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과 연계, 생태계 파괴 명백
신곡수중보 이전 시 영향과 바람직한 관리방안 심포지엄
고양시는 ‘신곡수중보 이전 시 한강 하류에 미치는 영향과 바람직한 관리방안’에 관한 심포지엄을 지난달 30일 킨텍스에서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은 수리·수문분야, 내수침수 분야, 환경(습지·식물)분야, 환경(조류·어류)분야, 정책분야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시민 단체 및 관련기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4시간동안 주제발표와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개회사에서 최성 시장은 “신곡수중보 문제에 대한 해법을 이번 일본 대참사에서 배워야 한다.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며 신곡수중보 이전에 대한 반대의사를 단호히 표명했다.
이어진 기조연설에서 이치범 전 환경부장관은 2006년 장관 재직 시 장항습지를 보호지역으로 최초 지정한 것을 상기시키며 “신곡수중보 이전 설치는 우리 환경에 심각한 피해를 주는 4대강 사업과 연관된 것으로, 신곡수중보만의 문제가 아니고 한강습지 생태계 전체의 문제다. 70, 80년대식의 성장 제일주의 사고를 버리고 시대에 맞는 개발 방식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주제발표에서 박창근 교수(관동대학교 토목공학과)는 “4대강 중 유일하게 한강만 하구에 하구언(하구 부근에 쌓은 둑)이 없어 바다와 하천을 연결하는 생태통로를 유지하고 오염물질을 원활하게 바다로 흘려보내고 있다. 그 덕에 한강하류부의 생태계는 비교적 잘 보전되어 있고, 하천 폭도 넓은 편”이라며 “한강을 살리려면 신곡보와 잠실보를 철거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최근 이루어진 청계천 복원 사업은 바닥과 주변을 콘크리트로 만들고 그 위에 흙을 얹은 다음, 전기로 물을 끌어 올려 흘려보내는 거대한 어항을 만든 것”이라며 물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회복하고 깨끗한 물이 흐르는 백사장과 강변림을 만들어 잃어버린 자연에 대한 감수성을 살리자고 제안했다.
한동욱 소장(PGA습지생태연구소)은 멸종위기종 재두루미를 비롯한 3만5000여마리 이상의 조류가 관측되고 있으며 붉은발 말똥게의 국내 최대 서식지이기도한 장항습지 생태계의 가치를 설명하고 보전을 강조했다.
유정칠 교수(경희대학교 생물학과)는 ‘신곡수중보 제거가 한강하구의 조류와 물고기에 미치는 영향’이란 주제발표에서 신곡수중보를 제거하면 보호종으로 지정된 어류들의 개체수가 크게 늘어날 것이며, 떠났던 많은 도요, 물떼새들이 다시 찾아올 것이라고 했다.
최동진 박사(국토환경연구소장)는 “신곡수중보 문제는 단순히 고양시와 김포시간의 갈등이 아니라 한강 하구의 미래상을 둘러싼 갈등과 고민의 문제라 할 수 있다. 한강 하구의 장기적인 미래 비전과 공감대가 없으면, 선거 때마다 난무하는 개발공약과 구상들로 신곡수중보와 장항습지의 문제는 계속 표류하게 될 것이다. 연구와 대안마련도 중요하지만, 시민들의 진정한 요구와 희망을 파악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성숙한 시민의식이 유일한 희망”이라고 했다.
심포지엄 각 분야에 참여한 발표자 및 토론자들은 대체로 신곡수중보의 이전설치에 반대하는 의견을 내놓았으며, 궁극적인 철거 의견도 있었다. 다만, 신곡수중보가 가지는 지정학적 특징을 고려해 서울, 김포시 등 지자체간의 충분한 논의와 한강 주변 주민들의 적극적 참여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시 관계자는 심포지엄에서 논의된 심도 있는 내용들에 대해 세밀히 검토한 후 시민들과 함께 객관적이고 체계적인 대안을 마련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