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용우한의사의 건강칼럼

유용우 유용우한의원장
유용우 유용우한의원장

[고양신문] 인간 생존에 직결되는 식욕은 건강의 지표이자 삶의 가장 큰 즐거움 중 하나다. 식욕은 긴장, 스트레스, 과로 등 외부적 영향을 많이 받는다. 또한 계절의 영향도 커서 봄이 되면 입맛을 잃게 되거나 여름에 무더위가 찾아오면 만사가 귀찮고 짜증이 나면서 먹는 것마저 귀찮아지는 경우도 있다. 특히, 한창 성장기에 있는 아이들에게 식욕부진이 만성화되면 성장에 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건강에도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식욕부진의 원인
식욕부진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하나는 다른 질병으로 인해 소화기능이 억제된 경우다. 감기, 급성비염, 축농증 기관지염, 폐렴 등 호흡기 점막의 기능이 떨어지면서 소화기 점막에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또한 면역력 감소, 과로나 스트레스, 장부의 질환이 영향을 끼치는 경우도 많다. 특히 여름에 체열조절이 어려워서 과도하게 땀을 흘리거나 수면 장애를 겪는 경우에도 쉽게 식욕이 떨어진다.

다른 하나는 본래 약한 소화기를 가지고 태어난 경우인데, 내 몸에서 부담 없이 소화할 수 있는 음식을 적절하게 섭취해야 한다. 그런데 무더운 여름철에는 당장 몸에서 요구하는 차갑고 시원한 냉음료나 냉식품을 찾다 보면 소화기능이 저하돼 가볍게는 식욕부진, 심하게는 장염까지 앓을 수 있다. 특히, 찬 음료를 많이 찾는 어린이들의 경우 식욕부진이 만성화돼 결국은 체중감소, 변비, 빈혈과 같은 영양소 부족으로 인해 각종 질환으로까지 이어져 ‘성장부진’의 원인이 된다.

식욕부진의 유형
식욕부빈의 유형은 크게 3가지로 살펴볼 수 있다. 먼저 입맛이 전혀 없는 경우다. 몸에서 음식의 필요성을 못 느껴 먹고자 하는 욕구가 없는 상태이거나 소화능력이 극도로 저하된 상태다. 췌장의 기능이 떨어져 소화능력이 떨어지고 이에 따른 전반적인 대사능력도 같이 저하되면서 스스로 먹는 것을 절제하는 양상을 보인다. 

두 번째는 밥을 못 먹는 경우로, 소화기관에서 음식물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상태다. 소화기 관의 운동성이 극도로 떨어져 음식물이 목을 넘어가지 못하는 것이다. 이는 비장과 위장이 잘 협력하지 못해 운동성이 떨어졌거나 대장 기능이 약해진 경우로, 장에 가스가 차서 조금만 먹어도 잘 먹을 수 없게 된다.  

셋째, 밥을 억지로 먹는 경우다. 어른들은 조금이라도 먹어야 힘이 난다고 생각해서 억지로 먹지만, 아이들은 부모님이나 선생님의 눈치를 보며 밥을 먹는 경우가 있다. 

식욕부진을 해결하는 방법
식욕부진을 이겨 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음식에 대한 오관의 판단을 존중해 주자. 역설적이게도 식욕이 없고 소화능력이 떨어질수록 먹는 것의 중요성이 높아져서 오관의 감각이 먹는 것에 집중돼 쉽게 소화할 수 있는 음식을 판별해낼 수 있게 된다. 우리는 눈으로 보고 먹을지 안 먹을지를 결정하고, 냄새를 맡고 향기롭거나 역겹거나를 판단하며, 맛을 보고 맛있다 없다 등에 대해 종합적으로 판단해 최종적으로 먹을지 말지를 결정한다. 음식을 소화할 수 있는지, 꼭 필요한지 등에 대한 우리 몸의 오관이 판단하기 때문에 가장 먼저 이를 존중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둘째, 내 몸에서 당기는 것을 먹어야 뼈와 살로 간다는 것을 명심하자. 식사할 때 정서적으로 먹고 싶은 욕구에 따라 씹다보면 위장에서 당겨서 저절로 넘어가는 음식은 뼈와 살로 간다. 이를 달리 해석하면 대사활동의 말단인 세포에서 영양이 부족하면 혈중의 영양분을 흡수하고, 혈중에 영양이 부족하면 간에서 흡수하며, 간에 축적된 영양분이 부족하면 소화기관인 장에서 흡수하며, 장에 공간이 생기면 외부의 음식이 당기게 되는 것이다. 반대로 억지로 먹는 음식은 몸에 부담을 준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과부하 흔적을 남기게 되는데, 부담이 커지면 소화기능을 파탄시켜서 체기와 장염을 유발한다.

셋째, 마시는 것을 적극 활용하자. 씹어 먹는 음식은 소화 시 씹고 삼키는 과정에서 여러 난관이 있기 때문에 먹히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마시는 음료는 냄새만 역하지 않으면 쉽게 섭취할 수 있다. 장의 운동성도 적게 요구되고, 소화가 안 되면 자연스럽게 배출되므로 마시는 것에 대해서는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만큼 먹을 수가 있다. 실제로 식욕이 저조한 아이들 중 밥은 안 먹지만 우유, 주스, 요구르트는 부담 없이 너무 잘 먹는 아이들이 많다. 어른들도 억지로 먹으려 하기보다는 성장기 분유 등으로 영양분을 공급하면서 내 몸이 식욕을 회복할 수 있는 여유를 주자.

넷째, 기분이 좋으면 식욕도 좋아진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자. 식욕은 구조적 기반인 소화기 능력과 정서적 요인이 결합돼 나타난다. 즉, 즐겁고 여유 있고 편안한 분위기에서는 식욕이 높아지고, 긴장되고 부담되고 불쾌한 분위기 속에 있으면 식욕은 한없이 떨어진다. 그러므로 꼭 먹어야 한다는 부담을 가지지 말고, 좋은 음식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즐겁게 먹을 수 있게 된다면 식사량은 점점 늘어날 수 있다. 특히, 아이들은 이러한 정서적인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집에서는 안 먹지만 유치원에서는 잘 먹거나 외식을 하면 잘 먹는 경우가 있다. 정서적인 컨디션이 좋을 때 몸에 기운이 나면서 소화능력도 덩달아 증가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활동량을 키우자. 내 몸의 활동성이 좋아야 식욕이 높아진다는 것을 마음에 새기고 이왕이면 즐겁게 할 수 있는 운동을 선택하고, 운동 후 상쾌함을 잘 유지하고 관리한다면 식욕도 왕성해질 수 있다. 

유용우 유용우한의원장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