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란 ‘커피나라’ 대표

[고양사람들] 최희란(52세) 커피나라 대표는 일산서구 송산로 장월평천 바로 앞에서 송포지역의 소중한 쉼터가 되는 특별한 카페를 운영 중이다.

며칠 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때에 감자밭과 15분 거리쯤에 있는 이곳 카페로 더위를 먹은 농업인이 대화동 병원까지는 거리가 멀어서 못 가고 카페에 들어왔는데 조금 위급한 상황이었다.

최 대표는 “우선 매실음료수 500m와 미지근한 물을 천천히 섭취하게 한 후 긴 의자에 눕혀서 물수건으로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의 열기를 식혀주었는데, 1시간쯤 지나자 정상으로 회복이 됐다”고 한다. 자칫 한여름에 무더위를 먹으면 목숨이 위험할 수도 있는데 침착하고 신속한 대처로 농민을 도울 수 있었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더위를 먹으면 6~7월에 수확하여 담근 매실청을 90일 후에 분류해서 숙성시킨 후 여름철 건강을 위한 약재로 사용했다. 동의보감에도 갈증과 설사를 멈추게 하고 맥박을 활기차게 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최 대표는 “일반적으로 카페에서 매실청은 취급을 안 하는데 이번에 좋은 경험을 하게 됐다. 작년에 담아둔 매실청을 카페에서 사용해야겠다”고 말했다.

이곳 카페는 2년 전 최 대표의 부모님이 살았던 집에 딸린 창고를 리모델링해서 만든 공간이다. 대화역에서는 자동차로 40분 거리이고 송포초등학교에서 30분 거리 되는 곳으로 주변에는 집보다는 농경지들이 자리 잡고 있어서 일명 ‘농경지뷰맛집’ 카페로 알려져 있다.

카페 주변에선 부지런한 최 대표의 아버지가 정원을 세심하게 가꾸는 데에 정성을 쏟고 있다. 어느 사이 코스모스도 피어나고, 베고니아, 페튜니아도 꽃잎을 피워냈다. 수생식물인 물배추는 돌절구와 이가 빠진 뚝배기에서 초록잎을 자랑하고 있다.

단골고객이 주고 간 풍선초 씨앗도 발아 후 앙증스럽게 초록색 풍선 모양을 대롱대롱 메달고서 반기고 있다. 행운을 가져다준다는 누운 소나무의 고고한 자태들도 볼 수 있는 정원이다.

최 대표는 “지금은 초록 세상이 정원에서 펼쳐져서 수채화 느낌이 나고, 겨울엔 흰 눈이 소나무마다 내려앉으면 한 폭의 동양화를 보게 된다”고 자랑했다.

이웃들은 약초농사하다가 휴식이 필요해서 이곳 카페에 들르고, 논두렁 풀 깔다가 굵은 땀방울 식히기 위해서도 찾아온다. 때로는 저녁식사 후 가족들과 산책하다가 방문하고, 자전거 길이 옆으로 나 있는데 중간기점이라 쉼터처럼 찾기도 한다. 커피나라가 지역인들에게 쉼터공간이자 사랑방으로 불리는 이유다.

둑 옆에 심어놓은 애호박을 따서 단골들에게 건네고, 실내에 있는 식물들은 가지치기할 때 고객들에게 마음나눔을 한다. 정원에서 자라는 토마토로 만든 쥬스, 수박 본연의 맛을 느끼는 수박쥬스 등 다양한 음료 종류도 있고 직접 만든 단팥빵, 머핀, 마들렌, 당근케이크 등도 맛볼 수 있다.

최희란 대표는 “논두렁뷰가 멋진 카페에 놀러 오세요. 지역분들에게는 사랑받는 쉼터 공간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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