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이 낚시대 드리우고 시를 읊던 고장

신원동에서 ‘송강문화제’ 7회째 이어져

2009-06-10     이병우 기자

관동별곡, 사미인곡, 성산별곡 등 국문학 사상 중요한 가사문학 작품을 남겨 가사문학의 거장으로 칭송받는 이가 송강 정철(1536~1593) 선생이라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부모가 상을 당해 6년간 시묘살이와 4년간의 칩거생활을 한 곳이 바로 고양시 덕양구 신원동 송강마을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또 송강의 부모와 장남의 묘뿐만 아니라 그가 사랑했고, 그를 사랑했던 기녀 ‘강아’의 묘가 있는 곳이 바로 신원동 송강마을이라는 사실도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송강 정철 선생과 덕양구 신원동의 인연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송강마을 서쪽에는 송강고개, 동쪽으로는 곡릉천을 막아 농업용수로 사용하는 송강보가 있다. 특히 송강보는 송강이 풍류를 즐기며 시조를 짓는데 많은 영감을 준 곳이었다. 선생이 만년에 낚시대를 드리우고 한양을 바라보며 시름에 잠기고 술에 취한 모습으로 한 여인을 그리워하며 권주가를 불렀던 곳도 신원동 송강마을이었다. 이은만 문봉서원 원장은 송강의 문학적 업적을 기려 송강문학관을 이곳에서 운영하고 있다.

신원동 송강마을에서는  2003년 이후 매년 ‘송강문화제’라는 이름으로 송강 정철 선생과 그의 문학을 기리는 행사가 거행되고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송강 정철 선생의 서거 416돌을 맞아 지난 3일 신원동 송강마을 특설무대에서는 풍성한 행사가 펼쳐졌다.

7회째를 맞이한 이번 송강문화제에는 예년과 다름없이 현대와 고전을 넘나드는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졌다. 유영숙 명창의 축원덕담, 박영경 한국시조협회 고양시지부장과 회원들의 시조창, 경기민요 제57호 이수자인 신월숙 명창의 경기민요 한 자락, 대금 명인인 김평부 선생의 사철가 등 전통 공연과 행사가 펼쳐지는가 하면 디걸스의 재즈힙합댄스, 백송 에어로빅단의 에어로빅 등 화려한 현대 공연도 펼쳐져 많은 호응을 얻었다.

또 이은만 문봉서원 원장은 송강에 얽힌 이야기를 구성지게 소개했고 본지 이영아 대표를 비롯해 임준수 본지 고문, 성기철 송강문화제 회장, 이향희 일산수필문학회 회장 등은 장진주사, 자미화, 절필시 등 송강이 생전에 남긴 시를 낭송하는 행사를 펼쳐 이번 문화제를 깊이를 더했다. 

성기철 송강문화제 위원회 회장은 “황혼이 물들어가는 저녁나절에 걸쭉한 막걸리 한 사발로 목을 축이고 송강의 시를 접하고 감상할 수 있는 일은 우리 고양시민이 누릴 수 있는 매우 뜻 있고 아름다운 일이라 생각된다”며 “우리는 훌륭한 삶을 살다간 선현들의 발자취를 찾아보고 얼을 기려 후세에 전하는 가교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