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신문 청년정책 좌담회 청년당사자 3인에게 묻다

청년당사자참여기구 마련 불구
역량지원강화·참여확대 과제
실태조사 및 청년지원단 시급
청년담당관내 외부전문가 둬야

 

2021년은 청년정책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 23일 청년들의 새로운 도전과 혁신, 문화적인 삶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방안으로 제1차 청년정책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고양시 또한 제1부시장 직속 청년담당관 신설을 통해 기존 일자리 중심에서 벗어나 주거, 교육, 복지·문화, 참여·권리 등의 영역을 포괄하는 종합대책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고양시가 청년정책 추진의지를 높이면서 청년당사자들이 참여하는 거버넌스 기구인 청년정책협의체와 청년정책위원회의 역할도 강화될 전망이다. 고양시는 2017년 청년기본조례 통과 이후 청년정책 심의·자문 기능인 위원회와 청년정책 모니터링과 의제발굴을 담당하는 협의체를 운영하고 있다. 고양신문은 청년정책 변화에 앞서 현재 청년거버넌스 기구에 참여 중인 당사자들에게 직접 의견을 들어보는 좌담회를 진행했다. 지난 30일 화정터미널 내 청취다방에서 진행된 청년정책 좌담회에는 이사야 청년정책위원장, 한정민 청년정책협의회 위원장, 신지현 위원이 참석했다.  

정부 청년기본계획 추진, 고양시 청년담당관 도입을 앞두고 고양시 청년거버넌스 기구에 참여하는 당사자 3인을 초청해 고양시 청년정책의 현재와 미래를 논의하는 좌담회를 가졌다. 사진 왼쪽부터 이사야 고양시 청년정책위원장, 신지현 고양시 청년정책협의체 위원, 한정민 위원장.
정부 청년기본계획 추진, 고양시 청년담당관 도입을 앞두고 고양시 청년거버넌스 기구에 참여하는 당사자 3인을 초청해 고양시 청년정책의 현재와 미래를 논의하는 좌담회를 가졌다. 사진 왼쪽부터 이사야 고양시 청년정책위원장, 신지현 고양시 청년정책협의체 위원, 한정민 위원장.

 

올해 청년정책협의체와 청년정책위원회 활동을 돌아본다면

이사야 청년정책위원회는 올해 상반기 하반기 두 번밖에 모이지 못했다. 그마저도 위원들의 참여가 저조했다는 아쉬움이 있다. 이번 청년담당관 신설을 계기로 청년거버넌스 핵심 기구인 위원회 역할이 좀 더 강화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제안했던 내용은 청년창업가들을 위한 고양시만의 특화된 인증제도를 만들어보자는 것이었다. 인증 받은 회사가 지역에서 사업을 좀 더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인데 현재 안양시에서도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고양시 청년창업 지원이 중앙정부 사업에 비해 실효성이 다소 떨어진다고 느끼는데 이런 부분들은 좀 더 개선되었으면 좋겠다. 

신지현 올해 2기 청년정책협의체는 초기에 전체 위원 절반이 운영위 참여의사를 보일 정도로 적극적이었고 실제로 연간 운영계획에 대해서도 함께 논의하는 과정이 있었다. 이를 통해 일자리, 창업, 생태환경, 인권, 교육, 문화예술 등 6개 분과도 정했고 분과모임을 통해 의제발굴과 정책제안도 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로 인해 대면모임이 어려워지면서 처음 생각했던 계획이 흐지부지된 것 같아 아쉽다. 얼마 전에 협의체 토론회를 진행했던 것이 사실상 유일한 공식 활동이었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이 크다. 

한정민 지난 2년간의 활동을 돌이켜보면 협의체 고유 역할인 정책 모니터링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것 같다. 개개인의 참여와 노력은 있었지만 조직적인 성과가 없었던 것 같아 아쉬움이 크다. 처음 시작하는 협의체 활동이다 보니 처음에 구성원 간의 규칙이나 시스템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했는데 결과적으로 내부논의에만 8개월이 소요됐고 막판에 결과물을 내기 위해 급하게 행사를 마련하는 과정이 반복된 것 같다. 물론 시행착오도 있고 코로나 영향도 컸지만 무엇보다 협의체에 모인 청년 각자의 욕구들을 하나로 모아내는 과정이 너무 어려웠다. 우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부터 해야 할까 수없이 화두를 던졌지만 결과적으로 의미 있는 성과는 거두지 못했던 것 같다. 
 

청년 거버넌스 기구가 운영된 지 3년째다. 어떤 성과가 있었나.

이사야 해를 거듭할수록 거버넌스 구조가 점차 뿌리내리고 있다고 느낀다. 처음 활동했을 때와 비교해보면 이제 고양시 청년정책을 하나씩 알아가고 있고 집행부와 청년당사자 간에 이해의 폭도 예전에 비해 넓어졌다고 생각한다. 이런 방향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신지현 비슷한 의견이다. 당장 정책적 성과는 없지만 1기부터 3기부터 매년 50명의 청년당사자가 참여하고 있다. 그들 모두 고양시에 살고 있는 시민들이고 이들이 청년 거버넌스를 한 두 번씩 경험했다는 자체가 큰 의미를 가진다고 본다. 지난번 협의체 토론회에서도 이야기가 나왔는데 여기에 참여한 것만으로도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는 좋은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지금까지 우리가 겪는 문제를 함께 논의하고 개선해나가는 경험이 거의 없었는데 협의체를 통해서 같이 학습할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거 외에는…, 아 올해 청년협의체 회의비 지급이 예산에 반영된 것도 성과라면 성과일 것 같다(웃음).

