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호진 자인메디병원 소화기내과 원장의 건강칼럼

송호진 자인메디병원 소화기내과 원장

[고양신문] 아침저녁으로는 쌀쌀하고 한낮에는 여름처럼 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차가운 음료를 찾는 이들이 늘어났다. 속 깊은 곳까지 짜릿한 시원함을 전해주는 건 물론 기분까지 상쾌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인데, 실제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사계절 내내 큰 인기다.

하지만 평소 장 건강이 좋지 못하다면 주의할 필요가 있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을 악화시키는 주범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이란 뚜렷한 기질적 이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대장이 과민 반응하는 질환을 말한다. 보통 긴장되는 상황에 놓이거나 과도한 스트레스 등 심리적 요인이 작용했을 때 증상이 심화되는 것이 특징이다.

설사와 변비, 복통 등을 반복적으로 가져오고 이와 더불어 속을 더부룩하게 만들거나 배에 가스가 차 방귀와 트림을 자주 하게 만들기도 한다. 또 이러한 증상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찾아오기도 해 여러 모로 큰 불편함을 야기하는데, 심각한 경우에는 우울증으로도 이어질 수 있어 반드시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아쉽게도 과민성대장후군은 아직까지 뚜렷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생활습관이나 식습관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대장에 자극을 줄 수 있는 음식을 피하는 것이 첫 번째라 할 수 있는데, 여기에는 차가운 음식이나 음료도 포함된다. 

차가운 음식과 음료는 체내 온도를 떨어뜨려 소화기관 대장기능에도 문제를 일으킨다. 또 자극받은 장은 민감도가 높아져 과민성대장증후군 증상을 심화시킨다. 따라서 평소 장 건강이 취약하다면 아무리 더워도 차가운 음료를 반복적으로 섭취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

이와 동시에 기름지거나 맵고 짠 음식들도 주의해야 한다. 자극적인 음식들은 대장의 면역력을 저하시켜 과민성대장증후군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덧붙여 과민성대장증후군 환자들이 필수적으로 기억해야 할 식품이 있다. 바로 포드맵(FODMAP) 식품이다. 이는 소장, 대장에서 흡수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더부룩함과 설사의 원인이 되는 식품을 뜻한다. 생마늘과 생양파, 우유와 치즈 등의 유제품, 콩과 액상과당 등이 대표적인 포드맵(FODMAP) 식품이다.

반대로 호박이나 쌀, 바나나, 귀리, 당근, 감자 등은 대장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소화가 용이해 과민성대장증후군 환자들이 섭취하면 좋은 식품으로 꼽힌다.

음식 섭취에 이어 과민성대장증후군은 평소 스트레스 관리에도 신경 써야 한다. 본인만의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적절히 해소하는 것이 필수적이며 의료진의 진단 및 충분한 상담을 통해 체계적인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도 필요하다는 점을 꼭 기억해야겠다.

송호진 자인메디병원 소화기내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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