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 담은 달집아 활활 타올라라

진밭마을 주민들 정월대보름행사 7년째, 고양의 축제로

2009-02-05     이병우 기자

동양에서는 전통적으로 달을 숭배하는 풍습이 있다. 우리 조상들도 정월 대보름날이면 낮에는 농악으로 흥을 돋구고 지신밟기를 하여 액운을 쫒아내고, 저녁엔 보름달을 먼저 보려고 산 꼭대기에 올라간다. 그리고 달이 뜨면 달을 보고 한해의 소원성취를 비는 의식을 가졌다.

고봉산 자락의 진밭마을은 이러한 조상들의 예전 풍습을 고스란히 보존한, 전국에서 손꼽히는 마을이다. 고양시 향토문화재 제 42호로 지정된 성석농악 두레보존회(회장 김병철)에서는 잊혀져 가는 우리 고유의 향토 풍속을 되살리고 고양시와 시민의 안녕과 건강을 기원하기 위한 달맞이 행사를 올해로 7회째 재현한다.

제 7회 기축년 정월대보름놀이는 오는 2월 8일 오후 4시부터 성석동 2007번지 진밭마을(한국건철 앞 농지)에서 펼쳐진다.

옛날 외적의 침입 시 산꼭대기에서 병사들에게 전쟁을 알렸던 봉화를 상징하는 연막탄을 쏘아 올림으로써 1부 행사는 시작된다. 이어 진밭두레패가 길놀이 공연을 하며 시민들을 모으고 분위기를 조성한다. 풍물 한마당이 끝나면 달마중 만들기 시범, 농사소리 시범 및 어린이를 위한 세시풍습 퀴즈가 이어진다.

분위기가 한껏 무르익었을 무렵 중요무형문화재 제3호 남사당놀이 이수자인 차창호의 줄타기, 중요무형문화재 제57호 이수자인 정경숙, 노경미, 김영미, 이혜선, 신월숙이 함께 방아타령, 자진방아타령, 양산도, 태평가 등 경기민요를 부른다. 중요무형문화재 제23호 이수자인 황미선 외 우리가락 국악원 회원들도 성주풀이, 진도아리랑, 강강수월래 등 남도민요를 부른다.
2부 행사는 달이 떠오르기 전 달님에 대해 제례를 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달이 떠오르면 고양시 발전과 시민의 안녕과 건강을 기원하는 뜻에서 진밭두레패와 시민들이 모두 꽹가리 가락에 맞춰 노래를 부른다.

이어 진밭두레패가 준비한 달마중을 관중들에게 나누어주면 관중들은 단상 앞쪽에 소원소지문을 매달아 놓고 달마중을 대형 달집에 대고 불을 붙인다. 대형달집에 큰 불이 일어났을 때 참석한 시민들은 달을 향해 절을 하면서 소원성취를 빈다. 풍물소리를 내어 악귀를 내쫓는 의식인 지신밟기와 폭죽 불꽃놀이가 시작되면 축제의 분위기는 한층 무르익는다. 밤하늘에는 아름다운 불꽃이 터지고 땅위에서는 시민들이 흥겹게 불깡통 돌리기를 하는 풍경이 펼쳐진다.

정월 대보름놀이 행사를 추최한 성석농악 진밭두레패 김병철 회장은 “도시화가 확산되면서 농촌의 문화와 전통이 나날이 사라지고 있는 현실에서 진밭두레패가 농촌의 세시풍습을 보존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이 행사를 매년 실시하게 됐다”고 행사취지를 밝혔다.
<문의 김수정 총무  : 019-9773-06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