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표창 수상한 한상수 행복한아침독서 대표

한상수 행복한아침독서 대표.
한상수 행복한아침독서 대표.

[고양신문] 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책 읽기는 행복이자 즐거움이다. 책을 읽으면 나와 타인, 세상이 이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독서운동과 도서관 전문 사회적기업인 ‘행복한아침독서’의 한상수 대표는 책으로 세상을 행복하게 연결하기 위해 23년간 외길을 걸어온 인물이다. 

한 대표는 1999년부터 고양시에서 민간 어린이도서관 운영을 시작하면서 책과 인연을 맺었다. 그는 “독서의 좋은 점을 부정하는 어른은 없으며, 독서를 싫어하는 아이도 없다”면서 “책을 만날 기회를 늘리고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2005년에 하야시 히로시의 책 『아침독서 10분이 기적을 만든다』를 번역했고, 우리나라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아침독서운동을 시작했다. 그 책은 스테디셀러가 되어 책 읽는 문화를 조성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또한 어린이도서관 운영, 독서신문 발행, 동네책방 운영, 일산도서관 위탁운영 등 다양한 일들을 수행하면서 도서관, 독서 운동계에서는 이미 유명하다. 

그가 경영하는 ‘행복한아침독서’는 2010년 사회적기업으로 인증받았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나는 책나무를 심는다』라는 책을 저술하기도 했다. 행복한아침독서는 독서운동단체와 사회적기업으로 두 차례나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고양시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는 일산도서관은 2021년 전국공공도서관 운영평가에서 괄목할 만한 성적을 받았다. 28년 차 고양 시민인 한 대표를 파주시에 있는 행복한아침독서 사무실에서 만났다. 

사회적기업가 부문 대통령상을 수상한 한상수 행복한아침독서 대표.
사회적기업가 부문 대통령상을 수상한 한상수 행복한아침독서 대표.

그동안 독서문화를 만들기 위해 힘써오셨는데요. 올핸 사회적기업가 부문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셨네요. 어떤 의미가 있는 상인가요.

사회적경제에 기여한 인물과 기업에 대한 시상식에서 독서운동단체를 사회적기업 형태로 성공시킨 사례로 수상했습니다. 책과 도서관 관련 분야에서 인증받은 국내 첫 사례이자, 세계적으로도 드문 경우라고 하더군요. 

독서운동 비영리단체로 시작해 지금은 ‘사람과 책을 잇는’ 전문 기업으로 성장했어요. 위탁운영하는 고양시립일산도서관도 전국공공도서관 운영평가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네요.

작년 1월 일산역 부근에 일산도서관이 개관했고, 작년 7월부터 저희가 위탁운영을 하고 있어요. 이번 운영평가에서 전국 1169개 도서관 중 51위, 비슷한 규모의 도서관과 비교하면 195개관 중 8위로 상위 5퍼센트에 포함됐어요. 짧은 기간 운영했음에도 앞으로의 비전을 높이 평가해주신 것 같아 자부심과 함께 책임감도 느끼고 있습니다.

한상수 대표의 저서와 2005년부터 발행한 독서신문과 축쇄본.
한상수 대표의 저서와 2005년부터 발행한 독서신문과 축쇄본.

일산도서관을 운영하게 된 계기는.

일산도서관은 고양시에서 처음으로 민간에게 위탁한 도서관이에요. 고양시는 도서관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지만 인력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경기도의 다른 시·군에 비해서 도서관 당 사서 인원이 적지요. 그 문제를 타개하는 방법은 민간 위탁밖에 없어요. 시 공개입찰에서 저희가 선정됐어요. 

도서관은 관장의 의지에 따라 많은 것들이 좌우됩니다. 일산도서관을 맡고 있는 박미숙 관장은 도서관 운영에 경험이 많고 오랫동안 독서운동을 해온 전문가예요. 올 한해 전체 활동 내용을 가지고 내년에 평가를 받으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일산도서관의 독서의달행사 '책책북북' 모습.
일산도서관의 독서의달행사 '책책북북' 모습.

‘경기도 착한기업’ 인증도 받았네요.

3년 전에 처음 받았는데 이번에 재인증을 받았어요. 신뢰도와 운영 능력을 객관적으로 검증받았다는 뜻이지요. 사회적기업이라고 하면 일자리 창출 위주의 일들을 하는 게 일반적인데, 저희는 독서와 도서관이라는 독특한 콘셉트로 기업 경영과 사회공헌을 하고 있다는 점을 높이 산 것이죠. 

