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성 잃지 않길, 경제·문화기사 풍성하길…”
고양신문, 독자들을 만나다
각계각층 독자들 고양신문에 대한 애정은 한결같아
고양신문이 19년간 꾸준히 발행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독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때로는 고양신문 때문에 흥이 나고 또 때로는 고양신문에 실망하면서도 고양신문과의 인연의 끈을 놓지 않았던 독자들이야말로 고양신문의 힘이다. 이에 창간19주년을 맞아 독자들이 말하는 고양신문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고양의 정체성 놓치지 말아야”
본지 성장 기반 만든 이은만 전 발행인
“내가 13호부터 냈지”하며 지난 10년을 회고하는 이 회장은 “내가 발행하던 지난 10년 간 고양의 민속을 정리·수집해 보도한 것, 지금 활발하게 활동하던 지역 내 문화단체의 창립과 활성화를 주도적으로 유도했다는 것, 그리고 사회여론을 형성하는 과정의 중심에 있었던 것 등은 뿌듯한 보람”이라고 말했다.
오랜 세월의 발행자였던 만큼 지금의 고양신문을 보는 시각도 날카롭다. 이 회장은 “행정이나 의회의 견제 역할은 칭찬할 만 하다”면서도 “주민의 의견이 더욱 적극적으로 수렴될 수 있어야 하고, 또 지역신문이 고질적으로 겪는 경제적인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독자사업이나 광고유치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전했다. 실제 이 회장은 본지의 발행인으로 있을 때 송포 호미걸이를 육성하고 또 미술, 음악, 사생대회를 아우르는 ‘고양예술제’를 개최하는 등 활발한 문화활동과 보도에 심혈을 기울였다. 무엇보다 이 회장은 “지역신문은 지역의 토착문화를 전승하고 계승할 사명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제 지역신문에게 필요한 것은 정보매체로서의 능력이 아니야. 단순히 정보를 얻기 위한 매체로서는 인터넷 등 다른 게 훨씬 신속하고 정확하거든. 앞으로는 지역의 전통문화나 주민들의 생활문화를 파고들어야 해. 그 속에서 ‘고양’의 정체성을 찾아줘야지 되는 거지.”
이 회장은 또 “19년이란 참 오랜 세월동안 열악환 환경에도 불구하고 존속해온 고양신문을 높이 평가한다”며 “앞으로 전 직원이 단결해 지역언론으로서의 소임을 다 해 줄 것”을 희망했다. / 김선주 기자 sunjoo@mygoyang.com
“국제어린이영화제 심층취재 아쉬워”
지역예술 애정 남다른 정지영 영화감독
‘하얀 전쟁’, ‘남부군’의 정지영 영화감독은 인터뷰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 고양국제어린이영화제를 화제로 삼았고 인터뷰의 대부분을 이 얘기로 채우고 싶어했다. 제1회 고양국제어린이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맡았던 정 감독은 그만큼 고양에서 이 영화제가 없어진 것을 가장 안타까워하는 사람 중에 한 사람이었다. 정 감독은 고양시가 내세울만한 중요한 영화제가 사라진 것이 다른 이유가 아니라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이라는 사실에 ‘한심하다’는 표현을 썼다. 정략적으로 지자체가 운영되는 가장 좋은 샘플이 바로 ‘고양국제어린영화제의 소멸 사건’이라는 것이 정 감독의 설명이다.
정 감독은 2005년 ‘고양국제어린이영화제’를 결산하는 글 등 고양신문에 몇 차례 글을 기고하기 훨씬 이전부터 고양신문을 정기 구독한 애독자였다. 고양신문이 창간 19주년을 맞이했다는 기자의 말에 “지역신문으로서 19년 동안 한 주도 빠짐없이 이어온 것이 놀랍다”며 “고양신문이 다른 지역신문에 비해 객관적으로 보도하려는 긴장을 놓치 않고 있는 듯하고 나름대로 NGO 역할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또 “레이아웃도 고양신문이 어느 신문보다 세련된 것 같다”고 칭찬했다.
