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장애 해결늦다

고양시 초고속 인터넷 A/S, 대부분 ‘외주’

2001-05-28     박대준
지난 17일, 출근한 강모(34)씨는 인터넷에 접속했는데 서비스가 되지 않았다. 서비스업체인 두루넷에 문의해보니 고양시 전체가 선로점검으로 오후 7시까지 사용이 어렵다는 답변이었다. 인터넷을 주로 사용해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 회사인데다 업무량이 가장 많은 날 이런 낭패를 당해 강하게 항의를 해봤지만 사전에 메일을 통해 공사예고를 했으니 확인 안한 소비자의 책임이라고 응수했다. 강씨는 다음날 서비스 업체를 다른 곳으로 바꾸었지만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고양시의 초고속 인터넷은 서비스 규모면이나 가입자수에서 이미 전국 최고수준이지만 서비스 업체의 무책임한 영업방식과 잦은 서비스 장애 등으로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소비자들이 초고속인터넷을 이용하면서 가장 불만을 갖는 부분은 접속불량, 접속중단 등 통신장애.

지난해 한국소비자보호원에 접수된 초고속인터넷 관련 상담만 99년 474건의 10배가 넘는 6천747건에 달했다. 이중 통신장애로 피해구제를 요청한 건은 231건으로 전체의 31%에 달했다.

그런데 문제는 대부분의 업체들이 비용절감을 위해 서비스망 설치와 관리를 ‘외주’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는 데 있다. 고양시 초고속 인터넷 사업소에 근무하는 한 관계자에 따르면 “고양시에 들어와 있는 업체 중 개통장애 등에 대한 A/S를 직접 관리하는 업체는 아마 한 곳도 없을 것”이라며 “통신장애가 생기면 업체들은 많게는 수십 군데씩 외주를 준 관련업체에 연락해 해결하고 있다”고 전했다.

고양시에서 가장 많은 가입자를 보유한 A업체의 경우 통신장애에 대해서는 고객센터에서 신고접수 후 직접 해결하기도 하지만 협력업체의 도움이 없이는 인원이 부족한 실정. 이 업체의 일산사무소는 개통·장애처리 인력이 40명인데 이중 24명은 협력업체 인력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B업체의 경우는 서울의 고객센터에서 전화를 접수하면 곧바로 지역 협력업체에 통보, A/S를 나가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인터넷 사업체에 근무하는 회사원 윤 모씨는 “외주 형태로 애프터서비스가 이뤄져 소비자 불만이 누적되고 있다”며 “애프터서비스 인증제 도입 등 소비자 보호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