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잭파일 6천억원 사업계획
고양시 “투자금 마련 구체성 없어”

[고양신문] 토목건설회사인 ‘고려잭파일’이 킨텍스 1·2전시장 사이 도로의 지하를 서울 코엑스몰처럼 개발하겠다는 제안서를 고양시에 제출한 것과 관련해, 고양시 소관부서는 “실현 가능성이 낮아 특별히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고 답했다.

최근 한 언론사의 단독보도로 알려진 킨텍스 지하 민자개발은 실현가능성에 주목을 받았지만, 실상은 사업제안서가 사업진행을 검토하기에는 매우 부실한 것으로 파악된다. 

▲ 킨텍스 1·2전시장 사이(붉은색 표시) 지하개발과 관련해 고양시는 민자 제안서의 구체성이 떨어져 현재로선 검토할 내용이 없다고 답했다.
▲ 킨텍스 1·2전시장 사이(붉은색 표시) 지하개발과 관련해 고양시는 민자 제안서의 구체성이 떨어져 현재로선 검토할 내용이 없다고 답했다.

제안서에 따르면 지하개발 면적은 약 30만㎡로 코엑스몰의 1.7배 규모, 예상 공사비는 6277억원이다. 지하 3층으로 개발되는데, 지하1층은 도로와 주차장, 지하2층은 상업시설, 지하3층은 주차장이다. 지상은 공원화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고양시 관계자는 “일반인에게는 개발계획이 구체적으로 보일지 모르나, 이런 대규모 민자사업의 핵심은 자금조달 방법과 사업참여자가 누구인지”라고 강조했다. 대기업도 아닌 이름도 잘 알려지지 않은 회사가 6000억원이 넘는 사업비를 어떻게 가져올지, 또 시공사는 어느 회사가 참여할지 등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빠졌다는 지적이다.

시 관계자는 “개발규모와 공사비를 제안서에 적는 것은 사실 누구나 할 수 있다. 정작 중요한 것은 그것을 어떻게 실현시키느냐를 설명하는 것인데, 고려잭파일이 제출한 제안서에는 그런 것들이 설명돼 있지 않다”고 답했다. 이어 “하다못해 특수목적법인(SPC)을 어떤 식으로 설립해 자금을 조달하지, 투자자를 어떻게 모을지에 대한 방안도 없다”며 “이런 제안서는 저희 입장에선 제안서라고 이름 붙이기도 힘든 수준”이라고 말했다. 

고려잭파일이 킨텍스와 접촉을 본격적으로 시도한 것은 작년 하반기인 것으로 파악된다. 킨텍스 고위 관계자는 “킨텍스가 사업허가 권한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사업 가능성을 깊이 있게 따져보진 못했다. 대신 우리로선 민자개발이 성공만 한다면 킨텍스에 호재로 작용하는 것은 자명하기 때문에 고양시에 관련 내용을 전달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고양시 관계자는 “킨텍스 측에서 문서화된 내용을 넘긴 적은 없고, 구두로만 관련 내용을 전해왔다”며 “고려잭파일이 고양시에 제안서를 가져온 것이 작년 말인데, 당시 세부계획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했지만, 아직까지 만족할 만한 사업계획서를 추가로 가져오진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시에 따르면 킨텍스 주변 민자개발에 대한 제안서를 제출한 곳은 고려잭파일이 유일하다. 하지만 이런 식의 ‘거친 그림만으로는 앞으로도 추가조치를 해줄 게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도 시 관계자는 “킨텍스 지하개발에 대한 필요성은 장기적으로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했다.

GTX역 환승센터가 현재 소규모로 개발되고 있고, GTX역과 킨텍스와의 연결성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향후 호텔과 도심공항터미널 등의 유치를 위해서는 주차장, 연결통로, 상업시설 등의 인프라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시는 이번 민자개발 제안서와는 별개로 킨텍스 1·2전시장 사이 도로 지하개발이 필요한지에 대한 사전타당성조사(용역)를 내년 본예산에 올릴지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 관계자는 “지하개발과 관련해 구체화된 내용은 없기 때문에 당분간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며 “주변 인프라가 보강될 필요가 있다는 데 고양시도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사업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적극 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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