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 울프, 프리다 칼로, 쿠사마 야요이>
‘BOOK+IMAGE’ 시리즈 11번째 전시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7월 17일까지

[이미지 제공=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이미지 제공=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고양신문] 책과 예술을 잇는 특별한 전시를 이어오고 있는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이 ‘BOOK+IMAGE’ 시리즈 11번째 전시로 <강박과 사랑, 그리고 예술–버지니아 울프, 프리다 칼로, 쿠사마 야요이 그래픽 노블>을 열고 있다. 앞선 전시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예술서적 전문 출판사 ‘미메시스’에서 출간하는, 세계적 예술가들을 소재로 한 해외 그래픽노블(예술성 높은 단행본 만화) 시리즈를 테마로 책 속의 이미지와 영상자료, 설치 조형물 등을 아우른 흥미로운 전시를 관람객들에게 선보인다.

이번에 소개된 세 명의 예술가들은 각각 문학(버지니아 울프), 미술(프리다 칼로), 전위예술(쿠사마 야요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작품세계를 구가한 대가들이다. 장르는 서로 다르지만, 세 사람의 생애를 들여다보면 닮은꼴 무늬들이 반복적으로 그려진다. 하나같이 불타오르는 예술적 열정과 재능을 지녔지만 현실의 굴절 사이에서 고통을 겪었고, 사회의 고정관념에 굴하지 않고 당당히 맞선 여성 예술가들이다.    

이처럼 개인과 시대의 한계를 뛰어넘고자 몸부림쳤던 예술가들의 초상을 서로 다른 개성을 지닌 세 명의 그래픽노블 작가들이 독창적인 필체로 그려냈다. 

전시를 기획한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관계자는 “세계적 대가라는 명성 뒤에 가려진 불안정한 내면과 고통이 새로운 예술세계를 창조하는데 어떻게 작용했는지를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찬란한 명성, 격정적 사랑… 쓸쓸한 죽음
『버지니아 울프』(리우라 가브리엘라) 

[이미지 제공=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이미지 제공=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내면의식의 흐름을 정교하게 그려낸 20세기 최고의 모더니즘 작가로 불리는 영국의 소설가 버지니아 울프(1882~1941). 소설과 평론으로 놀라운 성공을 거두고 누구보다도 열정적인 사랑을 나누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평생 정신질환과 우울한 내면을 극복하기 위해 싸우다가 코트 속에 돌맹이를 채운 채 스스로 강물속으로 들어가 생을 마감한다.

『버지니아 울프』 (리우라 가브리엘라) 
『버지니아 울프』 (리우라 가브리엘라) 

버지니아 울프의 마흔 살 이후의 삶을 그려낸 작가 리우바 가브리엘라는 주인공의 불안정한 마음을 다채로운 색상으로 표현했다. 대사 없이도 긴장과 감동을 선사하는 그래픽노블만의 매력을 맛볼 수 있다.

전시는 창작의 고통, 연인에 대한 열정, 남편의 사랑에 대한 죄의식 등 버지니아 울프의 불안하고 다층적인 심리를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래픽노블 작가의 짧은 인터뷰 영상도 만날 수 있다.

 

죽음의 공포와 당당히 맞선 불꽃같은 열정   
『프리다 칼로』(반나 빈치)

[이미지 제공=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이미지 제공=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멕시코의 토속 문화와 결합한 초현실주의와 상징주의 화풍으로 유일무이한 예술세계를 구축한 프리다 칼로(1907~1954)는 가장 유명한 남미 여성 화가 중 한 명이다. 그녀의 삶 역시 평생을 따라다닌 교통사고의 트라우마, 디에고 리베라와의 고통스러운 결혼생활 등으로 얼룩졌지만, 예술에 대한 식을 줄 모르는 열정으로 인상적인 걸작들을 탄생시켰다. 

『프리다 칼로』 (반나 빈치)
『프리다 칼로』 (반나 빈치)

그래픽노블 작가 반나 빈치는 전설적 예술가 프리다 칼로의 짧지만 강렬했던 인생을 극적이면서도 대담한 필체로 표현했다. 책은 ‘죽음’과의 대화로 시작해 ‘죽음’과의 독백으로 끝난다. 평생 죽음과 대면하면서도, 결코 굴복하지 않고 영감으로 승화시킨 프리다 칼로의 위대함이 그려진다.

전시장에는 죽음의 아이콘인 해골 여인과의 대화를 비롯해 여러 상징적 이미지들이 관객과 만난다. 프리다 칼로의 대표작인 자화상을 떠올리게 하는 거울이 놓인 공간에서는 관객 스스로 자신의 모습을 마주하게 된다.  

일본 여성작가가 예술계에 던진 충격
『쿠사마 야요이』(엘리사 마첼라리)

[이미지 제공=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이미지 제공=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일본의 시골마을 출신인 쿠사마 야요이(1929~)는 20대 후반 미국으로 건너가 급진적 해프닝을 선보이며 1960년대 전위예술의 상징적 존재로 떠오른다. 그러나 그녀에게도 어릴 적 육체적 학대가 남긴 강박이 평생을 따라다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 엄습하는 마음의 병에 굴복하지 않고, 사회의 기존 개념에 끊임없이 도전하며 천재 아티스트로서의 열정을 강렬하게 꽃피운다. 

『쿠사마 야요이』 (엘리사 마첼라리)
『쿠사마 야요이』 (엘리사 마첼라리)

이탈리아의 그래픽노블 작가인 엘리사 마첼라리는 2011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쿠사마 야요이의 대규모 회고전에서 기성 권력을 조롱하는 급진적 퍼포먼스 아트를 통해 자유로운 사랑과 궁극적 평화를 희구한 야요이의 예술세계에 매료된다. 

전시장에는 쿠사마 야요이가 즐겨 사용했던 이미지와 조형 전시작품들이 감각적으로 배치됐다. 무엇보다도 인생 후반기의 슬럼프를 극복하고 재기에 성공한 그녀의 열정을 상징화해 붉은색 물방울 이미지로 채워진 공간은 전시의 하이라이트다.   

탁월한 건축미를 자랑하는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탁월한 건축미를 자랑하는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전시가 열리는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은 한국을 대표하는 출판사 중 한 곳인 열린책들이 운영하는 복합문화전시공간이다. 특히 ‘모더니즘 건축의 마지막 거장’으로 칭송받는 포르투갈 건축가 알바루 시자가 설계한 뮤지엄 건물은 공간 자체가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평가받을만큼 빼어난 건축미를 자랑한다.

뮤지엄과 함께 쾌적한 북카페와 서가, 아트숍이 자리하고 있어 다양한 재미를 전하는 주말 나들이 장소로 안성맞춤이다. 

전시 관람료는 성인 7000원, 학생·65세이상·국가유공자·장애인은 5000원이고, 사전 예약 없이 현장에서 티켓을 구매하면 된다. 전시는 7월 17일까지 열린다.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주소 : 파주시 문발로 253
문의 : 031-955-4101 

[이미지 제공=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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