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경 기자의 공감공간] 테마카페 ‘제2공단’

파주 헤이리예술인마을 레트로 명소
70~80년대 정서 간직한 소품 가득  
시그니처 메뉴 나사모양 ‘공단빵’ 인기
임진강 너머로 지는 석양 풍경 일품
 

테마카페 '제2공단' 2층 모습. 
테마카페 '제2공단' 2층 모습. 

[고양신문] 힘들고 어려웠던 시절도 세월이 흐르면 그리운 추억으로 기억되기도 한다. 파주 헤이리예술인마을 근처 테마카페 ‘제2공단(대표 최봉권)’은 우리의 70~80년대를 돌이켜 볼 수 있는 레트로 감성을 불러일으킨다. 카페에는 타자기, 재봉틀, 다이얼 전화기 등 외부와 내부 곳곳에 빈티지 소품들이 자리하고 있다.  

매장 2층으로 향하는 계단의 중간에는 ‘증산·수출·건설’, ‘금촌농협창고’라고 적힌 낡은 간판이 걸려 있다. 2층은 88평 규모로, 카운터 매대로 사용 중인 산업용 선반기계, 높다란 천정까지 닿아 있는 대형 집진기 등이 있고, 불을 밝힌 조명등이 환하게 빛나면서 실내를 설치작품처럼 보이게 한다. 벽면의 붉은색 고벽돌과 천정의 녹슨 함석도 그때의 분위기를 되살린다. 

1층에 꾸며진 산업뮤지엄. 
1층에 꾸며진 산업뮤지엄. 

1층의 오른편은 ‘산업뮤지엄’이자 카페 제2공단의 모티브 공간이다. 산업역군들 덕분에 우리나라가 발전했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어, 그 시절 실제 공장에 있던 사물들로 현장을 재현했다. 왼편에는 80년대 중반 지방 도시의 다방 풍경으로 꾸몄다. 

이 공간을 만든 최봉권 대표는 2005년 헤이리예술인마을에 개관한 한국근현대사박물관의 관장이다. 이곳은 한국의 근현대생활사와 관련된 자료 9만여 점이 비치되어있는 사립 박물관으로, 우리 근현대사의 아기자기한 생활상을 보여주고 있다.

카페 ‘제2공단’은 2021년 5월에 오픈했다. 최 대표는 레트로풍 물건에 대한 애착과 향수를 가지고 있어서 소장한 자료가 어마어마하다고 한다. 박물관과는 달리 이곳은 불특정 다수가 오는 카페이기 때문에 서양물건까지 포함해서 자유롭게 구성했다. 대신 시작과 끝, 모든 것을 레트로 콘셉트로 지향했다. 

거대한 집진기로 꾸민 2층 내부. 
거대한 집진기로 꾸민 2층 내부. 

박물관에서 근무하다가 카페를 오픈하면서 이곳에서 함께 일하고 있는 박언선 실장은, 평소 커피를 좋아했고 카페 오픈을 위해서 바리스타 관련 자격증을 여럿 땄다고 한다. 
“손님들은 이곳이 실제 공장이었냐, 제1공단도 있느냐고 물어보시는데 그렇지 않아요. 1공단보다 2공단이 부담이 덜하고, 1공단이나 3공단에 대한 또 다른 상상을 하게 되는 것처럼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둔다는 의미로 이름을 지었어요. 관람을 주목적으로 했기 때문에 좌석 간 거리가 널찍널찍하고 카페 규모에 비해 좌석 수는 그리 많지 않은 편입니다.”

커피는 스페셜티 G1 등급으로 국제대회에서 우승한 고가의 원두를 사용한다. 아메리카노는 화사한 맛의 에티오피아와, 고소한 맛의 과테말라산 원두 2가지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초콜릿 맛을 내는 ‘페레로 라떼’와 쿠키 맛을 표현한 ‘빠다 코코넛 라떼’가 베스트 메뉴다. 달콤하고 진한 맛의 커피와 코코넛 입자가 씹히는 식감이 독특하다. 

시그니처 메뉴인 공단빵과 커피, 빠다 코코넛 라떼
시그니처 메뉴인 공단빵과 커피, 빠다 코코넛 라떼

디저트로는 나사 모양의 ‘공단빵’이 시그니처 메뉴다. 즉석에서 직접 구워 따끈따끈한 빵맛이 일품이다. 주중에는 공단빵과 쿠키류만 판매하지만, 주말에는 모든 베이커리류를 제공한다. 회색빛의 둥근 양은 쟁반에 얹어 내오는 커피 한 잔과 공단빵은 아련한 그때 그 시절의 맛과 풍미를 소환한다.

평일 낮에는 주로 중장년층의 남성들이 많이 찾고, 주말에는 젊은층과 가족 단위로 와서 구경하곤 한다. 2층의 안쪽 창가에 앉아 있으면 주변의 논밭과 멀리 임진강 너머 북한 땅도 보인다. 특히 석양이 질 때 임진강변 뷰가 장관이다. 음악도 귀에 익숙한 팝송들이 나와 편안하다.  

박 실장은 “추억의 창고에서 커피 한잔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시기 바란다”면서 “앞으로도 카페 분위기와 음료는 기본적인 것에 충실하자는 생각으로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주소 : 파주시 탄현면 성동리 새오리로 17 (화요일 휴무)
전화 : 050-71476-8873

80년대 다방 분위기로 꾸민 공간. 
80년대 다방 분위기로 꾸민 공간. 
임진강 너머로 지는 석양 뷰가 멋진 2층 창가.  
임진강 너머로 지는 석양 뷰가 멋진 2층 창가.  
선반기계로 꾸민 2층 카운터.
선반기계로 꾸민 2층 카운터.
카페 제2공단
카페 제2공단 외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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