한정민 협의체 활동을 통해 다양한 청년들을 알게 된 것, 교과서에서만 봤던 ‘거버넌스’라는 것을 실제로 경험할 수 있었다는 것도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 내가 살아가는 터전에서 제도와 정책이 이뤄지는 과정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 건 소중한 경험인 것 같다. 다만 위원장으로서 좀 더 많은 청년들이 참여하고 적극적으로 역할을 해줬으면 하는 욕심은 있다. 
 

반대로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이사야 정책위원회에서 고양시 청년정책 전반에 대한 심의가 이뤄지지 못하는 부분은 아쉽게 느껴진다. 주로 청년정책팀의 사업만 다루기 때문에 이를 테면 청년주거, 청년문화 같은 타 부서 내용들은 논의되지 않고 정보를 얻으려고 하면 따로 담당부서에 물어봐야 하는 등 부서  간 장벽 문제가 남아있다. 한번은 소상공인과에 청년관련 정책이 있어서 연락해봤는데 청년정책위원회의 존재 자체도 모르더라. 마침 청년담당관이 신설되는 만큼 청년정책과 관련된 부서 간 연계문제가 해결되길 바란다.  

한정민 협의체의 경우를 보면 행정에서는 회의 횟수와 참여인원은 챙기는 반면 정작 여기에서 무슨 이야기가 나왔는지, 네트워킹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소홀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협의체가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역량강화 교육도 필요하고 시스템도 마련되어야 하지 않을까. 물론 부서입장에서도 어려움은 있겠지만 체계적인 지원방안을 고민해줬으면 한다.  


 

고양시 청년정책에 대해 평가한다면

신지현 청년정책이 왜 필요할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닐지라도 사회진출을 앞둔 청년들이 겪는 각종 문제들에 대한 일종의 응급처치로서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 이런 점에서 보면 고양시 청년정책이 그동안 일자리·창업 중심으로 추진된 점은 아쉽게 느껴진다. 취업문제뿐만 아니라 이를 테면 프리랜서나 비진학청년의 주거·노동문제 같은 다양한 영역에 대한 정책이 마련됐으면 좋겠다. 

한정민 세대 간의 불평등 문제를 봐도 청년정책 필요성은 명확하다고 생각한다. 구체적인 지원정책도 중요하지만 오늘날 청년세대가 겪는 여러 문제들의 특수성을 이야기하고 담론을 형성하는 기능으로서도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점에서 청년담론을 형성하는 기구로서 청년정책협의체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이사야 구조적인 부분을 놓고 보면 고양시 청년정책 시스템은 타 지자체에 비해 우수하다고 본다. 다른 지역과 비교해보면 상대적으로 체계가 잘 잡혀있고 동두천, 의정부 등에서 벤치마킹하기도 했다. 다만 세부적인 부분에서 보완해야 할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이를테면 최근 시에서 일산동구 브로멕스 타워에 청년창업공간을 마련했는데 매입방식이 아니라 임대료 지원 방식이다 보니 나중에 임대료 인상을 감당하지 못하고 청년 기업들이 떠나는 문제가 있었다. 
추가하자면 경기도처럼 청년거버넌스 융합, 활동가 지원, 청년정책 연구 등을 지원하는 청년지원단 같은 제도가 마련돼 체계적인 지원이 이뤄졌으면 좋겠다. 현재 운영 중인 청취다방도 단순히 커뮤니티 공간 기능뿐만 아니라 청년지원을 총괄하는 허브센터로 확장되길 바란다. 

 

이번 청년담당관 신설을 계기로 청년정책 추진에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바라는 점이 있다면. 

이사야 먼저 고양시 청년정책의 기본이 되는 조례와 기본계획부터 재검토 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비대면 운영 등 새로운 상상력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본다. 코로나로 인해 청년들의 사회참여가 많이 위축됐는데 소외되는 이들이 없도록 참여기회를 확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신지현 고양시 청년 전반에 대한 실태조사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아가 일종의 주민참여예산제 같은 청년참여예산제가 도입됐으면 좋겠다. 협의체에서 발굴된 의제들을 모아 청년총회를 통해 투표에 붙이고 뽑힌 정책들을 직접 실현할 수 있도록 하면 협의체 활동도 더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한정민 이번에 청년담당관 부서가 신설된다고 하지만 별정직 공무원 같은 외부 전문가 채용이 뒤따르지 않으면 한계가 명확하다고 생각한다. 기존 틀을 타파하고 혁신적인 청년정책을 도입하려면 청년전문가가 꼭 필요하다고 본다. 외부 공모를 통해 청년비서관을 채용한 경기도 사례를 본받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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