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운용 방만함 개선 의지로 보기에는 업무공백 커

[고양시장] 고양시 공공기관 통합채용 시험에 합격되어 8월 1일자로 정규 임용되어야 할 고양시청소년재단 직원들이 출근하지 못해 업무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이유는 이동환 고양시장의 승인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동환 시장이 고양시청소년재단의 이사장으로 있기 때문에 임용 승인이 이뤄져야만 재단 직원으로 근무할 수 있다.

고양시청소년재단은 당초 기존 정규직 공백에 따른 필요 인력 17명과 보충 인력 20명 등 모두 37명을 채용하기로 했다. 이 중에서 합격자가 없거나 응시자가 없는 분야를 제외하고 최종 24명을 합격자를 선정했지만, 이 시장의 미승인으로 기약 없는 대기 상태에 놓이게 됐다. 특히 8월 1일 임용될 것을 예상하고 7월 말에 계약만료 인력을 내보냈기 때문에 이에 따른 업무공백이 고스란히 나타나게 됐다.

고양시청소년재단은 토당·마두·일산서구 등 3개의 수련관, 성사·탄현 등 2개의 문화의집, 그리고 3개의 센터에서 프로그램을 운영을 위한 인력을 활용하고 있었다.

고양시청소젼재단이 운영하는 토당청소년수련관.
고양시청소젼재단이 운영하는 토당청소년수련관.

최종 합격자 24명이 정규 임용되지 못하자 업무공백은 즉각 나타났다. 재단 관계자는 “현재 청소년 활동 프로그램을 운영할 지도자, 회계인력, 전기 기술자 등이 상주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며 “할 수 없이 시설 운영시간을 단축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일각에서는 학교뿐만 아니라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청소년 기관도 양질의 교육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 고양시에서 해마다 자퇴청소년이 1500명 이상 나타나는 상황이기 때문에 학교의 정규 교육 외에 양질의 청소년 시설과 서비스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다.

이에 따라 청소년재단도 계약직 운영으로 낮아진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한 움직임을 보여왔다. 재단 관계자는 “작년 8월부터 기존 계약직 15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의회를 통해 관련 예산을 승인받았다. 그리고 채용을 올해 초부터 진행해왔다. 1년 가까이 인력 충원을 위한 절차를 계속 밟아왔는데 갑작스레 업무의 공백이 생겨버렸다”고 말했다.

고양어린이박물관
고양어린이박물관

이동환 시장이 재단 이사장으로 있기 때문에 임용 관련 승인이 이뤄져야 하는 공공기관은 고양시청소년재단 외에 고양문화재단도 있다. 고양문화재단은 공공기관 통합채용 시험을 통해 선발한 11명의 합격자를 지난 8일 임용하기로 했지만 역시 이 시장의 미승인으로 대기상태다. 고양문화재단 관계자는 “8일 예정됐던 임용날짜를 22일로 미뤘다. 임용이 미뤄짐으로써 다소 업무 차질이 생기는 곳은 고양시어린이 박물관이다”라고 밝혔다.

이동환 시장이 임용 승인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일각에서는 ‘방만한 조직 개편 의지’로 해석하고 있다. 이 시장은 지난달 19일 열린 고양시의회 임시회에서 ‘고양시 5대 혁신방안’을 제시하며 “불필요한 힘은 빼고 효율은 높인 ‘지렛대 조직’으로 공무원 조직을 개편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고양시의 한 공무원은 “시장님이 기존 산하기관의 인력이 적정한지 조직진단 등을 통해 면밀히 확인하고 싶어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동환 시장의 이러한 태도로 인해 추진되어야 할 업무가 추진되지 못해 낭패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국민의힘 소속 한 시의원은 “시장이 바뀌더라도 업무의 연속성을 살리기 위해서는 제때 처리해야 하는 업무가 있다. 그런데 이동환 시장은 취임 이후 일을 쌓아놓기만 하고 있다. 물론 본인이 면밀히 확인하고 검토해야 하는 것도 맞지만 이러한 태도에도 한계가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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