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곳동 ㈜온스농장 심온 대표

 

완숙꿀 성분분석 의뢰 결과
뉴질랜드 마누카 꿀 비해
플라보노이드 함량 9배 높아
도시양봉 시 정책지원 필요 


[고양신문] “막연히 좋을 거라고 생각만 했는데 막상 연구결과를 수치로 받아보고 놀라기도 했고 뿌듯했죠. 우리농장에서 생산된 꿀이 세계적인 품질이라는 것이 데이터로 증명이 됐으니까요.”

㈜온스농장 심온(53세) 대표의 표정은 그 어느 때보다 밝았다. 지난 9년간의 양봉 외길을 인정받는 기분이었다. 심 대표는 지난 1월 식품성분 분석 구제공인기구인 한국농업기술실용화재단에 온스농장 완숙꿀의 성분 분석을 의뢰한 결과 플라보노이드 함량이 12.980mg/100g에 달한다는 결과를 받았다. 이는 세계 최고품질로 평가받는 뉴질랜드 산 마누카 꿀의 함량인 1.468±0.126mg/100g에 비해 무려 9배가량 높은 수치다. 플라보노이드는 폐놀계 활성산소 억제 물질로 벌꿀에 함유된 항산화물질을 비교하는 척도로 꼽힌다. 항산화물질은 노화방지에 도움이 되고 면역력을 높이는 성분으로 알려져 있다. 

심온 대표는 “그동안 한국벌꿀이 세계 유수의 벌꿀 못지않다는 연구결과는 간간이 나왔지만 이에 대한 검증이나 공인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아 그 우수성을 입증할 기회가 없었다”며 “하지만 이번 분석 결과를 통해 자랑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게 됐다”고 기뻐했다. 

전직 시의원이었던 그가 양봉에 뛰어든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심온 대표가 양봉에 처음 눈을 뜬 것은 2013년 경이다. 당시 직장생활과 시 정책자문 역할을 번갈아 하던 그는 오랜 스트레스로 인한 어깨 석회증세를 겪었다. “몇 년 동안 병원을 다니면서 고생하던 중 벌침주사로 효과를 보면서 벌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어요. 계속 공부하다보니 벌이 생산하는 꿀, 로얄제리 같은 것들이 모두 인간의 건강과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유망업종이라는 생각에 시작하게 됐죠.” 

처음에는 혼자서 작게 시작하다가 5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뜻을 함께 하는 사람들과 농업회사법인 온스를 세웠다. 이어 2018년 10월 법곶동에 ‘허니순 꿀벌농장’을 설립해 현재 운영 중이다. 약 2000평 규모인 이곳에서 매년 600kg이상의 꿀이 생산되고 있으며 경기도에서 유일하게 6차 산업 벌 체험장으로 지정돼 다양한 체험교육프로그램도 병행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시판되는 양봉꿀 중 가장 품질이 높은 완숙꿀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완숙꿀은 초봄부터 가을까지 벌이 벌집을 완전히 다 채우고 기다렸다가 채취하는 꿀로서 연 1회만 생산 가능하다. 올리고당을 섞어 파는 가짜 꿀은 물론이고 벌에 설탕을 먹여 만들어내는 사양 꿀, 한번 끓여서 수분을 줄이는 농축 꿀 등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미네랄, 아미노산, 항산화물질 등 영양소가 풍부하다고 심 대표는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 또한 온스농장에서 생산된 완숙 꿀을 분석해 나온 수치다. 이에 대해 한동욱 PGA 생태연구소장(전 국립생태원 연구본부장)은 “사계절이 뚜렷한 한국의 기후특성상 사시사철 피어나는 꽃들에서 채집된 다양한 성분들의 벌의 생리효소로 보존·집적된 결과이자 초봄부터 가을까지 일년을 기다리며 완숙시킨 기다림의 결과로 추정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또한 한 소장은 “어쩌면 온스농장 뿐만 아니라 식물종다양성이 유지되는 전제하에 다른 곳에서도 이러한 완숙꿀 제조과정을 거칠 경우 유사한 품질의 훌륭한 꿀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된다”고 전하기도 했다.

심온 대표는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양봉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심 대표는 “외국의 경우 양봉산업을 국가차원에서 소, 돼지와 함께 3대 축산업 중 하나로 육성하고 있으며 특히 도시양봉에 대한 지원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반면 한국의 경우 제대로 된 지원이 전무하다”고 이야기했다.

질 좋은 국산 벌꿀의 산업화를 촉진하고 국내외 유통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벌꿀의 생산과 유통, 가공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고양시에도 은퇴 후 양봉업을 꿈꾸는 인구가 점차 늘어나는 만큼 시차원에서 관련 연구, 판로개척 등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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