“고양시에 문화예술인이 4000여명이 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사람뿐만 아니라 시설에서도 문화적 인프라가 고양시만큼 잘 된 지자체가 없다고 생각해요. 독자로 하여금 문화적 긍지를 일깨우는 기사를 많이 실었으면 합니다.”
정감독이 고양신문에 바라는 점은 영화인답게 문화와 예술의 도시로서 고양시를 부각시키는 기사였다. /이병우 기자 woo@mygoyang.com
“경제 기사 더 풍부했으면”
이사 간 파주에서도 애독자인 한순애 씨
그래서 고양신문을 알고 지낸 세월도 길다. 자녀들이 어렸을 때 고양신문을 구독하다가 “사는 게 너무 바빠서” 구독을 중지했던 한 독자는 1년 전 다시 독자가 됐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주부인 한순애 독자가 유용하게 보는 정보는 지역내의 다양한 행사소식.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고양신문의 기사를 보고 아이들을 행사장에 데려가기도 했고, 최근에도 문화행사의 정보를 고양신문에서 얻고 있다는 것.
파주시민이 된 지금 보는 고양신문은 어떨까? 아무래도 파주시민이다 보니 “이제 고양소식 이외에 인근 지역의 소식도 좀 다뤘으면 좋겠다”는 주문이 제일 먼저 나왔다. 또 경제나 부동산 기사가 더 풍부해지길 주문했다. 중앙 일간지보다 자세하고 풍부한 개발정보나 경제 기사, 그리고 지역이기에 더 신속할 수 있는 정보가 담겼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최근에도 한 독자는 명품신도시 기사를 유용하게 읽었다고.
또 “파주에 살다보니 파주의 경우는 시가 나날이 발전하고, 시가 시민을 위해 노력하는 게 역력한데 고양에서는 그런 것을 느낄 수 없었다”며 고양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 고양신문이 노력해주길 주문하기도 했다.
“수년만에 다시 고양신문 독자가 돼 구독한 지난 1년, 정말 감회가 새롭지요. 무가지 신문이나 일간지가 쏟아져 나오는 상황에서 고양신문이 19년 간 명맥을 꿋꿋하게 유지해왔다는 게 고맙기까지 합니다. 앞으로 고양신문이 더욱 발전하고 또 지역의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김선주 기자 sunjoo@mygoyang.com
“학교나 학생들 소식 많았으면 좋겠어요”
본지로 NIE 교육받는 벽제초교 나인영 양
“처음에 신문을 봤을 때는 딱딱하고 어려운 느낌이었어요. 하지만 꾸준히 읽다보니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한 관심이 생겨요.”
나인영 학생은 최근에 고양신문에 보도된 ‘쇠고기 수입 전면 개방, 고양한우도 위기’(본지 4월 28일자 3면)에 대한 기사와 ‘미국 쇠고기 반대 촛불 문화제’(본지 5월 26일자 1면)기사를 가장 인상깊게 봤다.
인영 학생은 이 기사를 통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 개방 문제가 시골뿐만 아니라 고양시에서도 문제가 된다는 사실을 느꼈다고 한다. 인영 학생은 이 기사를 읽고 ‘대통령이 국민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나갔으면 좋겠다’라고 감상을 적었다.
이런 과정은 고양신문을 통해 인영 학생이 지역의 사정을 알게됨과 동시에 고양시민 나아가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소속감을 새삼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된 셈이다.
인영 학생이 학교에서 본 신문을 갖고 집에 가면 부모님들도 챙겨보신다고 한다. 부모님들도 고양신문을 보면 지역 사정을 알게돼 일하는데도 도움이 된다며 반기신다고. 부모와 자녀간의 대화가 부족한 요즘의 현실에서 인영이네 집은 고양신문 하나로 부모와 자녀가 공통된 화제를 공유하게 되는 것이다.
“아직도 고양신문은 초등학생들에게는 좀 어려워요. 우리들도 이해하기 쉬운 단어로 기사를 써주셨으면 해요. 그리고 교육이나 다른 학교 친구들에 대한 기사가 많으면 우리도 좀 더 재미있게 신문을 볼 것 같아요.” /박기범 기자 smile@mygo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