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화, 사람의 마음을 풍경에 담다
‘오늘로 걸어나온 겸재’展 … 조선후기 이후 산수화 80여 점
한국 산수화뿐만 아니라 시각예술 전반에 걸쳐 우리 미술이 주체적으로 나아가야 할 지향점을 제시한 위대한 조선후기 화가인 겸재 정선의 작품세계와 당대 진경산수화를 재조명하고 그 시사점을 반향 한 근대와 현대미술가들의 작품을 연결할 수 있는 뜻깊은 전시가 마련됐다. 고양아람미술관에서 오는 6월 15일까지 개최되는 ‘오늘로 걸어나온 겸재’展이 바로 그것이다.
우리 민족은 오래 전부터 산수화를 감상해 왔다. 비록 현대에 이르러 ‘풍경’이라는 이름으로 형식을 달리한다 해도 ‘산수’를 그리는 기본 심성은 같은 뿌리에서 비롯됐음을 아무도 부인할 수 없다. 예로부터 우리의 산수화는 산수 그 자체보다 풍경과의 관계에서 비롯하는 인간의 마음을 보여준다.
한국의 진정한 풍경화를 완성한, 겸재의 진경산수가 내포한 대중친화성과 주체성은 현대의 작가들에게 풍토성에서 비롯한 자기표현의 방식을 제시하고 있다. 조선은 중국 명나라의 멸망 후 청과의 새로운 관계수립을 위한 사상과 가치관을 형성시키면서 명에 이어 성리학과 예학이 발달한 국가로 ‘조선중화사상’이라는 문화적 자신감을 표출한다. 여기에서부터 비롯된 ‘지금’, ‘여기’, ‘우리’를 볼 수 있는 눈, 즉 사실적이고 현실적인 기류가 형성되어 진경산수화를 탄생시키고, 겸재는 그만의 독특한 화재(畵材), 화의(畵意), 화법(畵法)을 통해 이를 완성의 경지에 이르게 했다. 그러기에 이번 전시는 겸재에서 시작해 우리의 풍경을 그린 이 시대 작가들의 작품을 아울러 보여주고 있으며, 그래서 현대를 이해하고 바라보는 우리 내면세계를 읽어내고자 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2008년 아람미술관 상반기 주제인 ‘풍경을 보다’의 첫 번째 편으로, 본 전시에 이어 6, 7, 8월에는 피사로를 중심으로 한 서구유럽의 풍경화를 선보일 예정이다. 동양과 서양을 아우르는 풍경화로써 집약시킨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한 이해는, 다소 친근하고 일상적인 소재를 통해 본질적인 ‘우리’를 논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한편 아람어린이미술관은 아람미술관의 ‘오늘로 걸어나온 겸재’展과 더불어 ‘풍경 속으로 풍덩’을 개최한다. ‘풍경 속으로 풍덩’은 산수화를 주제로 한 어린이 체험전으로 어린이들은 본 전시를 통해 겸재에서 시작한 조선후기 진경산수화의 전통을 이해할 수 있다. 또한, 수묵화의 기법과 재료들을 체험하고 현대의 젊은 한국화가들의 작품을 감상하며 상상력을 발휘하여 즐겁게 그들만의 작품을 완성해 볼 수 있다.
‘풍경 속으로 풍덩’은 산수화의 개념을 이해할 수 있도록 전통, 유래 등을 설명하며 직접 붓, 먹, 벼루, 한국화에서 이용되는 다양한 종이를 보고 만질 수 있는 ‘산수화가 뭐예요?’, 어린이들이 화선지에 자신만의 산수화를 그린 후, 친구들과 함께 산수화를 PVC 비닐에 오려붙여 보는 ‘산수화를 그려보아요’ 그리고 산수화를 이용한 미디어 아트를 통해 어린이들은 작품 안으로 직접 들어가는 경험을 해 볼 수 있는 ‘풍경 속으로 풍덩’, 저학년 어린이들은 산수화로 기물을 장식하고, 고학년 어린이들은 직접 기물 위에 산수화를 그릴 수 있는 ‘풍경으로 꾸며보아요’ 등 4개의 방으로 구성된 워크샵 형태의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각 프로그램은 30분 간격으로 회당 15명의 어린이들이 미술관 선생님과 함께 1시간 동안 체험과 함께 전시를 감상할 수 있다.
일시 4월 4일-6월15일 | 장소 아람미술관 | 주최 (재)고양문화재단 | 출품작 조선후기 산수화, 근현대 회화 및 설치 등 80여 점 | 관람료 일반 5000원, 초중고 및 미취학 아동 3,000원 | 문의 960-01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