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경 기자의 공감공간] 핸드드립 카페 ‘커피네츄럴스페셜티’

부부가 함께 만들어가는 커피의 명가 
수년째 대회에서 수많은 상 휩쓸어
시즌별로 선보이는 시그니처 블렌딩
색다른 풍미 스페셜티 대중화에 앞장
 

[고양신문] 커피 원두 본연의 깊은 맛과 풍성한 향에 충실한 카페가 있다. 행신동 여성회관 근처 주택가에 위치한 핸드드립 전문 카페 ‘커피네츄럴스페셜티(공동대표 조용재·차미경)’는 부부가 함께 운영하는 곳이다. 이들은 수상 경력이 화려하다. 2017년부터 진행된 로스터리 카페들의 원두 대회인 MOC(Master of Cafe, 마스터오브카페)의 여러 부문에서 수상했다. 특히 작년에는 전반기와 후반기에 각각 4개 분야에서 수상을 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왕중왕전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한마디로 커피의 왕이자 챔피언(Master of Master, 마스터오브마스터)이다. 

30평 규모의 카페는 빈티지 콘셉트다. 처음 오픈 당시에는 교육과 로스터리 공간으로 시작했다. 그러다가 점차 커피 판매가 늘어나고 원두 납품도 하게 되면서 매장 한켠에 로스팅 공간을 마련했다. 15㎏짜리 대형 로스팅 머신도 갖췄다. 현재는 영종도와 영등포, 헤이리의 카페 10여 곳에 원두를 납품하고 있다.

붉게 산화된 철문으로 간판을 꾸민 '커피네츄럴스페셜티' 외관.
붉게 산화된 철문으로 간판을 꾸민 '커피네츄럴스페셜티' 외관.

카페는 출입문부터 눈에 띈다. 붉게 산화된 철문이다. 강판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녹이 슬어서 그 자체로 멋스럽다. 내부에는 차분한 음악과 은은한 커피향이 깔려있고, 창가 쪽으로는 따스한 오후 햇살이 들어오고 있다. 철근으로 만들어진 기다란 구조물 위에 유리판을 얹은 테이블이 특이하다. 안쪽 벽은 차미경 대표가 커피 대회에서 받은 각종 상패들로 도배되어 있다. 

차 대표는 국어학원 강사였다. 10여 년 전 우연히 커피를 배우게 됐는데, 커피 교육을 하면 재미있겠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 전문가들을 찾아다니며 계속 공부를 한 것도 제대로 알고 제대로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고양시에서 커피 강의를 한 지가 10년 넘었어요. 세이브존과 홈플러스 등 문화센터에서 했는데 수강생들이 ‘선생님을 만나려면 어디로 가야하냐’고 묻더라고요. 그래서 공간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8년 전에 카페를 오픈했지요.”

강연과 커피 추출을 담당하는 차미경 대표.
강연과 커피 추출을 담당하는 차미경 대표.

코로나 이전에는 고양시의 청년공간인 ‘청취다방’과 초·중·고등학교에서 직업체험 교육을 했다. 지금은 덕양구의 행신복지관에 출강하고 있다. 차 대표는 교육과 커피 추출, 대외 활동을 담당하고, 남편 조용재 대표는 로스팅을 전담하고 있다. 서로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부족한 점을 보완할 수 있어서 좋다고 한다. 이들 부부는 여러 대회에서 매년 많은 상을 받았다.

“작년에만 9개의 상을 받았어요. ‘마스터 오브 카페’와 ‘골든 커피 어워드' 대회가 메인인데요. 전국에서 700여 개 정도의 로스팅 카페에서 원두를 출품하지요. 핸드드립, 블랜딩, 콜드 브루, 드립백, 4개 부문에서 수상했어요. 하반기에도 각각 4개 분야에서 수상을 해서 그랜드슬램을 달성했지요. 작년에는 5년 동안 진행된 대회의 Top10 수상자들이 모여서 왕중왕전을 했는데 거기서도 1위를 했어요. 올해는 캡슐 커피 분야에서 1위를 했고요.”

스키틀즈와 함께 내주는 핸드드립 커피와 르뱅쿠키. 
스키틀즈와 함께 내주는 핸드드립 커피와 르뱅쿠키. 

