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주말나들이 ①아를식물원

자연 속에서 보내는 여유로운 하루

2008-06-23     박수연 기자

언덕 가득 야생화가 활짝 … 백두산에 피는 큰금매화 눈길

주말을 맞아 느긋하게 자연 속에서 하루를 보내고 싶어도 마음에 쏙 드는 장소를 찾기는 쉽지 않다. 산이나 들로 나가기엔 너무 멀고 가까운 호수공원을 가자니 외지에서 몰려든 사람들의 무리에 오히려 피곤하기만 하다.

덕양구 오금동에 위치한 아를식물원(대표 진광산)은 이런 고민을 해결해 준다. 도심 가까이에 위치해 있어 쉽게 찾을 수 있고 언덕을 따라 피어있는 야생화와 나무들은 자연을 느끼며 하루를 즐기기에 충분하다. 아직 외부에 알려지지 않아 입소문을 듣고 찾아온 방문객이 대부분이어서 사람에 시달리지 않고 여유롭게 구경할 수 있는 것도 이곳의 매력 중 하나다.

7000여 평의 언덕에는 백두산에 피는 큰금매화, 바람에 가느다란 꽃대가 하늘거리는 모습이 인상적인 하늘나리, 한라산에서 자라 이름에도 한라산이 들어가는 한라산시로미, 외국에서 크리스마스트리로 인기 있는 제주도특산인 구상나무 등 한반도 구석구석에서 피고 지는 우리 꽃과 나무들을 비롯해 800여종의 식물이 가득하다.

식물원은 나리육종온실, 자생식물원, 철죽동산, 계류연못, 계곡정원, 산수국 식재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식물원 입구에 들어서면 나리육종온실 안으로 수 백송이의 나리가 가득하다. 나리는 향기는 없지만 하얀색의 꽃잎부터 노랑, 분홍, 진홍, 빨강, 주황까지 화려한 색상만으로도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 야외에는 수국이 한창이다. 잉크가 번진 것 마냥 짙푸른 보라색이 화려하면서도 신비한 느낌을 준다. 수수하면서도 앙증맞은 보라색, 분홍색 패랭이꽃들도 빼놓을 수 없다.

키작은 야생화가 피어있는 산책로를 따라 언덕을 오르면 고산식물원(락가든)에 다다른다. 이곳에서 가장 인기있는 것은 백두산에서 볼 수 있다는 큰 금매. 수술이 삐죽 올라온 독특한 모양에 한 번 눈길이 가고, 백두산에서 자라는 꽃이란 말에 발길을 멈추고 다시 한 번 보게 된다.
노래 속에서만 듣던 에델바이스를 직접 본 것을 마지막으로 고산식물원을 내려오는데 진 대표가 발을 멈춘다. “저 꽃의 향기를 한 번 맡아보라”는 말에 바위 위에 다닥다닥 붙은 작은 꽃잎에 코를 가져가기 위해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꽃잎에 가까이 다가가기도 전에 향긋한 향기가 날아온다.
“섬백리향이야. 향기가 백리나 간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지.”
울릉도에서 자라는 섬백리향은 옛날 뱃사람들이 안개가 끼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도 은은하게 퍼지는 그 향기만으로 육지가 멀지 않았음을 알았다는 이야기가 있을 만큼 향이 진하다.

800여 가지 꽃을 찾아 아를식물원 구석구석을 돌다보면 어느 순간 두 다리를 쭉 뻗고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시원한 음료수 한 잔도 간절해진다. 이런 이들을 위한 배려로 식물원 곳곳에는 편하게 쉴 수 있는 나무벤치가 마련돼 있다. 쉼터에는 쌉싸름한 삼지구엽초, 구수한 둥글레, 달콤하고 향긋한 목련차 등 자연의 맛과 향기가 담긴 차들이 준비돼 있어 야외에서의 휴식을 더욱 풍요롭게 해 준다.

주소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오금동 55-3
문의 : 02-381-4227
시간 : 하절기 오전 10시~오후 9시 동절기 오전 11시∼오후 7시
주차 가능
입장료 : 무료
교통편 :
대중교통 - 3호선 지축역 1번 출구에서 5-2번을 타고 오금동고개에서 내리면 된다. 5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자가용 - 통일로IC에서 서울방향으로 2.5Km 진행, 차량기지 사거리에서 지축방향으로 좌회전, 371번도로와 만나는 삼거리에서 장흥방향으로 좌회전해 371번 도로를 타고 2Km지나 좌회전 언덕 위에 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