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의 손끝으로 떡을 진화시킨다

장항동 MBC점 오복떡집 김중앙식 대표

2008-09-04     박영선 기자

“가족이 먹는다는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 만들려고 노력합니다”
뭉실뭉실 피어오르는 떡 김에 반하여 20년 동안 떡을 만들었다는 남자. 김 중앙식(44) 대표를 그가 운영하는 떡집에서 만났다.
“대회는 뽐내는 것보다는 아이디어를 창출하기 위해서 나간 것”이라고 하는 김 대표. 그는 백년초와 천년초 선인장을 재료로 사용하여 만든 계피떡으로 2007년 선인장 페스티벌, 제4회 선인장 아이디어 상품 경진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뿐만 아니라 고양시 웰빙 음식 축제에도 3번이나 참가해 창의적인 맛과 멋을 보급했다.
지난 5월에는 복분자, 흑미, 백년초, 구기자 등의 여덟 가지 천연 재료로 이바지 떡을 선보이기도 했다. 특히 해독과 이온 작용 및 혈액순환과 호르몬 분비 촉진을 하는 금가루를 떡에 첨가해 참석자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은 적도 있었다. 그는 “전통도 중요하지만, 자꾸 새로운 것을 개발하고 창조하는 마음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발렌타인과 화이트데이에는 찹쌀떡에 다크와 화이트 초콜릿을 입히고, 빼빼로 데이에는 속은 굵은 빼빼로를, 겉은 찹쌀떡으로 감싸서 영양과 독특한 모양으로 만들어 폭발적인 인기를 받았다고 한다. 또한 옛날 임금님께 진상한 두텁떡과 최근 개발한 수리취(엉거싯과의 여러 살이 해 풀)를 넣어 만든 수리취떡은 수릿날(단오의 옛 이름)에 먹으면 건강하게 여름을 잘난다는 유래로 나이 드신 어르신들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명절날 제사를 못 지내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다른 사람들 명절 잘 쉬라고 떡을 해주는 보람도 크다”는 김 중앙식 대표. 그의 이름이 독특하게 석 자(중앙식)인 연유를 물었다. 그는 “태어났을 당시 섬에서 뭍으로 시장 보러 온 어머니가 전라남도 고흥시장의 ‘중앙식당’에서 출산해 붙여진 이름”이라며 웃었다. 그리고 성장하면서 또래 친구들로부터 놀림도 받았지만 오래도록 기억해 준 이름 덕을 본 적도 많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떡시루 틈새로 나오는 향만 맡아도 떡이 얼마쯤 익어 가는지 알 수 있다”며 “남동생 두 명에게도 떡 기술을 전수해 강남에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내 역시 떡 기술 전수해주러 간 떡집 딸이었을 만큼 그의 인생은 늘 떡과 함께였다.
“이번 9월에 열리는 선인장 페스티벌에서는 선인장이 들어간 케이크와 송편을 선보일 것”이라는 김 대표는 “여러 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떡을 개발해 국내뿐만 아니라 수출할 예정”이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