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경 기자의 공감공간] 정원 카페 ‘피콕그린’

햇살과 바람 머무는 아름다운 정원
사방이 트인 루프탑에서 즐기는 풍경 
프랑스식 계란 파이 ‘키쉬’ 인기 

[고양신문] 성석동 고봉산 바로 아래에는 자연을 가득 품은 숲속 카페가 있다. 산 아래에 숨어 있는 ‘피콕그린(대표 신지현)’은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 많은 이들이 찾는 명소가 됐다. 2년 전에 오픈한 이곳은 30대의 젊은 청년이 운영하고 있다. 

원래 이곳은 신지현 대표 부친의 사무실이 있던 곳을 카페로 새롭게 꾸민 것이다. 어려서부터 미술을 공부한 신 대표는 조각을 전공했고, 공간을 연출하는 것이 특기라고 한다. 그는 카페를 오픈하기 위해서 커피와 베이킹을 본격적으로 배웠다. 

“유럽의 전원 호텔 콘셉트로 카페를 열었어요. 시골의 편안함과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꿈꿨지요. 푹신하고 편안한 소파를 갖췄고, 우드 느낌이 들게 했는데요. 이곳에서는 새가 지저귀는 소리를 항상 들을 수 있죠. 휴식뿐만 아니라, 책을 읽거나 글을 쓸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해요.”

피콕그린의 싱그러운 여름 풍경. [사진제공=피콕그린]
피콕그린의 싱그러운 여름 풍경. [사진제공=피콕그린]

신 대표 자신도 카페를 오픈하기 전에는 카페에서 공부를 하면서 오래 앉아 있었고, 그 순간이 좋았기 때문에 다른 이들도 이곳을 그런 용도로 이용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매장 입구에는 『파우스트』를 비롯해 녹색 표지의 문학책이 여러 권 진열돼 있다. 손 대표의 어머니가 읽은 책들이라고 한다. 공간 내부의 꽃과 식물, 그리고 장식품들이 인테리어 효과를 높이고 있다.

1층은 실내가 60평 규모다. 오른쪽 공간은 핸드드립 전용 공간이다. 앞으로 와인 판매나 커피 수업 등 문화 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사방이 탁 트인 2층 루프탑에서는 카페 바로 앞쪽에 있는 실내 낚시터의 한가로운 풍경과, 식사동 고층 아파트의 전경을 볼 수 있다.

[사진제공=피콕그린] 
[사진제공=피콕그린] 

정원은 ‘독일 정원의 아버지’라 불리는 칼 푀르스터의 ‘일곱 계절의 정원’을 모티브로 해서 만들었다. 건물 주변으로 잔디와 돌을 깔아놓아 나무와 꽃길 사이를 산책하기에 좋다. 숲속 테이블에 앉아 햇살과 바람 속에서 커피를 마시면 계절의 흐름을 느낄 수 있다.

공작새의 날개 빛깔과 같은 청록색을 뜻하는 ‘피콕그린(Peacock green)’이라는 상호는 녹색을 좋아하는 신 대표가 정했다. 마스코트 그림은 공작새 대신 양을 닮은 알파카이다. 알파카는 초원에서 사는 동물로 자연 친화적인 이곳의 느낌과 부합한다. 카페에서는 플라스틱 최소화를 위해 생자연분해 옥수수 빨대를 사용하고 있다. 

[사진제공=피콕그린]
[사진제공=피콕그린]

커피는 산미가 나는 에티오피아 계열의 원두를 판매 중이다. 신맛을 꺼려하는 이들에게는 디카페인이나 브라질 원두를 이용한 핸드드립 커피를 권하고 있다. 시그니처 메뉴인 프랑스식 계란 파이 ‘키쉬’가 인기 만점이다. 감자, 양파, 양송이를 주 재료로 한 오리지널, 소시지, 스파이시 3가지 맛이 있다. 계란 반죽으로 만든 파이 틀을 24시간 숙성하여 오븐에 장시간 구워내는 전형적인 슬로우 푸드다. 특히 스파이시 키쉬는 마늘과 청양고추를 첨가해 한국식으로 재해석했다. 한정수량이어서 조기 품절된다.

브런치 메뉴는 조리 실장이 도맡아서 만들고 있다. 브런치 세트는 음료, 키쉬, 단호박 스프, 제철 과일 야채 샐러드로 구성된다. 단호박 스프는 단호박을 손질해서 찌고, 양파는 카라멜 라이징으로 단맛을 내고 있다. 우유를 넣고 끓여서 부드러운 맛이 난다. 신 대표는 “어르신들이 단호박 스프를 무척 좋아하신다”면서 “가족 단위로 방문해서 좋은 시간을 보내는 것을 보고 있자면 뿌듯하다”고 말했다.

“비 오는 어느 날 길 잃은 진돗개 한 마리가 찾아왔어요. 비에 젖은 털이 호박 색깔이어서 이름을 ‘호박이’라 짓고 키우게 됐지요. 사람들을 무척 따르지만, 다른 개들을 보면 짖더라고요. 그 이후로 손님들의 안전을 위해서 노펫, 노키드 존이 되었지요. 새소리, 나뭇잎 스치는 소리, 야생화가 가득한 고봉산 기슭에서, 편안하고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주소 : 고양시 일산동구 성석로 111-45
문의 : 031-976-4382(일요일 휴무)

[사진제공=피콕그린] 
[사진제공=피콕그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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