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습단속에 노점상‘폭발’

마두공원 조성으로 생계위협 주장

2007-05-02     김선주 기자
지난 30일부터 이틀간 계속된 노점상들의 고양시청 앞 시위는 고양시의 노점상 기습단속에 대한 반발이 그 첫 번째 이유다. 지난 26일 고양시는 “꽃 전시회 등 행사에 시를 찾는 외부인과 시민들의 불편을 초래하고 도시 미관을 저해하던 불법 노점상, 노상적치물에 대하여 강력한 행정대집행을 실시한다”며 일산동구에 공무원 및 용역원 450을 투입하여 노점 마차 22개조, 과일 55박스 외 노점물품 120여점을 수거 하고 불법영업행위차량 등을 견인했다. 또한 덕양구에서는 화정 역세권을 중심으로 노상적치물 총 58개를 합동 수거 조치하였으며 일산서구에서도 주엽역, 대화역 등 중앙로 주변 등에 분포된 포장마차 등 노점시설 68개소와 탁자 등 모두 147점을 수거했다.
이에 노점상들은 “빼앗긴 노점마차들은 노점자리에 방치된 마차가 아니라 장사를 마치고 사유지나 이면도로에 보관된 마차이며, 미리 단속을 통보하는 계고장조차 발부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가져갔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올 한 해만도 7억여원의 시민 혈세로 노점상을 단속하는데 사용하며 도시빈민인 노점상들을 벼랑끝으로 내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정수 지역장도 “현재 일산동구는 물론 서구나 덕양구의 노점상들도 영업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노점상들의 이러한 강력한 반발은 이번 단속과 동시에 마두역 공원조성사업으로 인해 마두역 부근 노점상들의 영업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시는 지난 4월 말부터 마두역 미관광장 3,461㎡에 마두역 광장 공원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느티나무, 소나무 등 33주, 백철쭉, 자산홍 등 5585주, 꽃잔디, 맥분동 등 4065본 등을 심고 경계석설치 등의 시설물공사를 진행하는 이번 공원화사업은 약 3억원의 예산을 들여 8월 말까지 완성될 예정이다. 이에 지난 26일부터 마두역광장에서 매일 100여명의 노점상들이 천막농성을 진행하며 “노점상 생존권에 대한 일말의 고려도 없이 오직 단속으로만 일관하는 고양시에 맞서겠다”는 입장이다. 2000년에 5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광장을 조성하고, 6년 만에 또 공사를 한다는 것은 혈세 낭비이자 노점상을 탄압하겠다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노점상들의 강력한 반발이 잇따르자 다음날인 5월 1일에는 시장과 노점상 협상단의 직접 면담이 성사됐다. 이 자리에서 강현석 시장은 “마두역 공원이 조성된 이후에도 생계형 노점상에 한해서는 영업을 인정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노점상 협상단을 밝혔다. 또한 생계형의 기준이나 이미 수거해간 포장마차 등에 대한 협상은 7일(월)에 재개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에 향후 진행될 ‘생계형’의 기준에 대한 협상에 양 측이 얼마나 만족한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한편 마두역 광장 공원화사업은 원래 계획대로 추진될 예정이다. 공원사업 관계기관인 일산동구청은 “노점상의 반발로 현재 공사가 중단되었으나, 공사기간이 조금 연장될 수는 있어도 사업자체에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