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고양시지역아동센터협의회 정책포럼

 

고양시 센터 30곳 설문결과
종사자 월급 200만원 안돼
재정난, 행정과부하 등 호소
보편적 돌봄기관 전환되어야


[고양신문] 2004년 법제화 이후 17년째 지역 돌봄 현장의 최전선에서 활동하고 있는 지역아동센터. 하지만 운영비 부담과 정부지원 부족 등 다양한 문제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로 인해 고양시 내 지역아동센터는 2011년 이후 지속적으로 센터수가 줄고 있으며 운영의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지역 내 공적 돌봄 안전망에도 위험신호가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어려움을 겪는 지역아동센터의 실태를 조명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정책포럼이 22일 고양시청 문예회관에서 열렸다. ‘지역사회 내 공적 돌봄 안전망을 위한 발전방안 모색’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는 고양시 지역아동센터 협의회와 고양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가 주관한 가운데 현장 종사자, 시의원, 학부모 등 다양한 주체들이 참석해 열띤 논의를 진행했다. 현장에 참석한 이용우 고양정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또한 “출생률 문제가 심각한 현 상황에서 공적 돌봄에 대한 논의는 매우 중요하다. 지역아동센터를 포함해 다양한 현장주체들이 참석한 오늘 자리에서 구체적인 정책이 나오길 바란다”는 응원의 말을 남겼다. 

첫 발표를 맡은 최성복 동녘지역아동센터장은 고양시 지역아동센터 30곳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센터 현황과 개선과제에 대해 발표했다. 최성복 센터장은 “보건복지부가 2019년부터 지역아동센터 돌봄서비스 질 제고를 위한 공공화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고양시 또한 협동조합, 재단법인 등 법인 운영기관이 전체 43%를 차지하고 있지만 상황은 전혀 나아지지 않고 있다”며 “종사자 처우에 대한 대책 없이 공공성 강화만을 외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고양시 지역아동센터들의 경우 종사자 평균 경력이 센터장 10년 6개월, 생활복지사 4년 2개월임에도 불구하고 월 평균급여는 각각 197만원, 185만원에 불과했다. 이처럼 낮은 급여문제뿐만 아니라 과도한 업무부담, 고용불안, 상대적 박탈감 등을 겪으면서 이직률과 퇴직률 또한 높은 실정이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문 닫는 센터 
최 센터장은 “전국적으로 방과 후 혼자 있는 ‘나혼자아동’이 전체 아동의 20%이상으로 집계되는 상황에서 돌봄 최전선에 있는 지역아동센터의 역할은 더욱 높아지고 있는 상황”며 “고양시 또한 현재 32개 센터에 902명의 아동이 이용 중이며 총 154명의 고3졸업생을 배출해 대학진학 및 취업률 95%를 나타내는 등 청소년들의 안정적인 사회진출에도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러한 지역아동센터의 공적돌봄 역할에 비해 현재 처해진 현실은 암담하기만 하다. 설문조사 결과 센터장과 생활복지사 모두 운영상 어려움의 1순위로 재정난을 가장 많이 꼽았으며 2순위로는 행정업무 과부하 문제를 이야기했다. 지난 10년 내 문을 닫은 20곳의 센터들 또한 공통적으로 ▲센터 운영의 경제적 어려움 ▲타 복지시설과의 인건비 형평성 문제 ▲감정노동에 의한 스트레스 및 과중한 업무를 폐관이유로 꼽았다. 

설문조사 참여자들은 센터 정상화를 위한 과제로 종사자 처우개선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최 센터장은 “지금까지 지역아동센터 선생님들이 오직 가치와 헌신만 바라보며 버텨왔지만 언제까지 지속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코로나19로 인해 아동돌봄 공백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진 상황에서 앞으로 지역아동센터가 안심돌봄시스템 구축, 교육 및 문화정서지원에 중요한 역할을 맡을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번 포럼을 시작으로 지역아동센터에 대한 지원정책이 마련되고 아이들이 어느 시설을 이용하든지 차별 없는 보편 돌봄 체계가 갖춰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돌봄을 넘어 넘어 교육·문화서비스 
두 번째 발표를 맡은 임원선 신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지역아동센터는 과거 국가가 돌봄 정책에 무관심했던 시기부터 빈민운동을 시작으로 공부방 운영까지 이어온 역사가 있다”며 “이제는 지역사회 내에서 돌봄을 넘어 교육, 정서함양, 문화서비스, 아동문제 사전예방 등 다양한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며 지역아동센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무엇보다 이제 한 가정을 넘어 지역사회 전체가 돌봄을 책임지는 시대인 만큼 양질의 센터운영을 위한 고양시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임 교수는 “노원구의 경우 북카페 등 다양한 형태로 지역아동센터를 지원해 이용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고양시 또한 공적 돌봄 강화를 위해 지역아동센터의 역할을 이해하고 지원을 높일 필요가 있다. 그 첫 번째는 종사자 처우개선과 인력배치 강화가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진행된 토론 순서에서도 다양한 논의가 나왔다. 김덕심 시의원은 “지역아동센터는 이용아동의 특성에 맞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고 교육과 복지기능을 통합 수행하는 장점이 있다”며 “공공성을 높이고 내실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이제 보편적 돌봄기관 전환을 위해 소득기준 제한을 없애고 신고제 허가제 전환, 운영비 지원 현실화, 공공운영모델 도입 등의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봉식 문화복지위원장은 “지역아동센터뿐만 아니라 지역 내 다양한 돌봄 기관들과 네트워크를 통해 공적 돌봄체계를 구축한다면 고양시 차원에서도 적극적인 지원과 협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신실 고양시 사회복지사협회장은 과거 꿈틀이 지역아동센터 운영경험을 통해 지역아동센터의 중요성과 종사자 처우개선을 강조했으며 김수진 중산다함께돌봄센터장은 지역 내 촘촘한 공적 돌봄체계 구축을 위해 다함께돌봄센터와 지역아동센터 간의 협력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점을 이야기했다. 송유리 학부모와 김재윤 졸업생 또한 각자의 경험을 토대로 지역아동센터의 필요성과 역할을 강조했다. 

최창의 행복한미래교육포럼 대표는 “고양시가 가진 위상에 비해 돌봄 복지를 책임지는 지역아동센터의 실태가 너무 열악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됐다”며 “이번 포럼을 계기로 획기적인 개선방안이 마련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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