매년 대회에 나가는 이유는 뭔가를 하지 않으면 발전도 없고 정체된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한다. 늘 품질 높은 커피를 만들고 싶다는 의미다. 차 대표는 드립 커피를 추출할 때 세 가지를 중요시한다. 커피가 깨끗한가, 단맛이 좋은가, 캐릭터가 명확하게 구현되는가이다. 과일이 맛있으려면 맛의 조화가 중요한 것처럼 한잔의 커피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으로 추출하고 있다. 

그는 ‘아시아 스페셜티 커피협회’의 인스트럭터이기도 하다. 교육을 하고 자격증을 발급할 수 있는 자격을 갖고 있다. 커피 교육뿐만 아니라, 메뉴의 설계부터 머신까지 카페에 대한 토털컨설팅도 하고 있다. 

커피 도구를 진열한 창가. 
커피 도구를 진열한 창가. 

카페는 스페셜티 원두로 내리는 커피를 즐기러 오는 손님들이 대부분이다. 스페셜티 커피는 재배 조건이 까다로워 품질이 좋고 원두 가격이 비싸지만, 생산 이력이 명확하고 투명한 과정을 거친 후에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저희는 스페셜티를 대중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 화려한 토핑을 하지 않아도 직관적으로 맛을 느낄 수 있는 커피들을 선보이는 편이고요. 그래서 시그니처 블랜딩을 시즌별로 만들고 있어요. 커피를 잘 모르는 분들도 맛을 느낄 수 있다고 좋아하세요.” 

빈티지한 분위기를 꾸며진 카페 내부.
빈티지한 분위기로 꾸며진 카페 내부.

커피네츄럴스페셜티 카페는 다른 곳에 비해서 커피 종류가 많은 편이다. 시그니처 브랜드인 ‘스키틀즈’에는 2가지의 콜롬비아산 스페셜티 커피가 들어간다. 핸드드립 커피에 젤리빈 스키틀즈를 함께 내주는 것이 특징이다. 커피를 한 모금 마신 후, 스키틀즈 한 알을 먹으면 커피 맛이 배가 되는 것 같은 재미가 있다. 신맛 뒤에 따라오는 단맛이 독특한 감각을 일깨운다. 

아메리카노는 3가지 중에서 선택이 가능하다. 진하고 묵직한 맛, 부드럽고 고소한 맛, 과일 향과 산미가 나는 맛 중에서 고를 수 있다. 우유와 커피의 농도가 잘 맞아 진하고 고소한 라떼 맛집으로도 유명하다. 커피에 집중하기 위해서 디저트는 최소화했다. 수제 쿠키와 케이크 몇 가지가 전부다. 매장 좌석 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테이크아웃하는 손님들이 많다고 한다. 

로스팅을 담당하는 조용재 대표 [사진제공=커피네츄럴스페셜티]
로스팅을 담당하는 조용재 대표 [사진제공=커피네츄럴스페셜티]

상호를 ‘커피네츄럴스페셜티’라고 지은 이유는 부부가 내추럴 프로세싱 커피를 좋아했기 때문이다. 커피 가공과정에는 허니, 워시드, 내추럴 세 가지가 있다. 그 중 내추럴 프로세싱은 커피 체리를 말린 후, 체리를 벗겨내고 원두를 사용하는 방식이다. 당도가 높고 과육의 맛을 그대로 담을 수 있다. 카페를 오픈할 당시에 스페셜티가 대중적이지는 않아서 스페셜티 커피를 취급한다는 의미로 상호를 지었다. 손님들은 이름이 어렵다며 ‘커네스’라는 애칭으로 부르고 있다. 

“다양한 종류의 스페셜티 필터 커피를 드실 수 있는 공간으로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단골이 많고 가족같이 지내는 분들이 많아요. 앞으로도 지금처럼 따뜻한 공간으로 남을 수 있기를 바라요.”

40대의 한 단골 손님은 “커피를 무척 좋아하는데 이곳의 커피는 고소하고 아주 맛있어요. 산미가 강하지 않아서 좋고요. 오픈했을 때부터 오고 있는데요. 계속 여기 커피 생각이 나서 자주 오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주소 고양시 덕양구 행신동 741-17
문의 031-979-6233

한쪽 벽면을 도배한 각종 대회 상장들. 
한쪽 벽면을 도배한 각종 대회 상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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