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되나 싶더니 대선 후 상승... 윤 정부, 부동산대책 발표 유예, 리모델링·재건축 기대감 ‘찬물’

[고양신문] 한동안 안정세를 보이던 고양시, 특히 일산의 아파트 가격이 다시 뛰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일산동구 아파트 가격은 이달 18일 기준 전주 대비 0.06% 상승했다. 지난달 마지막 주(3월 28일 기준) 0.03% 오르며 상승 전환한 뒤 4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 일산서구는 6주 연속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2월 내내 아파트 가격이 떨어진 일산서구는 대통령 선거(3월 9일) 직후인 지난달 첫째 주(3월 14일 기준)부터 0.03% 오르며 상승 전환한 뒤 계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덕양구는 오히려 12주 연속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1월 마지막 주(1월 31일 기준)에 전주 대비 0.02% 가격이 하락한 후 장기 하락 국면에 놓여 있다. 

고양시 아파트 거래량 역시 2월 275건에서 3월 520건으로 89% 급증했는데 거래의 대부분 일산의 아파트가 차지하고 있다.  

이렇게 일산과 덕양이 아파트 가격변동이 상반된 이유는 윤석열 당선자의 리모델링·재건축 규제완화, ‘1기 신도시 재정비사업 촉진 특별법’ 공약의 영향이 크다고 풀이할 수 있다. 일산의 구축아파트 중심으로 리모델링·재건축 기대감이 커지게 됐고, 이러한 기대감은 시장에 가격 상승 신호를 주기 때문이다. 부동산업계는 “리모델링·재건축 추진 단지에 대한 매수 문의는 늘어나고 있고, 아파트를 팔려고 시장에 내놓은 매물은 거둬들이는 분위기”라고 전한다.  

리모델링·재건축 기대감으로 일산의 구축아파트 중심으로 가격이 다시 상승하고 있다.
리모델링·재건축 기대감으로 일산의 구축아파트 중심으로 가격이 다시 상승하고 있다.

일산뿐만 아니라 다른 1기신도시 아파트 가격은 전반적으로 상승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 이렇게 잠잠하던 아파트 가격이 상승국면으로 들어서는 등 시장 불안만 키우게 되자 리모델링·재건축 등 불합리한 규제를 신속하게 완화할 것을 공언한 차기 정부도 속도조절에 나서고 있다. 윤석열 당선자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부동산 관련 각종 규제완화책을 차기 정부 출범 이후로 정책 발표를 미루기로 한 것. 

이렇게 되자 일산의 리모델링·재건축 추진 아파트 단지 입주민들은 최근 들어 기대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후곡, 문촌, 강선, 호수 마을 등 일산의 몇몇 단지들은 재건축 혹은 리모델링 사업에 시동을 걸고 있는 상황에서 혼란만 준다는 지적이다. 

일부 부동산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다른 단지보다 빨리 추진하려는 마음에 재건축 준비에 나섰는데 인수위가 규제 완화책을 똑 부러지게 내놓지 못한 상황이다 보니 주민들은 혼란감을 가진다”면서 “차라리 리스크가 적은 리모델링으로 선회하자는 주장을 펼친는 주민들도 생기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리모델링 조합설립 인가를 앞둔 단지의 한 주민은 “리모델링에 대한 주민동의를 구할 초기부터 아예 재건축을 주장한 사람들이 있었다. 이 사람들은 재건축 완화를 차기정부의 공약으로 내 건 만큼 지금이라도 재건축으로 방향선회하자는 입장이다”라고 전했다. 
 
더구나 최근의 철근·콘크리트 등 건축자재 가격 상승도 리모델링·재건축 추진 움직임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건축자재 값의 폭등은 건설업체가 그 비용을 고스란히 리모델링·재건축 추진 아파트 소유주들에게 전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 주민은 “비용은 대부분 소유주들에게 전가될 것인데 과연 소유주들이 과연 평당 적어도 1000만원 이상에 달하는 자기부담 비용을 마련할 수 있을까”라며 의구심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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