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 꼭 하고 싶은 마음

2011-04-13     김진이 편집장

식사동 사거리 부근, 4월 27일 기초의원 바선거구 재선거를 준비하는 후보들의 플래카드가 건물에 나붙어 있다. 한나라당 이영휘, 민주당 신희곤, 국민참여당 임승택 후보가 도로를 마주보고 선거사무실을 마련하고 선거준비에 분주하다. 조금 거리를 두고 민주노동당 최영희 후보의 사무실도 자리하고 있다.

바선거구는 전 시의원의 선거법 위반 판결로 재선거를 치르게 된 지역이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진보신당 등 야 5당은 작년 지방선거에서 바람을 일으켰던 연대를 위해 3월 중순부터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각자의 카드를 가지고 ‘주고받기’를 할 수 있었던 지방선거와 달리 단 1석만을 놓고 진행되는 협상이 쉽지 많은 않은 모양이다.

후보단일화에는 야5당 모두 합의를 했고, 창조한국당은 후보를 내지 않기로 했다. 후보단일화 방식은 여론조사와 후보선정단, 후보자간 토론회 등의 방식이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각 당별로 입장 차이가 첨예하다. 민주당은 여론조사 방식을 위주로 후보를 선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고, 야4당은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한 후보선정단에 상당부분의 권한을 넘길 것을 주장하고 있다. 막판 협상 시한으로 정했던 지난달 31일, 정당간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해 사실상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고양시민회, 고양파주여성민우회 등 시민사회단체는 일단 협상에 더 이상 참여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연대의 당위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야 5당이 단일화 협의를 계속 하고 있는 상황이라 귀추가 주목된다.

손학규 대 강재섭 후보. 엄기영 후보 대 최문순 후보. 4월 27일 재보궐선거와 관련해 연일 방송과 일간지는 성남 분당을 국회의원과 강원도지사 후보 선정 과정과 여야의 대결 양상을 보도하고 있다. 이번에도 전체 38개 중 광역의원 5명, 기초의원 23명을 뽑는 지역선거는 관심 밖에서도 한참 멀리 있다. 광역, 기초의원 선거가 있다는 사실조차 제대로 보도되지 않고 있다.
중산, 고봉, 풍, 식사, 정발산동이 포함된 바선거구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집계로 14만2070명 인구에 19세 이상 투표권을 가진 인구가 10만6753명이다. 작년 지방선거 일산동구 투표율은 51.5%. 그러나 재선거 투표율은 20%내외로 예측되고 있다. 50% 투표율이면 5만명, 20%라면 고작 2만여명이 투표를 할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

상황이 이렇다보니 실제 재보궐 선거에서는 공약이나 정책, 후보 개인의 경쟁력보다는 조직력이 중요하게 거론된다. 고양시 바선거구 야5당 후보단일화 과정에서도 이런 점들이 고민될 수밖에 없다. 

그러고 보면 공은 다시 ‘무관심한’ 유권자들에게 돌아간다. 전국적으로 재보궐선거에 드는 비용만 100억원이 넘는다고 한다. 제대로 된 비판과 알림의 기능을 통해 시민들이 선거에 선출된 정치인들의 제 역할에 관심 갖게 해야 한다는 측면에서는 고양신문도 무거운 책임의식을 느낀다.

굳이 4.27재선거를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지난 지방선거에 소중한 한표를 행사한 지방의회, 단체장들에 대해 유권자로서의 권리와 책임을 행사하시라는 요구를 하고자 한다. 우리 지역 의원들,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선거 당시 받은 공보물을 간직하고 있지는 않겠지만 어렴풋이 기억나는 그때의 약속을 얼마나 지켜내고 있는지. 시민들과의 소통은 잘 하고 있는지. 시민들의 세금으로 다녀온 해외연수를 통해 무얼 배우고 고민해왔는지.

물론 무한 책임을 시민들에게 돌릴 수는 없다. 10만여명의 민의를 2만명이 대신하더라도 나머지 8만여명이 “우리는 아무런 불편이 없다”고 느낄 수밖에 없는 반쪽짜리 대의민주주의의 현실. 남은 3년여 기간 동안 시민들이 “투표 그거 참 할만하다”라고 느끼게 해달라는 부탁을 누구에게 하면 좋을까.