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주대책 껍데기뿐"
김경환 주민대책위원장
“아무리 국가사업이라고 하지만 정든 마을을 하루아침에 떠나라고 하는 처사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삼송신도시 연합대책위원회] 김경환 위원장(63)은 요즘 마을 회관에 모여 당장 내년부터 마을사람들과 이사 갈 걱정이 한창이다.
김 위원장이 살고 있는 곳은 삼송택지개발지구에 편입이 예정된 가시골 마을로 개발제한구역이면서 인근 한양골프장의 증설 계획이 있을 때마다 주민들이 반대 운동을 벌여온 곳으로 유명하다. 세입자를 포함해 300가구가 넘게 살고 있고 이중 집을 갖고 있는 사람은 75가구라고 한다.
이중 40가구 정도만이 개발이 끝난 후에도 다시 이곳에 정착하고 싶다고 한다.
김 위원장은 “다시 정든 마을에 정착하고 싶어도 택지공사가 진행되는 최소 2~3년간은 남의집살이를 하며 기다려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이 동안에는 농사짓던 땅도 모두 함께 택지지구로 수용되면서 당장 생계를 꾸려갈 일도 걱정이다.
특히 이곳 가시골은 대부분 외지인들이 전답을 소유하고 있고 대부분은 자신들의 집만 보상받게 된다. 토지공사가 제공하는 이주택지에 집을 지으려 해도 추가로 은행 융자를 받아서 지어야 할 판이다.
김 위원장은 “수십년동안 재산권 행사를 제약받아 왔는데 이에 대한 배려는 고사하고 일방적인 지구지정으로 주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며 “이주자 택지규모를 150평 이상으로 공급하고 조성원가를 70%가 아닌 50%까지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김 위원장은 마을사람들이 다시 이곳에 정착할 수 있는 길은 토지공사와 고양시가 원주민들에게 상업용지를 우선 제공해 먹고 살 수 있는 길을 마련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최근 수도권 6개 택지지구 대책위와 함께 과천에서 정부의 택지개발에 따른 강제 토지매입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