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집행률은 점차 높였지만... 순세계잉여금 전체 예산 11%

 

[고양신문] 고양시가 매년 10% 이상 쓰지도 못할 예산을 묵혀두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걷은 세금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다음해로 넘기는 규모가 연간 수 천 억원에 달한다는 것. 애초에 예산설계를 잘못해 발생한 이 ‘묵은 돈’ 때문에 정작 필요한 정책에 예산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발표된 2020년 회계연도 결산서에 따르면 작년 고양시 순세계잉여금 규모는 450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본예산(3조8097억)대비 약 11%이상의 금액이다. ‘순세계잉여금’은 사업에 집행하지 못하거나 예상보다 세금이 많이 걷혀서 남는 예산을 말한다. 즉 고양시가 작년 한해 시민들을 위해 써야 할 예산 중 10%이상을 제대로 쓰지 못하고 남긴 셈이다. 실제로 행정안전부는 매년 지자체들에게 순세계잉여금 비율을 최대한 낮출 것을 권고하고 있다. 

세부내용을 살펴보면 전체 순세계잉여금 중 지출잔액이 60%로(2698억원)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집행사유미발생 14%(632억원), 초과세입금 13.8%(623억원), 예비비 7.6%(346억원), 보조금정산잔액 3.1%(143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관행적으로 지자체는 예산을 집행하다 남은 금액을 예비비로 편성하거나 지출잔액으로 잡는다. 따라서 쓰다 남은 예산을 추경에서 예비비로 넘겨 연말이 되면 당초 본예산 예비비보다 훨씬 늘어나는 것이다. 순세계잉여금 가운데 67.6%(예비비+지출잔액)는 예산을 처음부터 잘못 설계해 발생한 금액이라고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시 예산담당관 관계자는 “순세계잉여금 중 특별회계 853억원 가량은 킨텍스 3전시장 계획을 앞두고 사전에 예비비로 편성해 놓은 것”이라며 “일반회계 경우에도 전체 예산 대비 지출잔액이 3.9%정도에 불과해 타 지자체에 비해 집행률이 높은 편이다”라고 해명했다. 

다만 민선7기 출범 이후 매년 순세계잉여금 비중이 낮아지고 있는 부분은 긍정적인 요소다. 고양시 순세계잉여금 규모는 2016년 3457억원(16%)에서 2017년 3715억원(15.4%), 2018년 4705억원(17.2%)으로 매년 급격히 상승했지만 2019년 이후 점차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이는 ‘묵은 돈’을 줄이기 위한 시의 노력이 일정정도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기획행정위 소속 장상화 의원은 “순세계잉여금은 매년 반복적으로 지적되는 문제지만 다행히 고양시의 경우 최근 2년간 남는 예산의 비중이 줄어드는 등 나름대로의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앞으로도 주민이 낸 세금이 제대로 예산 편성돼 쓰일 수 있도록 지속적인 감시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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