대표님의 책과의 인연은.

일산에 신도시가 만들어지고 나서 도서관이 하나도 없던 시절이 있었어요. 그때 제가 다니던 교회 한켠에서 어린이도서관을 시작했습니다. 그 덕분에 직업도 독서운동가로 바꿨고요. 독서운동 단체를 만들고 독서 생태계를 가꾸는 일들을 하면서 사회적기업으로 성장하게 됐죠.

행복한아침독서에서 발간한 도서들.
행복한아침독서에서 발간한 도서들.

아침독서 10분 운동은 큰 울림이 있었는데요.

학생들에게 책 읽는 문화를 확산시키는 데 일조를 했지요. 교실에는 좋은 학급문고를 비치해야 한다는 의식도 각인시켰고요. 최근에는 등교 시간이 늦춰지면서 일부 초등학교 교사들은 1교시를 국어 시간으로 정해 아침 10분 독서를 이어가고 있어요. 처음 독서 붐을 일으켰을 때와 비교하면 열기가 다소 식었지만, 학생들에게 책 읽을 시간과 환경을 제공해 주었다는 점에서는 자긍심을 갖고 있습니다.

‘행복한아침독서’는 어떤 기업인가요?

2004년에 출범했고 2005년에 신문을 창간했어요. ‘월간아침독서’ ‘월간그림책’ ‘동네책방동네도서관’이라는 신문을 한 달에 한 번씩 만들고 있지요. 신문은 전국의 서점, 도서관, 어린이집, 유치원, 초·중·고교 등에 무료로 공급하고 있어요. 

 책 읽기는 부모들이 같이 노력해야 된다고 말씀하셨지요. 특히 강조하고 싶은 것은.
독서층과 비독서층의 양극화 현상이 점차 심화돼 안타까운데요. 학교에서부터 책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들은 책을 싫어하지 않아요. 어른들이 제도를 잘 마련해 주면 아이들은 즐겁게 볼 수 있어요. 어른들도 의식적으로 책 읽는 시간을 가져야 돼요. 아이들은 하루 10분, 어른들은 20~30분 정도 보길 권합니다. 

일산도서관 열람실 한쪽을 장식하고 있는 김중석 작가의 벽화.
일산도서관 열람실 한쪽을 장식하고 있는 김중석 작가의 벽화.

명절 때 책 선물 꾸러미를 판매하는 아이디어가 좋더라고요. 권하고 싶은 책이나 인생의 책이 있다면.

상황마다 특정한 책들이 제 삶을 변화시켰습니다. 도서관을 운영하기 시작한 것은 이주영 선생의 『어린이 책을 읽는 어른』이라는 책을 만나면서였어요. 아이들이 책을 접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는 말이 다가왔지요. 유병선 선생의 『보노보 혁명』에서 사회적기업을 알게 됐고요. 동네책방을 시작한 계기는 백창화 선생의 『작은 책방, 우리 책 쫌 팝니다』를 읽고 나서입니다. 최근에는 회사에 도움이 될 만한 사회적 금융에 대한 책을 보고 있어요. 

앞으로의 계획은.

행복한아침독서의 창업자로서 이곳을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모델로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시작은 1인 기업으로 작은 오피스텔에서 출발했지만, 현재는 직원 수가 20여 명입니다. 저희는 장기 근속한 직원들이 많아요. 제가 은퇴해도 회사가 잘 운영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요즘은 시니어 관련 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어요. 회원들이 출근해서 공부도 하고 놀기도 하고 함께 어울리는 시니어 거점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말씀은.

책을 가까이 하면 삶의 질이 달라질 수 있어요. 책방에 들러 책을 구입하고, 정기적으로 도서관에 가면 해답이 보일 때가 있습니다. 저도 회사에 어려움이 있거나 개인적인 고민이 있으면 서점에 가요. 책을 통해서 해결책을 찾곤 하지요. SNS나 영상매체가 대세라고 하지만 책을 대체할 수는 없죠. 

‘후세의 현명함을 기대한다’는 구절을 『서점은 죽지 않는다』라는 책에서 읽은 적이 있습니다. 책과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은 후세에 작은 도움이라도 주고 싶다는 소박한 바람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음 세대들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지요. 저는 책 읽는 문화가 그런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줄 것이라 믿습니다. 

월간독서신문에 소개된 책들.
월간독서신문에 소개된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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