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한 거래, 우리도 하자”
공개입찰로 교복 반값에… 앨범도 ‘거품빼기’
2001-05-28 김인아
덕양구의 화수중학교는 4월, 교복 공동구매 추진위원회를 결성해 공개 입찰로 업자를 선정했다. 이번 공동구매로 화수중 학교 학생들은 7만8천원하는 하복을 3만2천500원에 구입할 수 있게됐다. 절반도 안되는 가격이다.
현재 교복 시장은 제일모직 아이비클럽, 선경 스마트, 새한 엘리트가 60% 이상 점유하고 있다. 94년 8만대이던 교복이 95년 부터 대기업 3개 브랜드 업체의 담합으로 20만원대로 훌쩍 올라버렸다. 교복 가격에 광고비, 대리점 관리비, 백화점 수수료를 포함시켜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한 결과다.
몇 년 전부터 교복값의 거품을 빼자는 운동이 시민단체 중심으로 일고 일부 학교 학부모들이 동참, 공동구매가 확산되고 있다. 화수중의 교복 공동구매는 고양시의 첫 사례. 간간이 학부모회 중심으로 공동구매 노력이 있었으나 학교와 학부모가 의견을 모아 , 공개입찰로 공동구매를 이룬 일은 처음이다.
고양시 각 학교의 졸업앨범은 대략 4만5천원대로 서울시 3만5천원대에 비해 가격이 높다. 졸업앨범에 CD앨범과 웹 앨범까지 만드는 추세인데 고양시 앨범은 가격이 높으면서도 질적으로 아직 60년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현재 행신고, 낙민초가 앨범제작 소위원회를 만들어 공개입찰을 준비중이다.
앨범업체 선정방식은 수의계약, 조달계약, 입찰계약 등이 있다. 그나마 수의계약을 하는 학교도 소수고 대부분은 조달계약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조달계약은 앨범협동조합이 앨범가격을 설정, 조달청에 의뢰 인증받는 제도다. 결국 몇 개의 앨범협동조합 회원들이 고양시 학교 앨범시장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셈.
행신고의 앨범소위 활동을 하고 있는 김재덕 학교운영위원회 교사위원은 “기존 업체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수의 계약이 어렵다는 행정실의 답변에 높은 벽을 느꼈다”고 말했다. 교복공동구매나 앨범소위 활동 같은 교육계의 변화를 시도하는 움직임에 가장 큰 디딤돌이 되는 것은 학교의 지지다. 화수중이나 행신고의 성과 역시 학교의 장에게 적극적인 뒷받침을 받은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