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표가 가른 희비…시작된 불협화음
한나라당 시장후보 경선 현장
2002-04-13 김진이
9일 고양시청 체육관에서 한나라당 시장후보 경선 결과를 지켜보는 이들은 마른 침을 삼키며 어떤 이들은 연신 담배를 물어댔다. 아슬아슬한 표 차이로 승패가 결정날 것이라는 소식에 이어 30여분이 넘게 재개표가 진행되고 고심하는 선관위와 위원장들의 모습이 화면에서 비쳐졌다. 결론은 강현석 황교선 후보가 243표를 동점으로 얻어 7일 후 두명을 놓고 결선 투표를 하기로.
오전 10시부터 후보자 정견 발표로 시작된 후보자 선출대회는 오후 2시 투표, 4시 마감, 그리고 개표 순으로 진행됐다. 정견 발표 이후에는 5명의 후보자와 4명의 위원장이 함께 사진을 찍고 “투표 결과에 절대 승복하며 탈당 등 어떤 해당 행위도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발표했다.
투표에는 4개 지구당 별로 250명씩의 대의원들이 선거인단으로 참여했다. 1천명 유권자에 771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덕양 451명, 일산구 320명. 지구당별로 투표함은 통합했다. 나중에 나올 시비를 막겠다는 심산.
개표는 8명의 선거인단과 4명의 지구당 위원장, 후보자별 참관인만이 참여한 채 문을 닫고 진행됐다. 개표현황은 대형 화면을 통해 체육관에 모인 후보자와 관계자들에게 실시간 중계됐다.
개표 참관인들이 표를 나누는 손길을 뚫어지게 보던 이들은 후보자들이 고른 득표를 보였다며 의외로 박빙의 승부가 될 것을 예상할 수 있었다. 강현석 후보 표가 쌓여가면서 잠시 강 후보가 손을 들며 인사를 하기도 했으나 잠시 후 1표차로 황교선 후보가 이겼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바로 진행된 재 개표는 쉽게 끝나지 않았고 개표참관인들이 한표를 놓고 고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한표에 기표 도구가 아닌 것으로 보이는 인주 자국이 있었다는 것. 무효표가 한표 나와 동점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에 지켜보던 이들은 삼삼오오 모여 의견을 나눴다.
“동점이면 어떻게 되는 거야. 연장자 우선인가?” “설마 동점이야 되겠어.”“누가 되든 쉽게 승복하기 어렵겠는 걸.”
공식 개표발표는 선관위 홍기훈 위원장이 맡았다. 77.1% 투표율에 무효 5표, 나진택 78표, 강현석 243표, 황교선 243표, 함진규 62표, 김학재 후보 140표.
후보자 연단에는 나진택, 강현석 후보만이 올라갔다. 행사가 끝나고 위원장들이 퇴장하는 길에 황교선 회장 지지자들의 항의가 이어졌다. “이런 엉터리 투표가 어디 있냐”며 잠시 몸싸움이 있기도 했다.
서둘러 자리를 뜨면서 오양순 위원장은 “안에서 고민하고 직접 우리가 기표를 해봤는데 제공된 기구로는 도저히 그런 자욱이 날 수 없다. 차라리 잘됐다. 한표 차이로 이기면 뭐하냐. 깨끗하게 재투표해서 결정하자”고 말했다.
7일 이내 투표 일정과 장소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결과 발표 이후 황교선 후보가 “경선 불복”을 외쳐 한나라당 시장 후보 결정 과정에 잡음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