4분기(-3.3%) 이후 11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가장 심각하게 타격을 입은 분야는 민간소비분야다. 작년과 비교해 무려 6.4%가 감소했다. 외환위기 시기인 1998년 1분기(-18.8%)이후 가장 큰 감소율이다.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소비가 크게 위축되면서 음식,숙박,여행 등 서비스분야와 가전, 의류 등 재화 분야를 가릴 것 없이 매출이 하락했다.

고양시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외출자제가 일상화되고 지역소비가 위축됨에 따라 특히 지역경제를 떠받히는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의 피해가 매우 커지고 있다. 고양신문은 지난달 30일 고양시정연구원이 내놓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고양시 소비동향 분석 및 시사점’(윤신희 연구원)보고서를 통해 고양시에 닥친 코로나발 경제재난규모를 실증데이터로 살펴봤다. 이를 통해 자영업자들이 겪고 있는 피해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어떤 업종과 지역의 피해가 특히 심각한지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여행업계 매출 작년 대비 ‘반토막’

해당 보고서는 고양시 점유율 1위 업체인 신한카드 카드사용 데이터를 토대로 하고 있다. 코로나19 유행 이후의 카드 사용내역과 전년 같은 기간의 사용내역을 비교해 구체적인 피해 규모를 분석했다. 보다 객관적인 비교를 위해 일부 데이터를 보정했으며(2019년과 2020년 유사 기간 일자 보정) 지역소비와 무관한 보험, 통신, 자동이체, 온라인 쇼핑 등의 업종은 제외됐다.

1월 20일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으로 발생한 날이다. 보고서는 해당 일부터 3월 15일까지 8주간의 소비변화를 추적했다. 소비감소가 본격화된 시점은 신천지 발 집단감염사태가 시작됐던 2월 21~23일부터였다. 작년에 비해 증가세를 보이던 소비금액이 이때를 기점으로 급격하게 하락했다. 그 결과 같은 기간 작년 대비 약 5175억원의 매출이 사라졌다. 비율로 따지면 무려 19.5%가 감소한 것이다.

재난의 결과는 평등하지 않다. 자영업자들의 경제적 타격 또한 마찬가지였다. 전반적인 매출감소가 이어진 가운데 업종별 편차도 살펴볼 수 있었다. 보고서는 사업장을 13개 업종으로 대분류하고 이를 다시 63개 상세업종으로 소분류했다. 사실상 모든 영역의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한 반면 ‘공적마스크 특수’를 누린 약국(+16%)을 비롯해 음/식료품 판매(+11%), 자동차판매(+43%) 등에서 일부 매출이 증가하기도 했다. 감염병 재난에 대응하기 위해 식료품을 사 모으고 차를 구매한 결과다.

매출액 기준으로 봤을 때 가장 타격이 심각한 곳은 요식업 분야다. 작년대비 평균 무려 75억원의 매출이 감소했다. 그중 한식 분야에서만 40억원의 매출이 증발했다. 비율로 따지면 약 22%의 소비가 줄어든 셈이다. 유통 분야의 타격도 심각했다. 평균 64억원의 매출이 감소했는데 이중 백화점에서만 40억원이 줄어들어 작년 매출의 절반수준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감소율로 살펴보면 여행업계의 피해가 가장 눈에 띈다. 호텔, 여관, 관광여행사 등 관련분야 매출액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47%가 감소해 사실상 반토막이 났다. 학원업계의 타격도 심각한 수준이다. 총 22%의 매출이 감소했는데 이중에서도 유치원 등 유아교육분야에서 가장 큰 피해가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68%). 사람들 간의 만남이 뜸해지면서 패션 및 잡화분야(-30%)와 미용업(-23%), 스포츠/문화/레저업(-18%)분야의 매출도 크게 감소했다.

 

라페스타 상권 장항2동 570억 감소

지역별 소비현황을 살펴보자. 고양시 39개동 중 소비 감소추세가 가장 심각한 지역은 경기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라페스타 상권이 위치한 장항2동이었다. 작년 같은 기간 2037억원에서 1466억원으로 무려 570억원의 매출이 감소했다. 장항2동의 경우 소매업(1376곳)과 음식점 및 주점(1083곳)이 밀집되어 있는 지역으로 특히 피해가 심각했다. 지역별 하루 평균 소비금액을 살펴봐도 작년에 비해 309만원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뒤이어 백석1동(353억원), 대화동(322억원), 창릉동(319억원), 화정2동(314억원), 흥도동(299억원)순으로 매출이 감소했다. 마찬가지로 상업시설들이 밀집한 지역이다. 고양시에서 유일하게 매출이 증가한 지역은 효자동(7200만원)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지축지구 신규입주에 따른 일시적인 효과인 것으로 보여진다. 그 외 지역의 소비액은 모두 10~20%이상 감소했다.

매출감소율로 살펴보면 가장 피해가 심각한 지역은 마두2동이다. 무려 35.8%의 매출이 줄어들었다. 이 지역에 위치한 병원, 학원가, 대형유통시설의 매출이 전반적으로 하락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학원가가 밀집한 행신1동 또한 29.4%의 감소율을 나타내 다음 순위를 차지했다. 매출피해액 규모가 컸던 장항2동과 백석1동의 경우 매출감소율도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각각 –28%, -28.9%).

해당 연구를 진행한 고양시정연구원 윤신희 박사는 “데이터 분석결과 고양시 내 매출감소가 심한 업종은 요식업, 쇼핑, 여가, 관광, 미용분야였으며 대다수는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에 해당한다”며 “이들을 위한 지원 정책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구체적인 지원방안으로는 ▲고양시내 식당, 스포츠, 숙박, 여행업체에서 발행하는 쿠폰을 고양페이로 선구입할 시 고양시에서 일정금액을 지원하는 식의 소비 바우처 지급 ▲최근 논의되고 있는 고양시 자체 공공배달서비스 어플 이용 및 지원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 카드 수수료 지원제도 ▲지원이 절실한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지원절차를 간소화 하거나 신청을 대행할 수 있는 상담센터운영 서비스 도입 등이 제시됐다.

특히 경제주체들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발굴하기 위해 전면적인 실태조사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윤신희 박사는 “보다 정확한 피해규모를 파악하고 실질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전면적인 실태조사가 필요하다”며 “현재 고양시 차원에서 관련예산을 확보한 상태이며 이르면 6월까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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