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항습지 생태학습관 위치 선정 문제 도마
“시가 부적절한 킨텍스 IC로 위치 정하고 용역 줬다”지적
시민들이 한강 하구 장항습지의 생태를 체험하도록 하기 위해 건립되는 생태학습관의 위치선정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9일 열린‘장항습지 생태학습관 건립 타당성 용역’중간보고회에서는 생태학습관의 위치를 일산동구 장항동 킨텍스 IC 일원으로 결정했다. 이 곳 2만3000㎡의 계획부지 내에 계획건축연면적 4400㎡ 규모로 전시 및 체험공간, 탐조 및 전망 공간, 사회 문화적 공간으로 구성된 3층(13.5m) 높이의 생태학습관을 건립한다는 내용이 발표된 것.
그러나 이 위치는 고양시 환경보호과에서 애초에 용역을 의뢰할 때 과업지시서에서 지정한 곳으로 이날 중간보고회 자리에서 전문가들로부터 위치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았다. 한동욱 PGA 습지생태연구소장은 “지정한 킨텍스 IC 일원은 고라니 등이 집중적으로 번식하는 곳으로 매우 민감한 곳인 만큼 생태계 혼란을 가져 올 수 있는 곳이어서 지리적으로 부적합하다”고 말했다. 한 연구소장은 또한 “시민들이 접근하기 쉽지 않다는 문제점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용역을 맡은 서울시립대 산학협력단 한봉호 교수는 “고양시가 킨텍스 IC 일원이라는 대상지를 전제조건으로 결정한 상태에서 용역이 수행됐다”며 “이 선정된 위치에서 가장 최적의 생태학습관을 건립하는 것이 용역의 목적이었다”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생태학습관의 최적지를 물색하는 용역은 고양시에서 의뢰한 용역과 성격이 완전히 다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항습지를 체험하기 위한 생태학습관을 건립 문제는 한강유역환경청에서 줄곧 다룬 문제다. 한강유역환경청에서 2009년 1월 발표한 보고서에는 장항 IC 인근의 군부대가 있는 초소 등 3군데를 최적지로 지정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중간용역보고회에서 발표된 생태학습관 위치인 킨텍스 IC 일원은 이 3군데에 포함되지 않은 곳이다. 박평수 고양환경운동연합 집행위원장은 “방문자 센터와 생태체험관을 함께 묶어서 이것의 위치 선정 문제는 고양시가 그동안 한강유역환경청과 줄곧 이야기 된 것으로 한강유역환경청에서 이미 지정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결국 시 집행부에서 줄곧 논의되던 생태학습관의 위치선정 문제를 전혀 숙지하지 못한 채 용역을 편의대로 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장항습지 생태학습관 건립 타당성 용역’의 용역수행기간은 지난해 12월 8일부터 오는 2월 23일까지 78일간이며 용역비는 2000만원이었다. 고양시 환경보호과장은 “지정한 킨텍스 IC 일원은 맹지로서 활용도가 높은 곳으로 협의절차가 따로 필요 없는 곳이라 적합하다고 여겼다”고 말했다. 김진용 환경녹지국장은 “지정한 킨텍스 IC 일원은 내부적으로 합의되고 의회에 보고된 위치”라면서 “최종보고회 때 한강유역환경청에서 지정한 위치와 이번 용역에서 지정한 위치의 장단점을 비교해 장항습지 생태학습관의 위치를 최종적으로 선택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